이름하여 판타스틱 4.
축구ㅣ레알 마드리드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을 영입해 은하수를 이루겠다는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스 정책.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지네딘 지단 등이 모였던 1기의 실패를 뒤로하고 발롱도르 위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토트넘에서 온 루카 모드리치와 가레스 베일 그리고 레 블뢰의 스트라이커 카림 벤제마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스리 톱으로 평가받는 호날두와 베일, 벤제마의 조합은 수많은 골을 합작했고, 중원의 모차르트, 모드리치가 세 선수의 조력자 역할을 하며 마침내 숙원이던 열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팀의 레전드 지네딘 지단이 감독으로 부임한 2015-2016시즌부턴 전무후무한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루며, 갈락티코스 4인이 함께 뛴 기간 동안 총 13회의 우승을 이뤘고, 특히 호날두는 네 번의 발롱도르를 더 수상하며 최고의 축구선수로 거듭났다.
핸드볼ㅣ 파리 생제르맹

마치 스포츠 게임 같은 팀원 구성이었다. 축구로 치면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한 팀에서 뛰는 격이랄까? 핸드볼 역사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덴마크의 미켈 한센과 프랑스의 니콜라 카라바티치가 한 팀에서 뛰었으니 말이다. 두 선수 모두 자국인 덴마크와 프랑스에서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우승을 숱하게 경험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 둘의 조력자로 노르웨이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샌더 사고센과 카라바티치와 함께 프랑스 대표팀에서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우승을 일군 조력자 뤽 아발로까지 합류하니 파리 생제르맹 핸드볼팀의 적수는 없었다. 네 선수가 뭉친 이후 프랑스 핸드볼 1부 리그 득점왕은 몽땅 파리 생제르맹 소속이었었다.
야구ㅣ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메이저리그에선 4명의 초특급 선발투수진이 결성되었을 때 판타스틱 4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100년이 넘는 MLB 역사 속에서 오르내리는 막강한 선발진 리스트가 많았지만 1989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투수들을 이 명단에서 빼놓을 순 없다. MLB 역사상 한 시즌 25승 이상을 올린 마지막 투수이자 사이영상 수상자 밥 웰치, 오클랜드에서 커리어 하이를 경신한 스톰 데이비스, 팀의 1선발 데이브 스튜어트와 살림꾼 마이크 무어까지. 고무적인 것은 이들 모두 1989년, 시즌 내내 ‘언터처블’한 활약을 펼쳤고, 모두가 17승 이상을 올려 합계 76승을 달성했다. 특히 데이브 스튜어트와 마이크 무어는 그해 월드시리즈에 각각 두 번 등판해 모두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서도 괴물 같은 실력과 더불어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명제를 증명했다.
농구ㅣ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년 연속 파이널에 오르며 한 번의 우승을 차지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는 왕조를 굳건히 하기 위해 리그 최고의 포워드 케빈 듀란트를 영입한다. 그렇게 맞이한 2016-2017시즌 스테판 커리, 클레이 탐슨, 케빈 듀란, 드레이먼드 그린 네 명의 황금 전사들은 정규 시즌 1위는 물론 플레이오프 역대 최고 승률로 파이널 우승을 거머쥔다. 역대 최고의 3점 슈터 커리, 리그 최고의 득점원 듀란트, 최고의 3&D 탐슨과 최고의 수비 그린이 한 팀이니 그럴 수밖에. 골든 스테이트의 판타스틱 4는 다음 해에도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2010년대 NBA 무대를 지배했다. 사공이 많아도 배가 바다로 가던 팀이었다.
아이스 하키ㅣ에드먼턴 오일러스

NHL 역사상 최초로 전 구단에서 등번호가 영구 결번으로 지정된 웨인 그레츠키. 캐나다의 국가 훈장을 받은 영웅이자 하키계의 올타임 넘버원으로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에드먼턴 오일러스팀을 강팀으로 뒤바꿔놓는다. 데뷔 시즌인 1979년에는 신인 선수로서 최고 기록인 137득점을 하고 MVP를 수상하며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오일러스에서 뛰는 10년 동안 센터 마크 메시에, 포워드 글렌 앤더슨과 야리 커리 등 올스타 멤버들과 하키 최고 영예인 스탠리컵에 다섯 번 진출해 네 번의 우승을 이루는 기염을 토한다. 네 선수가 떠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오일러스가 스탠리컵을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한 점을 보면 그들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웨인 그레츠키뿐 아니라 다른 세 선수 역시 꾸준하게 MVP급 실력을 지녀 모두 하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배구ㅣ트렌티노 발리

다수의 이탈리아 리그 우승은 물론 CEV 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 FIVB 클럽 챔피언십 5회 우승을 보유한 세계적인 배구 강팀 트렌티노 발리. 전설과도 같은 기록은 대부분 2010년대 초반 아래 언급하는 네 명의 선수가 함께 뛰었을 때 달성한 일이다. 등번호 1번이 영구 결번으로 지정된 트렌티노 팀의 영웅 마테이 카지스크를 중심으로 팀 내 득점 1위로 MVP를 수상하고 한국 리그에서도 뛰었던 얀 스토크,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심장 오스마니 후안토레나와 리그 최고의 미들 블로커라고 불린 에마누엘레 비라렐리까지. 이들이 공격과 수비, 양방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덕에 트렌티노 발리는 가장 성공적인 남자 배구팀이 됐다.
미식축구ㅣ캔자스시티 치프스

바로 올해 2월, 제59회 슈퍼볼에서 NFL 최초로 쓰리핏(3연속 우승)을 노리던 캔자스시티 치프스. 비록 우승엔 실패했지만 최근 5년 동안 세 번의 슈퍼볼을 차지하며 2020년대 강자로 군림 중이다. 그 중심엔 팀의 사령관인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존재한다. 달리는 공성 전차처럼 혼전 상황에서도 총알 같은 패스를 정확하게 뿌리고, 리그 최고의 리시버 트래비스 켈시는 어떤 위치에서도 패스를 받아내 끝내 터치다운을 이뤄낸다. 마홈스의 패스와 켈시의 발은 숱한 승리를 이끌었고, 치프스에서 데뷔한 프랜차이즈 스타 존스가 이끄는 디펜시브 라인은 짠물 수비를 펼치며 적의 공격을 막아낸다. 마지막으로 키커인 해리슨 벗커의 필드 골 또한 치프스의 승리 공식 중 하나. 이렇듯 네 명의 슈퍼스타가 하모니를 이룬 치프스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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