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해상 도시, 크루즈.
“지각 변동이 일어났죠. 여객선 운항사들이 크루즈를 선박이 아닌 수상 리조트로 취급하기 시작했어요.”
지난 3월 바르셀로나에서 첫 항해에 나선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여객선으로 그 크기가 ‘타이타닉’호의 5배 정도다. 이 거대한 크루즈의 길이는 362미터로, 똑바로 일으켜 세울 경우 이보다 높은 빌딩은 유럽에 단 두 채밖에 없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크루즈 운항사 로열 캐리비언이 소유 및 운영하는 이 크루즈는 9천 명까지 태울 수 있고, 40개 이상의 식당과 바, 23개의 수영장과 자쿠지,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되어 있다. 또 웨스트엔드 규모의 극장 2개와 아이스링크, 서핑 시뮬레이터와 2개의 인공 암벽등반 벽까지 갖추고 있으며 집라인, 회전목마, 미니 골프 코스, 10층 높이의 미끄럼틀, 레이저 태그, 스파, 체육관, 카지노는 물론이고 수십 개의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구비했다. 바꿔 말하면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는 터무니없이 많은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최고급 호텔이라 할 수 있으며, 마침 물에 뜰 수도 있는 것이다.
크루즈를 상상해보면, 은퇴한 중장년이 햇볕에 벌겋게 탄 채 셔플 보드에 매달린 광경이나 좁아터진 객실, 형편없는 음식과 노로 바이러스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한때는 정말로 그렇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크루즈는 이동 수단에서 거대한 수상 도시로 변모했으며, 스카이다이빙 시뮬레이터(‘퀀텀 오브 더 시즈’호), 1인용 차로 카트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고카트(‘노르웨이지안 조이’호), 범퍼카(‘퀀텀 오브 더 시즈’호), 그리고 아이스 바(‘노르웨이지안 브레이크어웨이’호) 등을 포함하기에 이르렀다. 선내 식당에서는 미쉐린 셰프들이 고안한 메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밀레니엄 세대와 중국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크루즈 산업은 현재 황금기를 누리는 중이다. 지난 2017년 한 해, 크루즈에 오른 승객은 2천5백만 명을 넘어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루즈 얘기만 들어도 ‘맙소사, 말도 걸기 싫은 5천 명 틈에 껴서 지루함에 미쳐버리고 말 거야’라고 반응하곤 하죠.” 크루즈와 호텔을 설계한 이력이 있는 WKK 건축사무소의 설립자 톰 라이트는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밤새 마법처럼 움직이는 호텔에 가는 것과 비슷해요.”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 팬사이트의 한 이용객의 말처럼 5개의 행선지에 전부 갈 수 있지만, 짐은 한 번만 풀면 되는 것이다.)
일단 한 번 발을 들이면, 첫 크루즈가 마지막 크루즈로 남는 일은 없다. 사우스햄튼에서 베니스, 바베이도스까지 많은 항구가 재방문 고객들을 가득 채운 흰색 크루즈들로 붐빈다. 크루즈 업계의 만족률은 통상 94퍼센트를 웃도는데, 리처드 페인이 즐겨 말하듯 어느 업계에서도 이렇게 높은 수치는 나오지 않는다. 초콜릿 회사들도 그 정도는 아니다.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의 회장인 페인은 그 자리를 1988년부터 지켜왔다.(로열 캐리비언은 3개의 크루즈 운항사 로열 캐리비언 인터내셔널, 셀러브리티 크루즈, 아자마라 클럽 크루즈를 산하에 두고 있다.) 올해로 예순아홉 살이 되는 페인은 완고한 턱에 풍채가 좋고 수려한 외모를 지녔다. 그는 크루즈가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초대형 관광지로 변화하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다.(‘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를 비롯해 세계에서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로 큰 크루즈가 모두 로열 캐리비언의 것이다.) 타고난 세일즈맨인 페인을 처음 만난다면, 그는 상체를 살짝 숙이고 고개를 딱 알맞은 각도로 기울여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것이다: “크루즈 타보셨나요?”
