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낭인처럼 등장했다. 규칙이고 관습이고 모르겠고 일단 붙고 보겠다는 태도가 있었고, 얼굴에는 짙게 드리운 그늘이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낭인이 등장해 벌이는 피바람 몰아치는 싸움은 언제나 재미있다. 그는 즉각 <쇼 미 더 머니> 시즌 6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우원재가 정말로 규칙과 관습을 뛰어넘은 대목은 싸움 자체라기보다 장르였다. 그는 무협활극의 주인공이 아니라 예술가이고자 했다. 언뜻 도발적인 가사로 일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누구도 모욕한 적이 없고, 치열한 허세 혹은 위악 외에는 텅 비어있는 한국 힙합에서 희귀한, 한국사회에 발을 딛고 선 가사를 썼다. 파이널 곡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던 ‘시차’가 음원 차트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것은 <쇼 미 더 머니> 시즌 6의 후광만이 아니다. 아티스트는 거기가 아닌 여기에서 싸우는 사람이다.
- 에디터
- 정우영
- 일러스트레이터
- Adr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