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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복싱, 태권도 다음 유행할 아디다스 협업은? 놀랍게도 쿵푸

2025.12.16.조서형, Adam Cheung

클롯의 다음 아디다스 협업은 스니커가 아니다. 쿵푸화다

아디다스와 클롯은 꽤 오래전부터 좋은 파트너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삼바 OG부터 프로 모델까지 다양한 모델을 함께 작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르다. 홍콩 레이블 클롯이 처음으로 ‘오리지널’ 아디다스 슈즈를 선보이는데, 이건 스니커조차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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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t x Adidas Qi Flow라는 이름에는 이런 의미가 담겼다. ‘Qi(기)’는 중국 전통 철학에서 말하는 생명 에너지를 의미하고, ‘Flow(흐름)’는 움직임과 균형을 상징한다. 에디슨 첸의 최신 프로젝트인 Qi Flow는 클래식 쿵푸화에서 강한 영감을 받았다.

쿵푸화는 20세기 초 처음 등장했으며, 그 뿌리는 소림사 승려들이 신던 신발에서 비롯됐다. 이후 1950년대, 상하이의 다푸 고무 회사가 이 실루엣을 보다 구조적으로 개선하고, 운동선수를 위해 접지력이 뛰어난 아웃솔을 적용했다. 이 신발은 ‘페이위에’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도약하다’, ‘날아오르다’라는 뜻이다. 페이위에는 중국 전역의 무술 학교에서 필수 아이템이 되었고, 이후 서구권에서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사랑받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지금, 완전한 스트리트웨어 감성으로 재해석됐다.

에스파드리유 스타일의 미드솔은 스탠 스미스나 가젤 등 클롯이 최근 작업했던 모델들과의 연결고리를 보여주지만, 어퍼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됐다. 슬리퍼처럼 발을 감싸는 구조로 디자인됐으며, ‘코어 블랙’ 컬러의 캔버스를 사용하고, 칼라 부분에는 대비되는 화이트 가죽이 둘러져 있다.

Total 90 III 같은 축구화를 연상시키듯, Qi Flow에는 비대칭 레이싱 시스템이 적용됐다. 여밈 방식은 전통적인 중국 단추 매듭을 사용했으며, 탕슈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이다. 여기에 가짜 진주 장식이 더해져 마무리된다. 전체 패키지는 이번 협업을 위해 특별 제작된 한정 박스에 담겨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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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복싱화와 트레일 러닝화가 주도한 해였다면, 2026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Qi Flow는 확실한 ‘변주구’처럼 느껴진다. 패션이 스포츠, 전통, 라이프스타일의 경계를 계속 흐리고 있는 지금, 쿵푸화는 꽤 설득력 있는 선택이다. 낮은 프로파일, 가벼운 착용감, 그리고 실제 문화적 역사에 뿌리를 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2026년 초 출시 예정이다. 곧 공개될 추가 컬러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