페인은 크루즈 산업의 이미지 문제가 오히려 기회라는 점을 알아챈 사람이었다. 그는 크루즈에 회의적인 시각을 고수하는 지상파에게 크루즈가 구식이 아니며 지루하지 않고, 업계 농담대로 ‘신혼과 황혼’으로 가득하다는 점을 제대로 설득할 수만 있다면 로열 캐리비언은 평생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문제는 인식의 차이에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부류의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종류의 선박이 필요했다. 페인은 핀란드 출신 조선 기사이자 여객선 설계로 이름을 알린 해리 쿨로바라를 영입해 새로운 선박의 설계를 맡겼다. 둥글둥글한 소년 같은 얼굴을 가진 쿨로바라는 프레임의 윗부분이 너무 두꺼워 마치 일자눈썹처럼 보이는 안경을 썼다. 항구 도시 투르쿠에서 자란 그는 아침마다 스웨덴으로 향하는 여객선의 출항 모습을 바라봤고, 틈이 날 때마다 배를 타고 물 위에서 시간을 보냈다. 1980년대 후반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핀란드의 여객선 회사 실야 라인을 위해 두 척의 혁신적인 여객선을 설계했다. 그가 설계한 여객선은 길이 150미터에 갑판 2개 층 높이의 산책로가 중앙을 관통하며 후미에 이르러 커다란 창으로 끝난다. 이 창은 자연광을 배의 중심까지 전달함으로써 승객들에게 자연스러운 도로 같은 허브를 제공했다. 과거의 배 중심부는 그저 어둡고 우울한 공간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하얏트 호텔의 공동 설립자이자 프리츠커 건축상의 창립자인 제이 프리츠커 등을 멘토로 둔 페인은 디자인 감각이 뛰어났으며, 쿨로바라가 설계한 여객선을 눈여겨보았다. “‘실야 세레나데’호를 본 리처드는 자신도 이런 배를 갖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로열 캐리비언의 기술 팀은 그런 배를 만드는 게 불가능했죠.” 쿨로바라는 설명한다. 결국 1995년 페인은 쿨로바라를 영입했고, 조선 분야의 전설이 된 노르웨이 출신의 조선 기사 냘 아이데와 함께 조선 부문을 이끌게 했다.(아이데는 호텔 같은 선내 아트리움을 최초로 설계한 기사다. 아트리움은 이제 일반적인 장치가 되었다.) 당시 로열 캐리비언은 기존의 플래그십 모델인 ‘소버린 오브 더 시즈’호와 같은 선박을 발주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페인이 해리에게 한 말은 “우린 그걸 만들지 않을 거야. 더 나은 게 필요해”였다.
페인이 얘기한 더 나은 배는 1999년에 탄생한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였다. 6억 5천만 달러가 든 이 배는 기존의 최대 규모 크루즈보다 75퍼센트 더 컸으며 파나막스(파나마 운하의 폭으로 업계에서 선박의 규모를 측정하는 기준)보다도 컸다. 실야 라인과 비슷한 중앙 산책로 끝에는 두 대의 전망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로열 캐리비언이 최초의 수상 아이스링크와 후미의 암벽등반용 벽을 선보인 것도 이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다.(페인은 암벽등반용 벽에 찬성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업계의 표준이 되어버렸다.)
“크루즈의 인구밀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에요. 사람들을 어떻게 분산시킬지, 어떻게 길을 잘 찾아가게 할지가 관건이죠. 사람의 행동 방식을 이해하고 예측해야 해요.”
크루즈 디자인이 폭주하기 시작한 정확한 시점은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의 등장 이후다.
