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소설가를 소설가로 만들었을까? 그들의 인생을 바꾼 책을 추천한다.

에드워드 윌슨 ‘지구의 절반’

우리가 맞닥뜨린 거대한 문제들을 해결할 유효한 방책이 남아 있으리라는 희망을 준 책입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명저이며 읽고 나서 여러 고민들에 있어 이전과 달리 보이는 지점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소설가, 정세랑)
신경숙 ‘외딴방’

십대 시절 철저히 고독하다고 믿었던 아이였던 내게 책 ‘외딴방’은 일종의 구원이나 다름없었다. 나와 세대도 성별도 살아온 배경도 완전히 다른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느꼈던 고독을 이해받는 기분이 들었달까? 책을 덮고 났을 때 슬그머니 작가의 꿈을 꾸게 되었던 것을 보면 내 삶을 바꾼 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소설가, 박상영)
도스토예프스키 ‘지하로부터의 수기’

학부 시절, 등교하던 지하철 안에서 이 작품의 첫 문단을 읽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이런 것이 소설이라면, 이런 인물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나도 소설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처음으로 강렬하게 바랐다. 나는 여전히 19세기 러시아의 ‘지하인간’이 내 안에 있음을 느낀다. (소설가, 위수정)
정영문 ‘어떤 작위의 세계’

소설 쓰기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바꾼 책입니다. 대학생 때 이 책을 읽고 소설의 고정관념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분해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소설이 써지지 않을 때마다 몇 번씩 들춰보는 책 중 한 권입니다. (소설가, 민병훈)
로알드 달 ‘마틸다’

어린 시절 이미 이 책을 읽었던 사람들은 염동력을 쓰는 천재 소녀 마틸다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마음에는 초능력보다도 놀라운 기적, 허니 선생님이 남아 있다. 고약한 어른들의 방치와 억압, 피할 길 없는 가난과 폭력 속에서 마틸다와 마찬가지로 약자였던 허니 선생님은 마틸다와 힘을 합쳐 멋지게 적을 골탕 먹이고 서로를 구원한다. 나는 이때 삶의 한 가지 비밀을 알았는데, 바로 사람에게는 곁에 남은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심지어 그걸로 충분하다는 비밀이다! (소설가, 우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