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에 계절이란 없다. 자동차와 화음이 맞으면서 찬바람까지 튕겨낼 아이템만 갖춘다면.
미니 쿠퍼 S 컨버터블 l 귀여워야 미니다
작다고 무조건 귀여운 건 아니다. 송풍구든, 센터페시아든 똥글똥글한 모양으로 도배한 미니 정도 돼야 타고난 귀염둥이라 할 만하다. 애교로 가득 찬 미니의 속살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을 추위 따위가 막을 수는 없다. 게다가 루프를 열면 조금 좁았던 머리 공간이 무한대로 변한다. 단, 한겨울에 지붕을 열고 달리면 보는 눈이 많을 테니 옷차림새도 미니처럼 대놓고 몽실몽실하면 좋겠다.
지프 랭글러 ㅣ 야생 전문 오프로더
아무리 SUV 전성시대라지만 험로 주파는커녕 아스팔트만 벗어나면 당황하는 차가 부지기수다. ‘패션 SUV’가 범람하는 가운데,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는 랭글러는 여전히 오프로드로 향한다. 정돈된 도로를 다소곳하게 달리기보다 덥든 춥든 루프를 뜯어내고 질척이는 야생을 누벼야 어울린다. 우리가 부르던 그 ‘짚차’의 모습이다.
이보크 컨버터블 ㅣ 1+1의 미덕
스포츠카만 파란 하늘을 즐기란 법은 없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토실토실한 SUV이면서도 뚜껑을 여는 재주가 있다. SUV를 사니까 오픈 에어링이 부록으로 딸려오는 격이다. 비록 최초는 아니지만 현재 생산되는 컨버터블 SUV는 이보크 컨버터블이 유일하다. 모양을 바꿀 수 있고 여러 기능을 한 몸에 담은 물건이라면,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다면, 이 희귀종 SUV에 오를 자격이 있다.
페라리 488 스파이더 ㅣ뼛속까지 이탤리언
엔초 페라리가 회사를 창립한 이후로 페라리는 한 번도 심심한 차를 만든 적이 없다. 테스타로사, F40 등 20세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차 모두 이탈리아 특유의 화려한 멋을 간직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속도도 덩달아 화려해졌다. 페라리 488 스파이더는 멈춰 있다가도 스로틀을 활짝 열면 단 3초 만에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한다. 살갗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속도감이라면 제아무리 한겨울 추위라도 두려울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