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음향 속에서 질주하는 차, 그 궤적에 포개지는 악기.
JAGUAR ㅣ F-Pace 공기가 아니고는 F-페이스의 그릴 사이를 도무지 통과 할 수 없을 것 같다. 치밀하게 묶은 매듭 같은 짜임은 쉽게 빈틈을 내보이지 않는다. 포효하는 재규어의 얼굴은 F-페이스의 맹수성을 증폭 시킨다. 세단에서 형태는 변했어도 재규어는 야성을 잃지 않는다. 미세한 소리까지 예민하게 녹음하 는 콘덴서 마이크 TLM103은 최저가 1백80만원대, 노이만 by 젠하이저.
TESLA ㅣ Model S 테슬라의 진짜 목적이 궁금 했다. 차를 만드는 게 목적인지, 차를 통해 세상을 흔들고 싶은 건지. 맹렬한 가속은 소리가 없어 비현실적이다. 센터페시아의 큰 스크린은 자동차의 진보를 확실하게 전시한다. 열쇠를 쥔 사람을 인식해 도어 핸들이 스르르 나오는 순간, 영롱하고 명쾌한 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듀얼 사운드 엔진을 갖춘 88 건반 신시사이저 RD-2000 은 3백35만원, 롤랜드 by코스모스악기.
MASERATI ㅣ Quattroporte 도어가 4개라는 뜻의 콰트로 포르테. 마세라티에서 가장 큰 세단이라는 속성을 이보다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 우아하게 떨어지는 선으로 채운 그릴 역시 그 역할을 돌려 말하지 않는다. 팽팽한 긴장과 느슨한 곡선이 모두 보인다. 스포츠 세단과 럭셔리 세단이라는 속성을 영리하게 조율한다. 보디를 접을 수 있는 사일런트 기타 SLG200S는 86만4천원, 야마하뮤직코리아.
DUCATI ㅣ Monster 1200S 몬스터 1200S는 스포츠 네이키드 중에서도 형태가 특히 당당하다. 오른쪽을 휘감는 배기 파이프는 불끈 솟은 핏대처럼 생물학적인 선보다는 차라리 거대한 기계의 일부에 가깝다. 폭발을 반복하는 엔진과 합주라도 하는 것처럼 파이프를 지난 공기는 결국 세찬 소리를 울린다. 스페인 히리베야 지방에서 생산한 트럼펫 Titan C는 4백50만원, 스톰비 by 영창뮤직.
CADILLAC ㅣ Escalade 크기만으로 모든 걸 제압할 수 있다는 걸 끝내 증명했다. 거대한 몸집이 울리는 V8 엔진 소리는 낮고 웅장한 데다 거슬리는 곳 없이 부드럽다. 덩어리라고 해야 마땅할 에스컬레이드에 곡선 같은 건없다. 그 끝을 장식한 테일램프도 절도 있게 한 번 꺾였을뿐, 반듯한 선은 변할 수 없다. 3/4사이즈의 5현 콘트라베이스 14M Busetto는 3천만원, 엠마누엘 빌퍼 by 심로악기.
- 에디터
- 이재현
- 포토그래퍼
- 이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