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거리를 뛰면서 가장 먼저 털리는 건 다리, 그리고 멘탈이다.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고 페이스가 망가지기 시작. 머릿속에서는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달리는 게 고행일 수밖에 없다. 나름의 방법으로 집중력을 지킬 순 없을까?

거리 대신 구간을 쪼개서 인식하기
처음부터 “오늘 20km 달려야지”라고 생각하면 출발할 때부터 막막하다. 베테랑 러너들은 거리를 잘게 나눈다. 20km가 아니라 5km 네 번, 혹은 신호등 하나, 다리 하나, 공원 한 바퀴 단위로 목표를 설정하는 식. 뇌는 장거리보다 짧은 과제를 훨씬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확 줄어든다.
페이스에 감정을 싣지 않기
달리면서 “지금 너무 느린가?” “왜 이렇게 힘들지?” 같은 감정이 들면 집중력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숙련된 러너는 페이스를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본다. 시계를 확인하되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고, 그냥 현재 상태를 관찰하는데 집중하자. 감정이 개입될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그 생각이 지루함을 키운다.
음악은 훈련용으로 따로 준비
누구에게나 발이 저절로 움직이는 음악이 있는 법이다. 앱에서 추천해 주는 음악을 무작위로 듣다 보면 몇 곡 지나지 않아 지루해진다. 달릴 때 들을 플레이리스트를 미리 짜놓자. BPM이 일정한 곡, 가사가 과하지 않은 곡,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 등으로 음악을 꾹꾹 눌러 담자. 보폭이 한결 가벼워진다.

러닝 중 생각할 주제 정하기
아무 생각 없이 달리면 결국 잡생각이 떠오른다. 출발 전에 달리는 동안 생각할 주제를 하나 정하자. 썸녀에게 고백할 계획, 업무 아이디어 정리, 글 소재 구상, 지난 일 정리 등 어떤 주제도 상관없다. 아무 결론 없는 질문 하나를 붙잡고 달리는 것도 의외로 괜찮다.
코스에 변화 주기
늘 같은 코스는 지루함을 증폭시킨다. 작은 변화를 주자. 같은 거리라도 방향을 바꾸거나, 반대 차선 인도, 골목 하나 더 돌기, 공원 진입 지점을 바꾸기 등 시각 정보가 달라지면 뇌도 다시 깨어난다.
일부러 불편한 구간을 남겨두기
지루함은 의외로 편안할 때 찾아온다. 적당한 자극은 지루함을 밀어낸다. 마지막 구간에 살짝 오르막을 넣거나, 일부러 바람 부는 방향으로 달려보자. 신체 감각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생각의 소음이 줄어들고, 러닝에 집중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