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성수동의 나폴리 피자집 ‘다로베’

2018.01.05손기은

서울에 새로 문을 연 레스토랑 열 군데를 골랐다. 햇살이 길게 늘어질 때까지 앉아 점심을 먹고, 주방에 불이 꺼질 때까지 앉아 저녁을 먹었다.

다로베 지난 7일,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나폴리 피자의 기술자(피자이올로)를 무형문화재로 인정했다. “피자는 섬세한 요리예요. 피자이올로는 그저 피자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온도를 다루는 사람입니다. 450~480℃ 사이를 오가며 피자를 구워내죠. 쓰는 근육도, 온도도, 장비도 매우 다릅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피제리아 다로베를 책임지는 강우석 셰프(줄무늬 앞치마를 입은 남자)의 얼굴에도 뿌듯함이 어린다. 제대로 된 나폴리 피자를 성수동에서 재현하기 위해 그는 우선 화덕에 공을 들였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데 걸린 시간만 1년. 전통 화덕이지만 부담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도록 밝고 경쾌한 흰색 타일로 마감했다. 얼핏 보니 그가 쓰고 있는 흰색 모자를 꼭 닮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피맥’ 공식은 상관없다는 듯, 다로베는 와인과 어울리는 피자 맛을 찾는 데 집중했다. 반죽을 조금 더 숙성시켜 빵 자체의 풍미를 강조했고, 물소 젖으로 만든 부팔라 치즈만 사용해 맛의 깊이를 더했다. 이런 도우 위에는 뭘 올려도 맛이 좋지만, 서울 최고의 나폴리 피자를 만들겠다는 셰프의 자존심은 까다롭게 고른 치즈와 소스만을 피자 위에 불러 모았다. 상단 왼쪽은 리코타 치즈와 프로슈토 고토 햄을 넣어 구운 ‘칼조네 다로베’다. 고기 풍미 가득한 라구 소스를 더했다. 상단 오른쪽, 화덕에 입장하는 건 부팔라 모차렐라 치즈와 프로볼로네 치즈의 깊은 맛과 달걀노른자와 트러플 오일이 진하게 감기는 ‘비스마르크’다. 프로슈토 고토 햄과 바질의 감칠맛도 넉넉히 올라간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 48 삼호빌딩 1층
전화번호: 02-499-3666
웹사이트: @pizzeria_darobe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이현석
    프리랜서 에디터
    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