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카를 일상용 자동차로 쓰려는 건 비현실적인 태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항상 예외는 있다. 적절한 준비와 정기적 정비, 값비싼 보험료 그리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낭만이 있다면 말이다. 아, 물론 손에 넣을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데일리카’를 놓고 고민할 때, 차량의 출시 년도는 상당히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최근에 나온 차량일수록 새로운 기술이 탑재돼 성능이 뛰어나고, 디자인도 세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할 때 클래식카를 일상용 자동차로 쓰려는 건 사실 비현실적인 태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일정 조건만 갖춰지면 지금도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클래식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적절한 준비와 정기적 정비, 그리고 값비싼 보험료가 필요하겠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의 낭만만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2026년에도 잘 달릴 수 있는 클래식카 모델을 아래에서 확인해 보자.
폭스바겐 비틀

무려 1938년부터 출시된 차다. 현재 기준으로는 굉장히 느리고 또 단순한 차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심플함이 엄청난 장점이다. 구조가 매우 간단해 길에서 고장이 나도 기본적인 공구만 있으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데일리카로 쓰고 싶다면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 모델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배기량이 크고, 서스펜션이 개선돼 주행감이 훨씬 좋다.
포드 머스탱 3세대

머스탱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64년이었다. 3세대 머스탱은 그로부터 15년 뒤인 1979년 출시됐다. 당시 포드의 컴팩트카 플랫폼인 폭스 플랫폼을 이용해 만들었기에 ‘폭스바디 머스탱’이라고도 불린다. 첫 출시로부터 50여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긴 했으나, 14년간 생산돼 클래식카치고 시장에 나온 수량이 많아 비교적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또 생각보다 부품 수급이 쉬운 편이기도 하다.
쉐보레 임팔라 7세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단 3년 간 생산된 차량으로 비교적 현대적인 클래식카다.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재야의 고수’라 불리는 차이기도 하다. 겉보기에 평범한 대형 세단이지만 그 속에 엄청난 것을 품고 있기 때문. 쉐보레의 슈퍼카 콜벳에서 파생한 LT1 5.7L V8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실제 성능은 당시의 슈퍼카와 비슷하다. 눈에 띄지 않게 질주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지프 체로키 2세대 (XJ)

체로키는 1979년부터 지금까지 생산 중인 중형 SUV다. 1984년부터 출시된 2세대는 보다 각별한데, 체로키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팔린 모델이기 때문이다. 견고한 디자인도, 4.0L 직렬 6기통 엔진도 모두 18년 간 변함 없이 이어졌다. 모노코크 차체 설계와 안락한 인테리어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일상 주행에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눈길이나 험로에서는 여전히 견줄 대상이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BMW 3시리즈 2세대 (E30)

3시리즈는 BMW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델이다. 그 명성의 상당 부분은 2세대 차량의 탁월함에서 비롯됐다. 가벼운 무게와 낮은 좌석, 단순한 서스펜션 레이아웃이 주는 뛰어난 주행감, 그리고 싱글캠 직렬 6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환상적인 사운드까지 차량 애호가들의 극찬을 받는 요인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클래식 데일리카로, 최근에는 가격이 올라 투자하기에도 좋다.
폭스바겐 코라도

폭스바겐이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생산한 모델로, 컴팩트한 차체와 감성 가득한 디자인 그리고 뛰어난 성능으로 사랑받았다. 기본형인 1.8L 가솔린 파워트레인 엔진은 134마력을, 상위 트림은 무려 158마력을 발휘했던 것이다. 다만 오늘날 데일리카로 쓰기에는 다소 까다로운 차량이다. 일반적인 폭스바겐 모델에 비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정비와 낭만을 모두 챙길 수 있을 만큼 부지런하다면 충분히 쓸 만하다.
볼보 240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1974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볼보 240의 별명은 ‘벽돌’이었다. 그만큼 견고하고 튼튼하다는 의미다. 이런 특성 덕분에 지금도 충분히 데일리카로 활용이 가능하다. 구조가 간단한 덕분에 부품 수급이 쉽고 수리도 간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9년 간 생산된 만큼 수량도 많은 편이다. 가장 현실적인 클래식카라고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5세대

1976년 처음 생산을 시작한 이 차는 현재 E-클래스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클래식카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특별히 빠르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매우 정밀한 설계 및 견고한 엔지니어링 덕분에 메르세데스-벤츠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차로 꼽히기 때문이다. ‘절대 고장나지 않는 차’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튼튼하기도 하다. 특히 디젤 모델은 내구성이 무척 뛰어나, 정비만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수십만km도 달릴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6세대

1991년부터 출시된 이 차는 어느 정도 과도기적 성격을 갖고 있다. 비교적 현대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기계적이고 각진 느낌이 살아 있는 디자인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덕분에 이전 시대의 클래식 카나 현대의 자동차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인 우아함이 느껴진다. ‘너무 완벽해서 실패한 차’라고 불릴 정도로 성능도 완벽해 오늘날에도 충분히 운행할 수 있다. 묵직하면서 고급스러운 ‘옛날식 럭셔리’를 원한다면 적합하다.
렉서스 LS400

LS는 렉서스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미국이나 유럽 차를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1980년대 당시 10억 달러의 개발 비용을 들여 준비한 모델이 바로 LS400이었다. 덕분에 속도, 연비, 승차감 그리고 가격까지 여러 부분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였다. 특히 내구성이 압도적인데, 과하게(?) 튼튼하게 만들어진 덕분에 무려 1000만 마일, 약 161만km 정도를 주행하고서도 멀쩡했다는 기록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