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여행의 미래

2017.11.10GQ

기술은 앞으로 우리의 여행 습관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1. 전세계 어디든 1시간 내에 도착한다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다 줄 거라고 장담하는 엘론 머스크는 우주 여행 시대를 열기에 앞서 전세계를 1시간 생활권으로 좁힌다는 놀라운 계획을 밝혔다. 현재 스페이스 X는, 서울에서 뉴욕까지 약 4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한 차세대 우주선 BFR을 개발 중이다. 뉴욕에서 런던까지 29분, LA에서 토론토까지 24분 등 전세계를 1시간 안에 누빌 수 있는 비결은 우주선을 타고 최대 27,000mph의 속력으로 지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더불어 객실 공간을 초대형 항공기인 A380보다 크게 만들고, 우주선을 100% 재활용해 가격을 기존 항공기의 비즈니스석 정도로 책정할 예정이다.

 

2. 무거운 여행 가방은 숙소로 바로 배송된다

최근 여행 가방 배달 서비스가 런던 히드로 공항에 나타났다. 에어포터(airportr.com)는 지정한 시각에 공항에서 짐을 찾아 호텔로 배달하는 새로운 서비스다. 반대로 호텔에서 공항으로 짐을 부칠 수도 있으며 GPS를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여행 가방의 위치를 알 수도 있다. 가격은 30파운드(약 4만 4천원)부터. 공항에서 내려 중요한 미팅에 바로 가야 하거나, 호텔 체크아웃 후 짐 맡길 곳이 없어 곤란할 때 낼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또 일본 도쿄와 오사카의 나리타, 하네다, 간사이 공항에서도 비슷한 서비스인 러기지 프리(www.luggage-free-travel.com)를 2018년 1월 정식 런칭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공항에서 호텔, 호텔에서 공항으로 짐을 배달해 주는 건 물론, 호텔에서 다른 호텔로도 이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 가격은 2000~2500엔(약 2만~2만 5천원)이다.

 

3. 인스타그램 전용 사진가가 생긴다

인스타그램에는 #vacation이란 태그 아래 약 6천 8백만 개의 게시물이 있다는 걸 알고 있나? 조지아 대학 연구팀은 소셜 미디어에 독특한 여행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올려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소셜 미디어가 여행지를 결정하는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몰디브 랑갈리 섬에 있는 콘래드 몰디브 랑갈리 아일랜드 리조트(Conrad Maldives Rangali Island)에서는 투숙객에게 인스타그램 버틀러를 배정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버틀러의 역할은 랑갈리 섬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해변, 레스토랑 등으로 손님을 안내하고 그 곳에서 인생 사진을 찍어주는 것. ‘좋아요’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포즈를 알려주는 건 덤이다. 1시간, 3시간, 5시간짜리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4. 결정 장애가 있는 이를 위한 여행 소프트웨어가 등장한다

1년에 휴가는 한 번뿐인데 가고 싶은 여행지가 너무 많아 결정을 못 내리는 이들에게 구원자가 나타났다. 당신의 얼굴 표정만 쓱 훑고도 마음의 소리를 맞추는 서비스가 등장했단 소식. 영국 여행사 TUI는 리얼 아이즈(Realeyes)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와 함께 여행자의 표정을 분석해 개인 여행 일정을 짜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2분짜리 다양한 여행지 동영상을 감상하는 동안 카메라가 얼굴의 149개 부분 미묘한 표정 변화를 분석해 어떤 여행지를 선호하며,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즐기는지 알아낸다. 물론 이 소프트웨어는 미심쩍은 구석이 남아 있지만, 곧 항공권 예약 사이트나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AI 기술로 당신의 여행 패턴을 분석해 추천 여행지를 짚어줄 날이 머지 않았다.

 

5. 비행기 위에서 전용 극장을 즐긴다

비행 중 착용하도록 특별히 고안된 VR 헤드셋이 개발됐다. 파리에 본사를 둔 스카이라이츠(SkyLights)의 새로운 VR 시스템, 알로스카이가 그 주인공이다. 알로스카이는 기존에 문제가 됐던 헤드셋의 무게를 60%나 줄여 비행 중 사용하도록 제작된 것으로, 풀 HD 해상도로 2D, 3D, 180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안경 내부에 시력 교정 기능이 있어 안경 없이 헤드셋을 착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올 7월부터 에어 프랑스는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북대서양의 세인트마틴 섬까지 운행하는 A340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이를 시범 운영 중. 에어 프랑스는 비즈니스석 40여개 좌석에 외부의 불빛과 소음이 완전히 차단된 40개의 영화관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20세기 폭스, 드림웍스, 워너브라더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BBC 등이 스트리밍된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영화 <인터스텔라>, Space X, Airportr, 인스타그램 @conrad_maldives, Realeyes, SkyL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