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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전 미역국? 결혼 전 장례식? 생활 속설 검증 8

2025.03.12주현욱

이사할 집엔 밥솥 먼저? 임신하면 장례식 불참? 속설은 말 그대로 속설일 뿐, 어디까지나 재미로 살펴보는 것이니 가볍게 읽어보자.

시험 전에는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된다?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미끄러진다는 이유로 이 속설은 국룰이 된 지 오래다. 심지어 이 말에 심취한 나머지 면접 당일 아침에 생신인 어머니가 미역국을 끓여 속상했다는 사람도 나올 정도니, 어지간히 지독한 믿음이다. 그러나 이런 속설과 달리 미역은 오히려 심신 안정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줘 수험생에게 좋은 음식이다. 미역의 헤파린 성분은 피를 맑게 해 혈액순환을 돕고,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대학 이름이 붙은 우유를 마시면 그 대학에 합격한다?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명문 대학교의 마크를 달고 나오는 우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냥 웃고 넘기면 되는 이야기지만, 대학 이름이 붙은 우유를 매일 먹으면 그 대학에 붙는다는 속설이 있다. 서울우유부터 연세우유, 건국우유 등 심지어 어렸을 적 들었던 말 중엔 ‘OO대학교에는 우유배달학과가 있다’라는 농담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우유를 아무리 마셔도 서울대에는 가지 못한다.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

연애와 관련된 속설 중 대표적인 것이 있는데, 바로 네 살 차이는 궁합도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주로 남자가 여자보다 네 살 많으면 이런 속설을 들어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라며 서로 잘 맞을 것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이는 사주를 따져 궁합을 보면 네 살 차이가 나는 띠끼리는 보통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하는 데서 내려온 속설인 것으로, 통계적 경향성은 있을지 모르나 실제로 과학적 근거는 없다.

아홉수에 결혼하면 안 된다?

아홉수는 숫자 9가 들어가는 해라고 하기도 하고, 나이에 9가 들어가는 해라고도 한다. 아무래도 숫자 9가 마지막을 뜻해서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상 9라는 숫자가 불길하고 완전하지 못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아홉수를 피해서 결혼 날짜를 잡으라는 속설이 나오지 않았나 하고 추측할 수 있다. 이는 아직까지도 이어져 결혼하는 해나 신랑신부 나이의 뒷자리 9를 피해서 결혼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꿈에 돼지가 나오면 돈이 생긴다?

가장 흔하게 들리는 속설 중 하나로 ‘꿈에 돼지가 나오면 돈이 생긴다’도 빠지지 않는다. 이 속설은 돼지를 행운과 부와 관련된 상징으로 여기는데, 그 이유는 돼지를 뜻하는 한자 ‘돼지 돈(豚)’이 재물을 뜻하는 ‘돈 전(錢)’과 음이 같기 때문이다. 이런 연관성으로 돼지가 부와 행운을 상징한다고 여겨지며, 돼지가 꿈에 나온다면 재물이나 행운이 찾아올 것으로 믿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돼지꿈을 꾼 날에 복권을 사기도 한다.

결혼식 전, 임신 중 장례식장에 가면 안 된다?

미신에 불과하긴 해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랑신부나, 임신 중에 장례식장에 가면 안 된다는 말은 과거부터 내려오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이는 영혼이 49일 되기 전에는 승천을 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기 때문에, 그 기간에 혼인 또는 출산을 앞둔 이에게 불미스러운 일과 동시에 귀신이 붙을까 봐 그런 것이라 전해진다. 요즘에는 굳이 따지지 않는 추세이긴 하나 만일이라도 찜찜한 기분이 든다면, 상주인 지인 또는 친구에게 양해를 구해 결혼, 출산 후에 인사를 드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임신 중 아이의 성별을 심장소리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의 심장소리가 다 똑같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태아의 심장소리는 교묘하게 조금씩 다르다. 이 역시 속설임은 잊지 않고 봐야 한다. 아기의 첫 심장소리는 대략 임신 7~8주쯤 들을 수 있는데, 이때 소리가 우렁찬 기차소리면 아들, 말발굽 소리면 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임신주차가 바뀌면서 아이의 심장소리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갈수록 소리가 달라진다고 말하는 부모들이 참고하면 좋다.

이사할 집에 밥솥을 미리 가져다 둔다?

이사와 관련된 속설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밥솥을 이사 날짜가 아닌 날, 즉 손 없는 날에 미리 이사할 집에 가져다 두거나 가서 밥을 해먹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액땜도 되고 이사 가는 집에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예로부터 밥솥은 밥을 지어먹는 용기였기 때문에 잘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던 마음이 이와 같은 형식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이 밖에 비 오는 날 이사하면 부자가 된다, 이사할 집에 소금을 뿌린다 등이 있지만 절대적으로 믿고 신경 쓰기 보단 재미로 알아두면 좋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