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각자의 목소리로 외치고 항의하고 요구해서 열매까지 맛 보았던 한 해였다. 그러니까 하나의 목소리는 단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GQ>는 올해도 <GQ>로서 한 해를 치밀하게 돌아봤다. 편향과 편애로 무장하고 따졌다. 그리고 이것은 2017년 <GQ> 어워드다.
권혁수가 지난 3월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해 보여준 건 하루 남짓의 일상이었지만, 그가 보여준 ‘먹방’은 파괴적이었다. 많이 먹고, 잘 먹어서가 아니다. 상투적인 ‘먹방’을 풀쩍 뛰어넘는, 다이어트의 심리적 규율을 와장창 깨뜨린 먹방이라서다. 날씬한데 잘 먹는 걸그룹 먹방, 몸이 크고 먹성이 좋아 무엇이든 잘 먹는 푸드 파이터의 먹방, 털털해 보이기 위해 온 얼굴을 망가뜨리는 먹방을 가볍게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 권혁수는 집어 드는 접시마다 이걸 지금 즐겨야하는 완벽한 이유가 있고, 수많은 음식 중에 꼭 그것이어야 하는 확고한 취향이 있다. “만두를 3개 먹을 거면, 간장을 찍지 않고 5개를 먹는 게 낫다”고 보는 권혁수만의 ‘저염식 다이어트’ 철학을 듣고 있자면 그가 음식 앞에서 느끼는 행복을 아무도 방해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올해의 즐거운 다이어터로 권혁수를 뽑는다.
- 에디터
- 손기은
- 일러스트레이터
- Soon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