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생기는 17인의 명사가 프루스트가 고안한 직설적인 질문에 답했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흥미롭고 내밀한 열일곱 개 답이 쏟아졌다.
안드레아 보첼리
클래식 개인 보컬 역대 최다 판매 기록 보유자인 이탈리아의 테너 보첼리가 화음의 진정한 의미를 성찰했다.
완벽한 행복이란? 전 세계와 평화 속에 있는 것. 그 출발점은 가족과의 평화다. 조화로움 없이는 가족의 행복을 이룰 수 없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움은 시간 낭비다. 우리의 삶을 하느님의 손에 맡기는 게 최선이다.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의심의 여지없이 자만심. 타인에게서 가장 유감스런 점은? 의심의 여지없이 자만심. 어떤 때 거짓말을 하나? 자유로운 인간은 어떤 때도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가장 많이 쓰는 단어나 문장은?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피아노 공부를 끝내지 못했다는 사실 아닐까.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부모가 되는 기쁨을 누려본 사람이라면 다들 같은 답일 거라 생각한다. 현재 마음 상태는? 평온하다.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나는 늘 타협이 어려웠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밑바닥의 고통은? 비참함은 존엄이 없을 때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당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모르겠다. 가장 싫어하는 것은? 권태. 인생에서 지겨워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어떻게 죽고 싶은가? 내 관심사는 삶이다. 죽음은 내게 단순한 통과 지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좌우명은? “말이 아니라 사실이 중요하다.”
스티븐 킹
미국이 낳은 위대한 공포 소설가 스티븐 킹의 가장 큰 두려움은 기억상실이었다.
완벽한 행복이란? 독서 시간.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 생존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버락 오바마.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남이 내가 원치 않는 걸 요구했을 때 상대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받아주는 성향.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자동차를 심하게 많이 갖고 있다. 좋아하는 여정은? 메인주에서 플로리다까지의 고속도로 드라이브.
어떤 때 거짓말을 하나? 드물지만, 남이 마음 상하지 않게 하려 할 때. 자신의 신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위는? 으음. 거의 다 괜찮은데. 어머니가 “스티븐, 넌 잘생긴 죄로 죽는 일은 없을 거다”라고 말한 적 있는데, 그것도 괜찮다. 생존 인물 중 가장 경멸하는 사람은? 그걸 말해 주면 당신을 죽여야 한다. 하지만 웨인 라피에르(NRA 회장)라고 할 순 있겠군.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젊을 때 멍청한 짓과 술을 너무 자주 마셨던 것. 프레디 펜더를 인용하자면 낮을 낭비하고, 밤도 낭비했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아내.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교사 시절의 마지막 날, 전업 작가로서의 첫날.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조지 소로굿처럼 슬라이드 기타를 연주하고 싶다.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집착이 좀 적어졌으면 좋겠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이혼을 안 했다는 점.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날 것 같나? 개. 착하고, 사랑 많이 받고, 겨울에 안으면 따뜻한 녀석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당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끈기. 남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너그러움. 여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너그러움. 좋아하는 작가는? 코맥 매카시, 존 르 카레, 존 샌드포드, 마거릿 애트우드, 마이클 코넬리, 리 차일드, 루스 렌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래리 맥머트리…. 다 말하려면 밤 샌다.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허구 속의 영웅이 있다면? <오브리 머투린> 시리즈의 머투린 박사. 그럼 현실에서의 영웅은? 로자 파크스. 좋아하는 이름은? 대답 안 하겠다.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나? 장미는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똑같이 향기로운데.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약속 좀 깨지 말았으면. 어떻게 죽고 싶은가? 2100년에, 즐겁게. 좌우명은? “만족할 때까지 계속하라.”
닐 패트릭 해리스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자로도 유명한 해리스가 자신의 경력을 <지상 최대의 쇼>에 비유했다.
완벽한 행복이란? 남편 데이비드, 친구들과 함께 디즈니 테마파크 무제한 입장권을 받는 것.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열대풍 칵테일을 마시면서 우리끼리 돌아다니는 거다. 우리 집 쌍둥이도 같이 있겠지만, 말썽 안 부리고 기분 좋은 상태여야 한다. 그건 데이비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모든 게 사라져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역사 속 인물은? P. T. 바넘.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작년에 아주 근사한 야마하 디스클라비어 피아노를 샀다. 좋아하는 여정은? 마흔 살 생일에 데이비드가 일주일간의 전국 일주 보물찾기 게임을 선물해줬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 중…, 아니, 그냥 최고였다. 정말 멋진 남자다.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대학에 안 간 것. 훨씬 똑똑해졌을 텐데.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남편 데이비드 마이클 버트카. 여전히 그는 날 웃게 해준다.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마술, 인형극, 연극, 건축 등 내 모든 관심사가 한 자리에 모인 곳, 즉 태양의 서커스, 디즈니 테마파크, 이머시브 극장 같은 곳에서 가장 행복했다.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춤 실력. 현재 마음 상태는? 마음이 급하다. 세계의 수많은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니까.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너무나 멋진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것. 무엇으로 환생할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아마 신형 테슬라 자동차. 가장 아끼는 물건은? 이상하지만, 사랑니 Wisdom Teeth 넷을 하나도 안 뺐다. 빼면 지혜 Wisdom를 잃을까 봐. 살고 싶은 곳은? 하와이. 일론 머스크가 빨리 초고속 지하 튜브를 개발해서 15분 만에 하와이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일은 뭔가? 테마파크 설계.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허구 속의 영웅이 있다면? 인디애나 존스와 개구리 커밋 중 하나를 고를 수 없다. 그럼 현실에서의 영웅은? 오바마 대통령, 패멀라 프라이먼, 짐 헨슨. 가장 싫어하는 것은? 뭘 맡겨놓은 것처럼 구는 태도. 어떻게 죽고 싶은가? 빠르고 갑작스럽게. 죽음의 그림자가 떠도는 게 싫다. 좌우명은? “멋지고 훌륭한 시간.”