이 배의 등장으로 크루즈 업계는 갑자기 유흥과 오락 시설 구비 경쟁에 휘말렸다. 로열 캐리비언의 경쟁사인 MSC 크루즈의 신조 담당 부사장 트레버 영은 당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여객선 운항사들이 크루즈를 선박이 아닌 수상 리조트로 취급하기 시작한 거죠.”
돌이켜보면, 1940년 RMS ‘퀸 엘리자베스’호 출범 이후 여객선의 최대 규모 경신은 단 두 차례였다. 그러나 쿨로바라가 로열 캐리비언에 합류한 이후 기록 경신이 11차례 있었다. 그중 10척이 쿨로바라의 작품이다. “가장 큰 배를 설계하는 게 목적은 아니에요.” 조금 멋쩍은 얼굴로 그가 말한다. “목표는 최고로 좋은 배를 만드는 거죠. 우리의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공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뿐이에요.”
크루즈 설계자들은 지상의 건축가들은 생각도 못할 각종 제약을 받는다. 선박은 북대서양의 태풍과 발트해의 눈, 그리고 카리브해의 맹렬한 더위를 모두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사방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선체를 강타하는데, 이는 선박을 한시도 가만 두지 않으며 배의 철골 구조는 물론 엔진과 프로펠러에 끊임없이 진동을 발생시킨다.
바다 위에서 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섬이어야 한다. 동력과 용수는 물론 쓰레기와 폐기물도 스스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소방대와 구급대도 없기 때문에 승무원 전원이 소방 훈련을 거치며, 선상 의료 센터는 대부분의 응급 상황(여기에는 사망도 포함된다. 모든 크루즈에는 작은 영안실이 있는데, 노년층이 크루즈 여행을 특히 좋아하기 때문이다)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크루즈는 범죄 발생에 대비해 구금실도 갖추고 있지만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쿨로바라의 신조 담당 부서가 있는 로열 캐리비언의 이노베이션 랩은 플로리다 비스케인 베이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여객 항구, 마이애미항에 있다. 쿨로바라의 팀에는 조선 기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엔지니어, 프로젝트 매니저 등 약 200명이 속해 있다. “제가 크루즈 설계에 관여하기 시작했을 당시엔 캐드(CAD)가 없었어요”라고 페인이 얘기한다. “우리는 새드(SAD), 또는 ‘가위 지원 설계’를 사용했죠. 식탁에 도면을 넓게 펼친 후 오려 붙여가며 작업했기 때문이에요.” 현재 이노베이션 랩은 광범위한 대규모 실험 및 프로토 타입 제작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가상현실 동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쿨로바라 이하 디자이너와 조선 기사들이 크루즈의 내부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다.
크루즈 설계 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바로 사람들의 통행이다. “크루즈의 인구밀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에요. 사람들을 어떻게 분산시킬지, 어떻게 길을 잘 찾아가게 할지가 관건이죠.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이해하고 예측하면 해답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쿨로바라는 설명한다. 승무원 포함 약 9천 명을 수용하는 크루즈 내 오락 시설을 고르게 배치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2개 극장은 양 끝에 설치했다. 카지노는 중앙에 있지만 산책로인 로열 프롬나드 아래에 있다.(경험적으로 볼 때, 선내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하는 데만 이틀이 걸린다고 한다.)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2천2백 명에 달하는 승무원이 배의 바닥에서 주방과 창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동선을 확보하는 일이다. 안전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현대의 대형 선박은 6개 또는 그 이상의 층별 방화 구획 구조라 비상시 격리가 가능하다. 긴급한 사태 발생 시 집합 장소로 사용되는 넓은 공공장소는 고르게 퍼져 있어야 하며, 선내 복도의 폭은 긴급 상황 속 승객들의 이동을 계산에 넣은 후 결정한다.
