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는 여전히 트렌드의 중심에 있고, 작은 케이스는 계속해서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튜더는 여전히 스포츠 워치 분야에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여기에 더해 크로노24의 연례 트렌드 리포트에서 발견한 필수 인사이트까지.

*이 글은 시계의 세계를 깊이 있게 다루는 캠 울프의 주간 뉴스레터 ‘Box + Papers’의 한 에디션이다. 현재 캠이 육아 휴직 중인 관계로, 뛰어난 시계 전문 필자 제러미 프리드가 대신 집필을 맡고 있다.
시계 이야기를 하는 건 결코 질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건 시계를 쇼핑하는 일이다. 그래서 세계 최대 규모의 중고 시계 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크로노24의 2025년 워치 마켓 리뷰가 지난주 받은 편지함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정독했다. 매년 공개되는 이 방대한 데이터는 특히 온라인에서 시계 매물을 구경하는 일을 정당한 취미로 여기는 이들에게 최고의 정보원이다.
크로노24가 관찰한 2025년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드레시한 미학이 스포츠 모델을 능가했다는 점이다. 까르띠에 탱크 같은 직사각형 시계는 약 10% 가까이 상승했고, 골드 톤의 샴페인 다이얼 역시 보다 평범한 옵션들을 제치고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롤렉스의 판매량은 최근 몇 년간의 과열을 조정하듯 -3.3% 감소했다. 플랫폼 측은 이를 투자 수요 중심이 아닌, 보다 건강한 컬렉터 중심 시장으로의 신호라고 해석한다. 반면 바쉐론 콘스탄틴과 IWC는 두 자릿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 수치의 이면에 있는 이야기, 그리고 이것이 2026년 우리의 시계 쇼핑 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듣기 위해 우리는 크로노24 브랜드 인게이지먼트 총괄 발라즈 페렌치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25년의 가장 놀라웠던 변화나 트렌드는 무엇이었나요?
시계가 더 작아지고, 더 단순해지고, 더 우아하고 드레시해지고 있습니다. 42mm나 44mm 같은 큰 시계에서 벗어나 보다 빈티지스러운 사이즈로 이동하고 있어요. 드레시한 피스와 타임 온리 모델도 늘고 있고, 컴플리케이션이 있다면 문페이즈처럼 전통적이고 우아한 기능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실히 체감되는 변화네요. 지난주 슈퍼볼을 앞두고 크리스천 맥캐프리가 1940년대 무바도처럼 보이는 시계를 착용한 걸 봤어요. 꽤 작은 시계였지만 아주 잘 어울렸죠.
그리고 배드 버니는 37mm 오데마 피게를 착용했죠.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이라 실제보다 더 커 보이지만, 평균적인 오데마 피게 다른 모델에 비하면 확실히 작은 편입니다. 가격적인 요소도 있는 것 같아요. 대형 툴 워치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32mm나 33mm 드레스 워치는 여전히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니까요. 맞습니다. 여러 요소가 동시에 작용한다고 봅니다. 사이즈도 중요하고, 가격도 중요하고,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재활용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죠. 새 스트랩만 하나 사서 교체하면 바로 새로운 시계처럼 즐길 수 있으니까요.
지난해 미국의 관세 정책이 시계 업계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중고 시장에서도 비슷한 영향을 보셨나요?
흥미로운 질문이네요. 당신네 대통령이 뭐라고 했죠? 확실히 TV로 보기엔 굉장했죠. 미국 시장은 상당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관세 발표 이후 리테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자 미국 딜러들이 다수 보유한 2차 시장 매물로 눈을 돌렸습니다. 지금은 일부 관세가 조정되거나 인하됐지만, 여전히 새 제품을 사는 것보다 국내 리스팅이 비용 효율적인 대안으로 느껴집니다.
요즘 특히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하는 모델이 있을까요?
서브마리너, GMT, 혹은 익스플로러 1016의 네 자리 레퍼런스를 꼽고 싶습니다. 특히 롤렉스 익스플로러 1016 같은 모델이죠. 이런 클래식 모델들은 현대 시계에 비해 공급이 매우 제한적이지만, 데이토나나 펩시 GMT처럼 극단적인 가격대에는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이얼 상태나 박스와 서류 유무에 따라 1만5000달러에서 5만달러까지 다양하지만, 여전히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브랜드가 있을까요?
튜더가 정말 멋진 작업을 하고 있고, 2차 시장 가격도 매우 합리적입니다. 물론 아주 싼 건 아니지만, 지불하는 금액 대비 얻는 가치가 큽니다. 튜더의 블랙 베이, 블랙 베이 58, 펠라고스 등 다양한 모델이 있고, 사이즈와 컬러 선택지도 풍부하죠. 지난 몇 년간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까 무바도를 언급했는데, 1940~50년대 트리플 캘린더 모델을 찾아보니 기대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아름다운 피스가 많더군요. 구매 욕구를 자극했어요.
인스타그램에 mostlymovado라는 계정이 있는데, 이 계정 운영자는 무바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람입니다. 저는 그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아요. 분명 돈을 쓰게 될 테니까요. 아주 많은 돈을요. 말씀하신 대로 정말 멋진 피스가 많습니다. 안젤루스나 엑셀시오 파크, 무바도 같은 브랜드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들을 깊이 아는 충성도 높은 소규모 커뮤니티가 존재합니다.
올해 롤렉스 랜드-드웰러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출시 직후 바로 매물이 올라왔나요?
거의 즉시 첫 매물이 올라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초기에는 리테일 가격의 세네 배를 요구했기 때문에 판매까지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리테일 대비 거의 100% 프리미엄에 판매된 사례가 꽤 있었는데,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죠. 화이트 다이얼 데이토나도 약 85%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 가격 상승이 골드 시계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1차 시장에서는 소재 가격 상승으로 럭셔리 시계 가격이 인상됐습니다. 하지만 2차 시장의 골드 모델 가격에는 눈에 띄는 영향이 없습니다. 이 시장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리테일가 20만 달러인 골드 퍼페추얼 캘린더가 2차 시장에서는 13만 달러에 거래될 수 있습니다. 결국 실제 시장 가격은 수요가 결정합니다.
리포트에서 ‘관광객 투자자는 떠났고, 진정한 컬렉터가 돌아왔다’고 쓰셨습니다. 무슨 의미인가요?
한동안 롤렉스를 노리고 시장에 유입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베젤 보호 필름도 떼지 않은 스틸 스포츠 롤렉스를 서류가방에 가득 담아 보여주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건 컬렉션이 아니라, 딜러에게서 20개 시계를 한 번에 사 온 돈가방이죠. 그런 이른바 ‘관광객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들어왔다가, 몇 천 달러를 벌었을 수도 있고, 못 벌었을 수도 있죠. 지난해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걸 봤고, 남은 사람들은 진짜로 시계에 관심 있는 이들입니다. 물론 여전히 되팔이들은 존재하겠지만, 지금의 다수는 시계를 자산이 아닌 애정의 대상으로 구매합니다.
리포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통계 중 하나는 롤렉스 가격의 소폭 하락이었습니다. 지금이 롤렉스를 사기에 좋은 시기라는 의미일까요?
롤렉스 구매를 해도 좋겠냐고 묻는 거죠? 항상 좋은 시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