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는 건강과 피트니스 분야에서 가장 큰 유행어였다. 하이록스에 미친 옆자리 직원부터 푸틴 대통령까지 모두가 이 이야기를 했다. 전 세계가 갑자기 ‘죽지 않기’에 집착하게 된 건 무슨 이유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런 사실을 전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2026년을 예측해 볼까? 우리는 그린란드상어를 숭배하기 시작할 것이다. 기대수명이 80세 언저리에서 맴도는 동안, 그린란드상어는 250~500년 구간의 숫자를 찍고 있다. 그 결과, 이 상어는 올해 인간들의 가장 기묘한 집착인 ‘오랫동안 죽지 않기’의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가 구글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이래로 “longevity(장수)”에 대한 관심은 지금의 4분의 1 수준에서 그럭저럭 유지돼 왔다. 첫 번째 상승 곡선은 2021년 말에 나타났다. 미국의 벤처 캐피털리스트 브라이언 존슨이 ‘프로젝트 블루프린트’를 발표한 직후였다. 이는 노화를 거스르려는 그의 매우 공개적인 시도이자, 어쩌면 그의 심장 속 커다란 공허를 채우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이 관심은 성층권까지 치솟았다. 올해만 해도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이 생중계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불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포착됐고, 베이조스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알토스 랩스는 ‘세포 재생’ 기술로 인간 대상 실험에 다가섰으며, 수많은 클리닉과 살롱, 퍼스널 트레이너들이 ‘장수 패키지’를 광고했다. 이들은 모두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원래부터 당연히 가지고 있던 욕망이 아니라 최신 건강 트렌드로 포장한다.
어쩌다 나와 우리, 시진핑, 푸틴, 브라이언 등이 이렇게 이상한 시간과의 경쟁에 뛰어들게 됐을까?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우리는 점점 더 스스로의 건강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그렇게 하려는 의지도 강해졌다. 예전엔 체중계와 줄자뿐이었다. 지금은 애플 워치, 우프 밴드, 핏비트, 오우라 링이 있다. 이런 기기들은 건강을 사실상 숫자의 집합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숫자를 개선하는 방법들로 말이다. 더 많은 걸음을 걸어 칼로리 소모를 늘리고, 더 많이 자서 심박 변동성을 낮추고, 500세까지 살기 위해 상어처럼 되는 것 등. 그러다 보니 건강을 개선하는 일이 훨씬 직관적으로 보이고, 자연히 관심을 갖기 쉬워진다. 동시에 이것은 게임이 된다. 수면 지표를 비교하고, 스트라바에 기록을 올리고, 더 오래 찬물 샤워를하는 일이 건강뿐 아니라 경쟁의 문제가 된다. 누군가는 나보다 돈을 더 벌거나 더 화려한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더 오래 이 지구에 남아 있다면 그보다 큰 복수는 없다.
틱톡, 인스타그램, 그리고 특히 링크드인의 사용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동시에, 그 플랫폼에서 큰 팔로워를 가진 사람들의 문화적 자본도 함께 커지고 있다. 장수라는 개념에 대한 관심에서 브라이언 존슨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오래 사는 문제는 상위 1%가 나머지 99%의 인식을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 되어버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건강은 초부자들의 습관을 따라 하는 것이 비교적 가능해 보이는 몇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리고 재료, 보충제, 헬스장 멤버십, 매트리스, 웨어러블 기술 같은 것들은 구매할 수 있다.
지금 세상이 여러 면에서, 그리고 어쩌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라는 데에는 꽤 폭넓은 합의가 있다. 집값 상승은 임금 상승을 한참 앞질렀고, 사람들은 우울하고,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어쩌면 이 모든 상황이 의미하는 건, 우리가 이제 더 이상 꿈꾸며 열망할 수 있는 대상이 오직 하나만 남았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게 좋은 일일까? 어떤 면에서는, 어쩌면 그렇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적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건강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삶의 끝없는 KPI화, 우리 몸에까지 스며드는 멈추지 않는 전문성의 침투, 부와 그 부를 낳는 냉혹한 자기중심성 그리고 장수에 대한 점점 커지는 숭배는, 우리를 조금 덜 뚱뚱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훨씬 덜 흥미로운 존재로 만들 것이다. 어떤 지표에도 포함되지 않는 삶의 재미는 곧 사라질 것이다.
사실 장수를 예측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사회적 연결이다. 그리고 사회적 연결은 종종 맥주 몇 파인트,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기, 심박수를 신경 쓸 틈도 없을 만큼의 즐거움 같은 것들로 강화된다. 그러니 2026년에는 그런 트렌드가 좀 생기면 안 될까? 아니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상어 종을 위한 사당을 짓기 시작하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