주요 공간들의 윤곽을 잡고 나면 지리하고 어려운 배관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선박 건조의 큰 부분, 85퍼센트 정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에요. 공조, 전기, 배수, 발전 등과 같은 것들”이라는 게 쿨로바라의 설명이다. 크루즈 설계는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 용골과 선체의 저층부를 가공하는 동안 상층부 설계를 계속하는 식이다. “콘셉트 디자인과 건축 설계를 함께 해요. 조선 기사들은 유체 역학과 유체 정력학, 선체 구조 등을 고민하죠. 그 후에는 조선소에서 최종 엔지니어링을 진행하는 거예요.” 쿨로바라는 말한다.
배의 규모가 너무 큰 관계로 세부적인 디자인 작업은 다수의 건축사무소에 의뢰한다. 식당 설계는 식당 전문 건축가에게 맡긴다. 캐러밴 전문가들은 대체로 침실 설계를 잘한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와 함께 긴밀히 작업한 건축가가 100명 정도 될 거예요.” 쿨로바라는 선박 설계 과정 초기에 로열 캐리비언이 새로운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한 공모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사내 인력으로 해버리면 변화에 둔감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뭔가 놀랍고 대단한 것”을 도입하고자 할 경우 쿨라바라는 특별 프로젝트 팀을 꾸린다.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의 경우 신조 담당 부서는 배의 중심에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들이기 위한 빈 공간을 남겨두었다. 이때 특별 프로젝트 팀은 글라이스라 불리는 인조 빙판을 포함한 실내 경기장을 제안했고, 쿨로바라는 이 프로젝트를 보스턴의 윌슨 버틀러 건축사무소에 의뢰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퀀텀 오브 더 시즈’호의 우뚝 솟은 전망대를 비롯해 로열 캐리비언의 가장 대담한 기획들을 수차례 구현해 왔다. “우리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데 꽤 능숙해졌어요.” 버틀러는 말한다.
2018년 1월, 프랑스의 생나제르에서 건조 중인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를 보기 위해 찾아갔다. 정말이지 절망적인 날씨였다. 회색빛 안개가 대기에 가득했지만,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배가 보였다.
건조를 맡은 STX 프랑스는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 규모의 선박을 건조할 역량을 갖춘 몇 안 되는 거대한 조선소다. 갑판은 80개 정도의 거대한 블록에서 나뉘어 거꾸로 뒤집힌 상태로 제작되는데 각 블록의 무게가 800톤까지 나가기도 한다. 제작이 완료된 블록은 로봇을 이용해 거대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한다. 부둣가에는 MSC 크루즈의 신조 선박에 탑재될 갑판 블록들이 가만히 놓여 있다. 해상 크레인의 다리는 미동도 없이 서 있었고 플랫폼도 분리되어 있었다.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 건조는 일정보다 앞서고 있었다.
쿨로바라와 페인, 그리고 로열 캐리비언의 경영진은 현재 건조 중인 또 다른 선박, 셀러브리티 크루즈사의 ‘셀러브리티 엣지’호의 건조 현장을 방문 중이었다. ‘셀러브리티 엣지’호는 올해 11월부터 출항할 예정이다. 그들이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건조 프로젝트 매니저인 티모 위르요보리를 따라 선내를 구경했다. 쿨로바라와 마찬가지로 핀란드 출신인 위르요보리는 수염을 짧게 길렀고 노란색 안전모 아래로 금발 머리카락이 보였다. 저층부 갑판에 올라탔을 때 선내 이곳저곳에서 활발하게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일꾼 1천여 명이 최종적으로 설비를 장착하는 중이었고 톱질, 용접, 산업용 차량 소리들이 각종 언어와 무전 사이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는 로열 캐리비언의 네 번째 오아시스급 선박이다. 2009년 첫선을 보인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호는 선박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기존보다 50퍼센트나 더 커져 총 22만5천 톤에 이르렀는데 이는 업계 평균의 거의 두 배나 되는 수치였다. 오아시스급 선박은 각각 10억 달러를 상회하며, 이는 로열 캐리비언이 마이애미에 새롭게 지은 대형 크루즈 터미널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다. 쿨로바라에 따르면 선박의 규모가 커질수록 건조하는 어려움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과거에는 시판되는 가장 큰 구명선이 150인승이었다.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호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로열 캐리비언은 370인승 구명선도 함께 개발해야 했다.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에는 그런 구명선이 18척이나 탑재되어 있다.)