지미 카터
미국 39대 대통령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지미 카터가 중동 분쟁, 사랑하는 아내, 플라이낚시에 대해 말했다.
완벽한 행복이란? 아내와 함께 집에 있을 때.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나의 종교적 원칙을 어기는 것.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역사 속 인물은? 해리 트루먼. 생존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나의 아내, 로잘린.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자기만족. 타인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오만. 당신에게 최고의 사치는? 플라이낚시 장비. 좋아하는 여정은? 송어가 잘 잡히는 곳으로 갈 때. 가장 과대평가된 미덕은? 자존감. 어떤 때 거짓말을 하나?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할 때. 자신의 신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위는? 작은 키와 구부정한 몸. 생존 인물 중 가장 경멸하는 사람은?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가장 많이 쓰는 단어나 문장은? “나.”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이란에 잡힌 미국인 인질들을 더 빨리 풀어주지 못한 것.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나의 아내, 로잘린.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 카터 센터에서 일할 때.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그림 그리기. 현재 마음 상태는? 행복. 만족.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주변 사람들의 기분에 좀 더 세심해지기. 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미국의 평화를 지키고 다른 나라에 평화를 가져다준 것.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으로 태어날 것 같나? 나 같은 소년. 무엇으로 환생할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숲지기나 야생 생태계 관리인.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밑바닥의 고통은? 스스로에게 불명예스러운 일을 한 뒤 혼자 있기. 살고 싶은 곳은?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 가장 두드러지는 당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끈기. 남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정직. 여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정직. 친구를 사귈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정직. 좋아하는 작가는? 시인 딜런 토머스, 소설가 패트릭 오브라이언.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허구 속의 영웅이 있다면? 잭 오브리 대위. 그럼 현실에서의 영웅은? 윌리엄 포지와 돈 홉킨스 같은 공중보건의들. 가장 싫어하는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돈에 의해 전복되는 모습. 어떻게 죽고 싶은가? 집에서 평화롭게 떠나고 싶다. 좌우명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되 변치 않는 원칙을 고수하라.”
대니얼 래드클리프
열한 살 때 해리 포터가 되어 세상에 마법을 걸었던 소년은 어른이 됐지만, 아직도 저녁에 팬케이크를 먹는 게 좋다.
완벽한 행복이란? 아침이 아닌 시간에 아침 식사하기. 저녁에 팬케이크를 먹으면 행복해진다. 자신에게서 가장 유감스러운 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면 안 될 말만 골라 하는 재능. 좋아하는 여정은?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길. 가장 과대평가된 미덕은? 7대 미덕 중 정절. 어떤 때 거짓말을 하나? 영화 기자 대상 홍보 파티, 연극 백스테이지, 그리고 문답. 자신의 신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위는? 미소. 비대칭이다. 당신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이런 얘길 하기엔 좀 젊지 않나. 언제 어디에서 가장 행복했나? 하나만 고르기 힘든 걸 보니 난 꽤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 아홉 살 생일잔치가 엄청나긴 했다. 가장 갖고 싶은 재능은? 그림을 잘 그렸으면 좋겠다. 연습을 많이 하면 대부분의 능력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 경우, 그림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것 같다. 현재 마음 상태는? 이 문답이 생각보다 깊이 들어가서 조금 놀란 상황이다. 당신의 한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말을 좀 천천히 하고 싶다. 인터뷰를 보면 가끔 경매 진행자처럼 말하더라고.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밑바닥의 고통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데 도와줄 힘이 없는 것. 살고 싶은 곳은? 런던과 뉴욕. 가장 두드러지는 당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에너지가 넘친다. 남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지성. 여자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지성. 친구를 사귈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은? 친구마다 좋아하는 이유가 달라서 하나를 고르기 힘들다. 좋아하는 작가는? 미하일 불가코프, 토니 해리슨, P. G. 워드하우스, 피터 쿡, 톰 스토파드.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허구 속의 영웅이 있다면?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거장. 그럼 현실에서의 영웅은? 부모님. 톰 브래디. 톰 레러.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례함과 직설 화법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엔터테인먼트 업계인이면 소시오패스처럼 굴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양이 적은 음식. 무엇으로 환생할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퀴즈쇼 <제퍼디!>의 질문자가 되고 싶다. 어떻게 죽고 싶은가? 빛나는 영광 속에서. 좌우명은? “불쾌한 인간이 되지 말자.”
- 에디터
- Vanity Fair
- 일러스트레이터
- Robert Ris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