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의 최신 러닝화는 기록 단축보다 ‘좋은 기분’에 더 집중한다. 거리와 속도, 기록에 집착하기 시작해 괴롭다면 달리기를 다시 즐겁게 만들어주는 ‘안티 슈퍼슈즈’를 신어보자.

나는 예전에 달리기를 정말 좋아했다. 진짜로 좋아했다. 출근 전에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게 10km를 뛰고, 이어폰을 꽂은 채 그저 귀에 들리는 소리와 다음에 발을 디딜 곳만 생각하며 달렸다. 단순했고, 그걸로 충분했다.
그러다 점점 진지해졌다. 몇 번의 하프 마라톤이 풀 마라톤으로 이어졌고, 한때는 울트라까지 뛰었다. 어느 순간부터 머리를 비우고 공기를 느끼는 게 아니라, 페이스와 구간 기록, 그리고 이전 기록을 이겼는지에 집착하게 됐다. 개인 기록과 메달, 비교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물론 그게 잘 맞는 사람들도 많다. 다만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최근 들어 다시 달리기를 시작해보려고 하고 있다. 거창한 건 아니고, 가볍게 5km 정도를 가끔 뛰는 수준이다. 그리고 꽤 좋다.
새 러닝화를 찾기 시작했다. 막상 자세히 찾다 보니 모든 게 조금 과하게 느껴졌다. 카본 플레이트, 미래적인 폼 소재, 몇십 년 연구한 것 같은 기술들. 전부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몇 초라도 더 줄이기 위한 장비들이다. 이제는 그런 걸 쫓고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뉴발란스 엘립스 v1이 등장한다.
이 모델은 상당히 새로운 실루엣이고, 소위 ‘슈퍼슈즈’와 경쟁하려는 의도가 없어 보인다. 카본 소재도 없고, 억지로 몸을 앞으로 기울이게 만드는 공격적인 록커 구조도 없다. 대신 뉴발란스의 대표 기술인 프레시 폼 X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쉽게 말해 부드럽고, 쿠셔닝이 좋고,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다. 생각 없이 뛰는 일상 러닝에 맞춰 설계된 신발이고, 그 목적에 충실하다.
실제로 신어보면, 부담 없이 편안하다. 더 빨리 뛰라고 압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신발과 싸우는 느낌도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굴러간다. 갑피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고, 전체적인 형태도 깔끔하다. 달리기뿐 아니라 한 시간 정도 산책할 때도 신기 좋은 느낌이다. 컬러도 전반적으로 여유롭다. 개인적으로는 ‘딥 엔드’ 컬러에 ‘글린트 블루’와 ‘메두사 그린’ 포인트가 들어간 버전이 특히 마음에 든다. ‘블랙’ 컬러도 꽤 괜찮다.
달리기를 좋아하고 하이록스를 즐겨 하는 지인 러너 트리스탄 르윈에게도 물어봤다. 그는 아주 간단하게 정리했다. “편안한 신발이고, 가볍게 뛰기엔 좋지만, 스피드를 내는 신발은 아니다.” 정확히 그게 포인트다. 모든 걸 다 하려는 신발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달리기에 잘 맞는 신발일 뿐이다.
모든 사람이 매번 달리기를 레이스처럼 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그냥 나가서 몸을 움직이고, 나갈 때보다 기분이 좋아진 상태로 돌아오면 충분하다. 뉴발란스 엘립스 v1은 그런 영역에 잘 맞는다. 레이스용 신발을 대체하진 않겠지만,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다. 만약 나처럼 처음 달리기를 좋아했던 이유를 다시 떠올리고 싶다면, 꽤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