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는 페더러의 데이토나처럼 가장 독점적인 모델들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카탈로그 밖에 둔다. 바로 이렇게.

이번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레이버컵에 등장한 로저 페더러는 멋진 턱시도와 선글라스를 착용해 무대를 빛냈다. 그리고 진짜 하이라이트는 그의 손목 위에 있었다. 테니스 전설은 파란 사파이어가 세팅된 베젤, 흑요석 다이얼, 화이트 골드 케이스의 롤렉스 데이토나를 착용하고 있었다.
롤렉스의 홍보대사로서 페더러는 극도로 희귀한 르망Le Mans 데이토나부터 사실상 일반인은 구할 수 없는 카탈로그 밖 모델까지 모든 아이템과 함께 해 왔다. 이번에 공식 석상에서 착용한 ref. 126599TSA 역시 그중 하나다. 이런 시계는 브랜드에서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고객이 할당을 받아 착용하고, 그가 따로 공유하지 않는 한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 요약하자면, 이 시계는 40mm 화이트 골드 데이토나에 나사형 푸셔, 오이스터 브레이슬릿 같은 기본적인 특징은 유지하면서도 특별한 디테일을 더한 모델이다.
우선 베젤에는 36개의 눈부신 바게트 컷 블루 사파이어가 세팅되어 있다. 이어 케이스 중앙과 러그에는 54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장식되어 있다. 다이얼은 놀라운 은색 흑요석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결정 구조가 형성될 시간도 없이 빠르게 용암이 식으면서 유리 같은 광택을 띠게 된 암석이다. 빛에 따라 회색, 검정, 은색으로 미묘하게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다이얼 위에는 또다시 바게트 컷 블루 사파이어로 장식된 아워 인덱스가 얹혀 있으며, 크로노그래프 서브 다이얼 안쪽의 블루 타이포그래피와 조화를 이룬다. 내부에는 72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진 자동 무브먼트 롤렉스 cal. 4131이 탑재되어 있으며, 마무리는 화이트 골드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이다.
이러한 시계는 보석의 무결점과 형태·색상 균일성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제작 과정이 극도로 까다롭다. 또한 흑요석은 천연 소재라서 얇고 균일한 두께로 자르는 과정에서 일정 비율의 실패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 시계들은 모두 사실상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그만큼 특별하다.
이 모델은 2025년 초 워치스 앤 원더스 박람회에서 소수 고객에게만 공개되었으나, 공식 발표나 언론 노출은 없었다. 이런 모델은 “카탈로그 밖”이라고 불린다. 즉, 이는 공장에서 제작되는 정규 생산품이며 보석 세팅도 정식 출고 방식이지만, 롤렉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지 않고, 대중에게 언급되지 않는다. 요약하면, 당신의 성이 페더러, 디카프리오, 월버그, 메이어가 아니라면 이 모델을 배정받을 확률은 없다고 봐도 된다.
톰 브래디의 파텍 필립 노틸러스 ref. 5980/1400R
전 미식축구 선수이자 NFL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톰 브래디는 페더러의 행보를 따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이글스-치프스 경기에서 보석 세팅된 파텍 필립 노틸러스를 착용했다. 40.5mm, 18K 로즈 골드 케이스로, 노틸러스 특유의 해치 형태와 통합 브레이슬릿을 갖췄다. 여기에 893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와 182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있으며, 총 20캐럿에 달한다. 또한 독특한 크로노그래프 구조가 있는데, 두 개의 푸셔가 6시 방향 서브 다이얼을 제어하며 12시간 및 60분 스케일을 표시한다. 3시 방향에는 날짜창도 있다. 무브먼트는 파텍의 인하우스 cal. CH 28-520 C 자동 무브먼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롤렉스 랜드-드웰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자신의 신작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행사에서 롤렉스 랜드-드웰러를 착용했다. 플랫한 형태의 주빌리 브레이슬릿과 벌집 패턴 다이얼을 갖춘 이 모델은 롤렉스 최신 무브먼트 cal. 7135로 구동된다. 여기에는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와 브레게의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를 융합한 ‘다이너펄스’라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이스케이프먼트가 포함되어 효율성을 높이고 충격·자기장 저항성을 강화했다. 또한 롤렉스 최초의 하이비트 무브먼트로, 기존 4Hz가 아닌 5Hz(36,000 vph)로 진동한다.
다니엘 피셸의 파텍 필립 ref. 3319


이번 주 리얼리티 시리즈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한 배우 다니엘 피셸의 손목에서 반짝이던 것은 파텍 필립 ref. 3319였다. 수동으로 와인딩되는 칵테일 워치로, 18K 옐로 골드 직조 브레이슬릿에 장착되어 있다. 직경은 단 19mm로, 최근 수집가들이 주목하는 미드센추리 디자인의 전형이다. 빈티지 시계 전문가 에릭 윈드가 피셸에게 착용을 주선했다. 가격은 약 8,000~20,000달러로, 평균적인 카탈로그 밖 데이토나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이다.
말론 웨이언스의 제이콥앤코 부가티 투르비용
“이제 완전히 다른 것을 보여드리죠(And now for something completely different).” 몬티 파이썬의 명대사처럼, 말론 웨이언스는 영화 <힘> 시사회에서 제이콥앤코 부가티 투르비용을 착용했다. 이는 작년에 제이지가 착용한 바로 그 모델이다. 블랙 PVD 코팅 티타늄으로 제작된 케이스는 엔진 모양으로 가공했고, 시각 표시와 30초 플라잉 투르비용뿐 아니라 V16 엔진 블록의 완전 자동화 시퀀스까지 갖추고 있다. “투르비용”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시계의 컴플리케이션이 아니라, 부가티의 동명 모델에서 따온 것이다. 가격은 34만 달러, 한화 약 4억 7천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