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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만든 수상하고 기괴한 이 러닝화, 신고 뛰어보면 이렇다

2026.02.27.조서형, Hannah Singleton

압박 양말로 잘 알려진 독일 브랜드가 대담한 주장과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러닝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이미 수많은 대형 브랜드가 러닝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하면 나는 늘 흥미롭고, 인상적이면서도, 약간은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압박 양말로 유명한 독일 브랜드 CEP가 고성능 러닝화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직접 신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펙만 보면 CEP 프로 런 옴니스피드 보우테크는 정말 멋져 보인다. 밑창 아래가 비어 있는 이중 레이어 플레이트가 노출되어 있는데, 브랜드는 이를 보우테크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발 아치 형태를 따라 설계되어 보폭을 유도하고,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다시 반발시키며, 안정성까지 더해준다는 설명이다. CEP는 이 신발이 장거리에서 피로를 줄이고 부상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꽤 야심 찬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몇 달간 테스트해봤다.

사이즈는 8부터 14까지, 서포트는 뉴트럴/스테이블, 무게는 10.2온스, 힐 투 토 드롭은 7밀리미터, 컬러는 3가지다.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미드솔 내부에 자리한 보우테크 플레이트 시스템이다. 발 아치 모양을 따라 휘어진 구조로, 일반적인 카본 플레이트처럼 발 전체를 따라 평평하게 놓이지 않는다. 대신 유리섬유로 보강된 페박스 소재를 두 겹으로 곡선 형태로 배치했다. 페박스는 유연한 열가소성 엘라스토머로, 나이키를 비롯한 많은 브랜드가 미드솔 폼에 활용하는 소재다. 다만 이를 플레이트 형태로 압축해 사용하는 브랜드는 호카 등 일부에 불과하다. 미드솔 폼은 질소 주입 방식의 자체 개발 N+ 폼을 사용한다. 앞부분은 비교적 부드럽고, 뒤꿈치 부분은 매우 단단하다. 대부분의 슈퍼슈즈나 데일리 트레이너보다 훨씬 단단하며 쿠셔닝보다는 구조적 지지에 가깝다. 부드러운 착지감이나 반발력을 선호하는 러너라면 실망할 수 있다. 반대로 단단하고 구조적인 주행감을 좋아한다면 매력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CEP는 미드풋 주변에 반강성 TPU 풋 케이지도 추가했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특히 방향 전환이나 고르지 않은 지면에서 추가적인 지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풋 케이지는 무게를 늘리기 때문에 슈퍼슈즈에서는 흔하지 않다. 10.2온스라는 무게는 다른 슈퍼 트레이너보다 확실히 무거운 편이라, 발 아래에서 민첩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스펙만 보면 안정화 러닝화와 플레이트 트레이너의 하이브리드처럼 보이지만, 실제 주행감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박스를 열었을 때는 솔직히 기대감이 컸다. 네온 그린 컬러는 대담했고, 미래적인 플레이트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신자마자 느낌이 묘했다. 뒤꿈치 아래가 마치 탱탱볼 두 개를 밟는 듯한 감각이었다. 길들이기 과정이 필요하겠거니 생각했다. 어떤 신발은 몇 번 뛰어야 적응되니까. 하지만 첫 주행감은 거칠었다. 핏도 전반적으로 타이트했다. 나는 평소 265를 신지만 270 사이즈를 테스트했는데도 토박스가 지나치게 좁게 느껴졌다. 반면 발목 칼라는 헐거웠다. 브랜드는 FAQ에서 힐락 레이싱을 권장하지만,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퍼는 마음에 들었다. 전체가 메쉬 구조로,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상을 준다. 통기성이 뛰어나 여름철 러닝에는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달리기 시작하자 뒤꿈치의 탱탱볼 같은 느낌은 사라졌지만, 강한 아치 지지는 끝까지 남아 있었다. 보우테크 플레이트가 발바닥을 강하게 밀어 올린다. 나는 그 정도의 지지가 필요하지 않아 거슬리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테스트하는 동안 문제는 이어졌다. 매번 인도를 달릴 때마다 센트럴파크 마차 말처럼 쿵쿵 소리가 났다. 소음이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겠지만, 나는 꽤 신경 쓰였다.

이 신발이 둔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느린 페이스에서 무거운 힐 스트라이크를 유도하는 듯한 구조 때문이다. 전족부와 뒤꿈치 폼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쪽 폼은 부드럽고 반발력이 좋지만, 뒤꿈치 폼은 밀도 높고 블록처럼 단단하다. 착지 시 발 움직임을 방해하는 느낌이 있다. 나는 전족부 착지 러너라 더욱 어색했다. 물론 힐 스트라이크가 자연스러운 보폭이라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러 지향할 필요는 없다. 발끝 위주로 달리려 하면 신발은 경쾌하고 반응성이 좋게 느껴졌지만, 그 자세를 유지하려면 노력해야 했다. 흥미롭게도 걷기에서는 의도된 구조가 이해됐다. 걷기는 대부분 뒤꿈치부터 닿아 발 전체를 굴려 발끝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 신발은 그런 보행 패턴에서는 가장 큰 추진력을 만들어냈다.

결론적으로 CEP 프로 런 옴니스피드 보우테크는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가격은 한화 약 30만 원이다. 현재 형태로는 많은 러너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힐 스트라이크 주자이고, 단단한 신발을 선호하며, 카본 플레이트 레이싱화보다 더 안정적인 모델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시도해볼 만하다. 특히 CEP 압박 제품을 좋아해왔다면 더 그렇다. 그 외라면 2세대 모델을 기다려보는 편이 좋겠다. 다만 첫 시도로서의 야심은 인정할 만하다. 단순히 로고만 붙인 평범한 미드솔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혁신은 어딘가에서 시작되기 마련이고,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다. 메쉬 어퍼는 훌륭하고, 시각적 디자인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러닝화들에 비해 무겁고 둔하며, 핏은 까다롭고, 미드풋 착지 주자에게는 어색하다. 보우테크 플레이트는 추가적인 아치 지지와 안정성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CEP가 러닝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지 지켜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