오아시스급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분리된 상부 구조다. 총 18개 층의 갑판으로 구성된 상부 구조의 중심부는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를 관통하는 산책로의 발전된 형태다. 선미는 갑판 11개 층 높이의 계곡으로 나뉘어 말굽 형상을 띤다. 이 산책로의 중심(오아시스급 선박은 7개의 ‘동네’로 나뉜다)에 서서 양 옆의 작은 마천루를 보고 있자면 마치 맨해튼에 와 있는 듯하다. 계곡은 꼭대기의 상갑판으로 연결되며, 상갑판에서부터 11층 높이의 얼티밋 어비스 미끄럼틀을 타고 나선형으로 돌아 산책로까지 내려오게 된다. “이런 식으로 크루즈의 가운데를 분리하는 것은 커다란 모험이자 일탈이었어요. 아마도 크루즈 산업 역사상 가장 큰 일탈이었을 거예요.” 오아시스급 선박의 외부 공간 개발에 참여한 톰 라이트가 말한다.
한편,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선창은 마치 물류의 성지 아마존의 창고 같다. 가장 깊은 층을 가로지르는 2차선 복도는 미국의 고속도로 이름을 따라 I-95라는 별명이 붙었다. 규모가 큰 주방들에는 욕조 크기의 푸드 프로세서와 모양과 크기가 자동세차기 같은 식기세척기가 설치되어 있다. 식품은 방갈로 크기의 냉장실에 보관된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선이 중요하다. 냉장실의 내부 배치는 요리사와 직원들의 움직임을 관찰한 끝에 세세한 부분까지 최적화를 마쳤다. 분주한 시간대에 들어오는 주문의 처리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주문한 음식이 식어서 나올 경우 승객들의 불만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는 주방에서 테이블까지 허용 가능한 최대 거리를 미리 정해두고 식당을 설계했다.
손 소독기를 지나며 위르요보리는 “위생 관리는 극단적인 수준으로 철저하다”고 잘라 말한다. 매년 최소한 한 번씩 선내에 질병이 발생해 퍼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실제로 병에 걸린 승객의 수는 1퍼센트도 안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질병이 발생할 수 있기에 해상에서는 엄격한 위생 규정을 지킨다. 승강기 버튼에서부터 카지노 칩까지 배의 모든 부분은 매일 살균 작업을 실시한다. 또한 내장재는 반복되는 소독 작업으로 인한 고농도 염소 처리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쓰레기는 저장 컨테이너에서 냉동 처리함으로써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하고 항구에 도착했을 때만 배출한다.
로열 프롬나드 위 배의 중앙부에는 어쩌면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가장 놀라운 시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상층부 객실들에 둘러싸인 옥외 공원 센트럴 파크다. 크루즈에 이런 공원을 짓는 것은 또 하나의 최초의 시도였으며 그 과정은 어려움으로 가득했다. 라이트는 처음에 잔디밭을 제안했다고 한다. 페인은 그의 제안을 마음에 들어 했지만, 바다 위의 잔디공원은 제정신이라 볼 수 없었다. 소금기 머금은 바람과 작렬하는 태양에 노출될 테고, 수천 명의 승객이 연중 매일같이 잔디를 밟게 될 터였다.
“크루즈 업계는 말도 못하게 보수적이에요. 기존에 고수하던 방식을 바꾸는 건 진짜 대단한 일이죠.”
“우리는 무언가에 착수하기 위해 항상 여러 가지로 조사를 해봐요.” 켈리 곤잘레스는 설명한다.
