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마음은 더 나은 삶으로 가는 열쇠다. 책 ‘스틸니스’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가 말하는 그 이유.

번아웃에서 벗어나 명상과 내면의 평온을 추구하는 웰니스 트렌드. 그 중심에 ‘스틸니스’를 쓴 작가 라이언 홀리데이가 있다. “제게 고요함은 삶을 살 가치 있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홀리데이는 인터뷰 중 이렇게 말했다. “세상의 모든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정신이 산란하고 생각에 휘둘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가 말하는 고요함은 단순히 가만히 앉아 개인적인 평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속도를 늦추는 것이긴 하지만, 그것은 자신감을 찾는 일이기도 하며 더 나은 루틴을 만들고, ‘언제’ 그리고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충분히 자는 것도 포함된다. 그는 안네 프랑크와 알코올중독자 자조모임(AA), 윈스턴 처칠과 미스터 로저스, 그리고 세네카와 타이거 우즈 같은 인물들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다음은 속도를 늦추는 데 대한 그의 조언이다. 이미 느리게 살고 있는 이에게도, 아직 전혀 상상이 안 되는 이에게도 말이다.
현재 북 투어 중이고, 사업도 운영하며, 전국을 돌며 강연도 합니다. 이런 일정 속에서 어떻게 고요함이나 균형을 찾을 수 있었습니까?
제가 하는 일 중 매일 반복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 기점들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매일 산책하고, 일기를 쓰고, 글을 쓰고, 신체 활동을 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이러한 루틴은 내가 올바른 기회에 ‘예스’를 외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컨설팅이나 강연 요청을 너무 많이 수락해서 글 쓸 시간이 없다면, 그것만으로도 제가 길을 잘못 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떤 하루를 바탕으로 제 인생이 구성되기를 바라는지 매우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 하루가 며칠 연속으로 빠진다면, 그건 성공에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설령 그게 큰 보상을 동반하더라도 말입니다.
당신에게 성공이란 무엇입니까?
성공이란 자율성입니다. 세상은 매우 예측 불가능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내 외모, 키, 도널드 트럼프가 뭘 하는지 등등. 그래서 저에게 성공이란, 인간이라면 합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할 것들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자기계발에 대한 흔한 비판 중 하나는,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기본적인 생존 걱정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그 지적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을 보면,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전기세를 걱정하는 상황에서는 영적인 건강이나 자기 한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적절한 시간 활용이 아니죠. 하지만 동시에,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루었거나,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도 이런 내면의 문제는 여전히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내면의 문제를 외적인 요소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직 팟캐스트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외입니다. 일부러 피한 걸까요?
네, 의도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여러 번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습니다. 주된 이유는, 저는 글쓰기를 제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제쳐두고 다른 걸 할 이유가 없다고 봤습니다. 물론 제 주변 친구들은 지금 수백만 달러를 버는 쇼들을 하고 있기에, 때때로 ‘혹시 내가 겁이 나서 그랬던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저는 절제하고 있었던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만약에’라는 생각이 들 때, 어떻게 마음을 다잡나요?
가능한 한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테디 루스벨트가 “비교는 기쁨의 도둑이다”라고 말했는데, 아주 옳은 말입니다. 남을 보면서 나를 판단하기 시작하면, 내 일과 인생의 진짜 가치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책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성취가 진정한 안도감이나 행복을 주지 않는다는 걸 배우지 못한다”고 썼습니다. 언제 그런 깨달음을 얻었나요?
저는 작가가 되고 싶었고, 그 말은 책을 출판하는 걸 의미했습니다. 24세에 첫 책을 계약했고, 25세 혹은 26세에 출간했습니다. 그 순간이 끝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야만 했고, 그렇게 되기 전에는 다음 책의 기획서를 내고 있었습니다. 성공의 기준은 끊임없이 이동합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그게 종족의 생존을 돕는 메커니즘이겠지만, 개인의 정신 건강에는 결코 좋지 않습니다. “만약 지금 이 순간 충족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결코 충족되지 않을 것이다.” 자라면서 부모님이 당신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고 느꼈다면, 아무리 큰 성공을 이뤄도 스스로를 자랑스럽다고 생각할 수 없게 됩니다. 그 마음은 애초에 성취로 얻어야 할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무엇을 추구하고 있나요?
이제는 그저 그 ‘과정’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뿐입니다. 과거의 책들을 돌아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덜 걱정했더라면 훨씬 더 나은 책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나 스스로 가장 뛰어나다고 믿는 글을 썼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정에 사랑에 빠지라”고들 하지만, 실제론 그냥 ‘견뎌내라’는 말로 들립니다.
그렇게만 해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고통이 따르긴 합니다. 하지만 목표 지향적 동기가 아닌, 본질적으로 그 일을 좋아해서 하는 경우에는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타인을 이기고 싶다거나, 햄튼스에 집을 사고 싶다거나, 노벨상을 받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이 아니라,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연결되어 있을 때 진짜 좋은 작업이 나옵니다.
화장실에 “죽음은 오류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다고 들었어요.
그건 피트 홈즈의 말입니다. 저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문구가 새겨진 동전을 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앞면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가, 뒷면엔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삶을 떠날 수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당신은 언제든 삶을 떠날 수 있다. 그 사실이 당신의 말과 행동, 생각을 결정하게 하라.” 저는 그 말을 삶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건 직업적인 기준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아내와 다투고 집을 나서는 상황이라면, 앞으로 8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5분 뒤 차에 치여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설령 제가 옳다고 생각해도 전화를 걸어 사과하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아무것도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제게 메멘토 모리는 결코 음울한 개념이 아닙니다. “당신이 뭘 그리 당연하게 여기는가?”라는 질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호기심 많고 야망 있는 당신이, 젊었을 때 과도하게 일했던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그 ‘돌아버릴 듯한 회전 사이클’에서 벗어나나요?
최근 친구가 들려준 책 이야기 중 하나가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야구 선수들이 처음에는 모든 공을 다 치려 한다는 겁니다. 미래가 그 공 하나에 달려 있으니까요. 하지만 리그에 들어가면 중요한 건 공을 치지 않는 것, 페이스 조절이 됩니다. 이게 바로 제게도 가장 어려운 과제입니다.
아이를 가지면 창의적인 일에 방해가 될까봐 걱정했습니다. 결혼, 사랑, 관계는 뭔가를 잃는 일처럼 느껴졌죠. 하지만 지금은, 제가 ‘아무거나 다’ 수락하는 삶이 더는 불가능합니다. 그건 제 시간을 태우는 일이 아닙니다. 제 아이로부터 그 시간을 훔치는 일입니다. 아이의 얼굴을 보면 그게 얼마나 큰 책임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결국 아이는 제 인생을 완전히 뒤흔들었지만, 동시에 안정시켜 주었습니다. “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자리다”라는 걸 확신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