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려고 다녀온 여행인데 이상하게 더 피곤하다. 내일 일하러 갈 수 있을까?

억지로 일어나지 말 것
장거리 여행 뒤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수면 주기다. 이때 억지로 아침 일찍 일어나려 하기보다, 생체리듬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려 보자. 오전 중에 햇빛을 15~30분가량 쬐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몸이 ‘깨어날 준비’를 한다. 굳이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커튼을 열고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피곤하다고 낮잠을 길게 자는 것은 금물. 생체시계가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으니, 낮잠은 20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수분, 염분, 당분
여행 후 피로감의 원인 중 하나는 탈수다. 비행기 안의 건조한 공기, 익숙하지 않은 식사, 과음과 과식은 체내 수분·전해질 균형을 무너뜨린다. 이때는 단순히 물만 많이 마시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염분과 당분이 일정 수준 있어야 수분이 세포 내로 잘 흡수되기 때문. 소화 부담이 적고 전해질 보충이 가능한 음식을 한 끼 이상 먹는 것이 좋다. 생수만 들이켜고 탈수 증상이 더 심해졌던 적이 있다면 이 균형을 점검해 보자.

느린 호흡으로
여독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몸 전체의 리듬이 깨지면서 생기는 복합적인 증상이다. 이럴 땐 평소 하던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더 느리게, 호흡은 더 깊게 가져가는 것이 회복을 앞당긴다. 특히 종아리, 목, 어깨, 허리 등 혈액순환이 정체되기 쉬운 부위를 풀어주는 동작이 효과적이다. 기내에서 오래 앉아 있었다면 발끝으로 걷기, 종아리 마사지, 가볍게 뛰는 제자리 운동도 추천한다. 몸을 억지로 움직이기보다, 숨을 따라 흐르듯 움직이자.
SNS, OTT는 멀리
쉬겠다는 생각으로 드라마를 정주행하거나 스마트폰을 붙들고 몇 시간을 보낸다면, 이는 뇌가 과하게 자극을 받아 회복할 기회를 놓치는 일이다. 의식적으로 쉬려고 해야 한다. 10분 만이라도 눈을 감고 조용히 호흡만 해보자. 차를 마시며 멍하니 창 밖을 봐도 된다. 시 한 편을 아주 천천히 읽는 것도 방법이다. 의도한 무(無) 행동, 그게 진짜 회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