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오웬스는 2021년부터 자신의 캐주얼 라인 다크쉐도우를 통해 컨버스와의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매번 대담하고 실험적인 실루엣을 선보여왔지만, 이번엔 1980년대 농구화 ‘웨폰’ 모델을 재해석해 청키한 스포츠 실루엣을 완성했다.

농구 코트의 아이콘과 릭 오웬스 특유의 비율 감각이 만난 것. ‘터보웨폰 OX’는 볼륨감 있는 가죽 어퍼, 과장된 텅과 미드솔 등 독특한 디테일이 특징이다. 밑창에 적용된 CX폼 덕분에 장시간 착용에도 편안하다. 색상은 펠리칸과 블랙, 두 가지로 출시된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이 신작을 맞아, 지큐는 릭 오웬스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컨버스와의 협업에 담긴 철학, 2025년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릭 오웬스의 내면을 엿보고 싶다면, 아래 인터뷰를 읽어보길.
GQ 지금 어디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RO 이탈리아 콩코르디아에 있는 제 공장에서 팀과 함께 남성복 런웨이 쇼의 첫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쇼는 늘 그래왔던 아르데코 양식의 요새 같은 야외 공간에서 열릴 예정이에요.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피날레에서 모델들이 퇴장한 뒤 관객들이 그들을 따라 길을 건너 파리 팔레 갈리에라 박물관으로 이동한다는 것이죠. 그곳에서 제 회고전 오프닝이 열릴 예정이고, 관객들은 그 순간에 함께하게 됩니다.
GQ 파리 갈리에라 박물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RO 회고전이란 종종 ‘쇠퇴’ 혹은 ‘끝맺음’을 연상시키곤 하지만, 사실 저는 이 개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불가피한 결말을 어떻게 하면 우아하고 사려 깊게 맞이할 수 있을까요? 이건 저에게 오랫동안 흥미로운 주제였고, 여전히 탐구할 것이 많습니다.
GQ 릭 오웬스와 컨버스의 만남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RO 저는 늘 컨버스 스타일이 가진 순수함에 끌렸어요. 어디에나 존재하면서도, 점차 부정할 수 없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 그 디자인 말이죠.
GQ 이번 ‘터보웨폰 OX’를 준비하며 어떤 방향성이나 비전을 공유했는지 궁금합니다.
RO 이미 완벽한 디자인이 존재할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습니다. 비율을 약간 조정하거나, 볼륨을 더하고, 제가 좋아하는 차분한 색을 입히고, 사회에서 쉽게 배제되는 이들을 위한 연대의 상징으로 펜타그램을 더하는 정도죠.
GQ 몇 년간 컨버스를 지켜보며 느낀, 이 브랜드의 본질을 세 단어로 표현한다면요?
RO Humble, stoic, and monumental. 겸손하고, 흔들림 없으며, 동시에 기념비적인 존재.
GQ 이 협업이 당신의 창작 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특별히 자극이 되거나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요?
RO 저는 화려했던 젊은 시절에 많은 사람들에게 경멸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 표현의 자유를 지지할 수 있다는 건 저에게 도덕적 의무인 동시에 아주 달콤한 복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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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