로열 캐리비언의 신조 선박 건축설계 담당 부사장으로 배의 공공장소 설계를 지휘하는 곤잘레스는 쿨로바라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이기도 하다. 둘은 지난 20년간 함께 일해왔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잔디 전문가를 고용했어요. 인간의 발자국을 따라 하기 위해 운동화가 달린 채로 돌아가는 바퀴로 실험을 해봤죠.” 그러나 결과는 고무적이지 못했다. 폐인은 말한다. “이럴 때 즉각적인 반응은 ‘수정하겠습니다’예요. 우리는 됐다고 했죠. 이건 수정이 필요한 게 아니라 설계가 잘못된 거라고 말했어요.”
쿨로바라는 샤렛을 소집했다. 로열 캐리비안은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 때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비공개로 설계에 대한 집중 검토 회의를 열곤 했다. “처음으로 돌아가 설계를 다시 했어요.” 그 결과 찾아낸 해결책은 1만2천 그루의 나무와 식물로 채운 자연식 정원이었다. 이런 정원을 만들기 위해 구석구석 빠짐없이 공학 기술을 동원했다. 토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화산 폭발 시 생기는 점토의 일종이에요. 지상의 식물원에서 사용하는 흙보다는 밀도가 낮죠. 땅에서는 스프링클러를 틀어 흙을 적실 수 있지만 배 위에서는 젖은 흙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요. 대신 흙 아래로 물을 공급하죠.” 정원 공사를 담당했던 버틀러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식물학자들은 물론이고, 외래 식물 종에 대한 규정을 확인하기 위해 각 항구 관세청의 자문을 받았다. 정원은 아직 미완성인데도 규모가 엄청나다. 고층 건물 위에 떠 있는 듯한 탁 트인 도심 공원으로 노천카페와 공연장까지 갖추고 있다. 이 모든 게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것이다.
센트럴 파크 구경을 마친 후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숙박 시설을 보러 갔다. 객실은 모두 한꺼번에 사전 제작해 대형 젠가 블록처럼 배에 삽입한다. 수많은 작업반원들은 분주히 매트리스를 얹거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절반 이상은 객실이 차지한다. “밀리미터에서 차이가 난다는 말을 하곤 하죠.”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객실 공사를 감독하는 수석 건축반원 해롤드 로는 설명한다. 더 얇은 베니어판을 사용함으로써 1센티미터를 줄인다면 배 전체적으로는 각 층마다 객실을 한 개씩 더 넣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객실 내 짐 보관함은 이케아 수준으로 정밀하게 설계한다.(비결은 평균 여행가방 크기를 계산한 후 거기에 기념품을 보관할 여유 공간을 조금 더하는 것이다.)
객실의 방음 처리는 완벽해야 한다. 객실 간 소음 뿐 아니라 엔진, 나이트클럽 또는 위층의 스카이다이빙 기구에서 나는 진동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욕실은 경사 시험을 거친다. 막힌 변기의 경우 배가 10도 기운 상황에서도 내용물을 쏟지 않고 물을 내려보낼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인테리어 룸이다. “전통적으로 안쪽의 객실에는 자연광이 없었기 때문에 얼마 안 가 시간 감각을 잃어버리죠.” 로는 설명한다. (바다에 오래 있다 보면 시간 감각이 틀어진다.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승강기에는 요일을 알려주는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지난 2014년 ‘퀀텀 오브 더 시즈’호에서 로열 캐리비언은 바깥 풍경의 영상을 띄운 전면 스크린이 설치된 가상의 발코니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네 대의 카메라를 사용했다. 시험 도중 역방향을 비추는 영상은 배멀미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배에 탑승하면 배의 진행 방향을 감으로 알게 되죠. 영상도 그에 맞춰야 하는 거예요”라고 로가 덧붙인다.
“객실 환경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키기 위해 항상 디자인에 신경 써요.” 곤잘레스가 설명한다. 업라이트 조명과 거울은 천장이 더 높아 보이게 한다. 카펫 무늬에 따라 공간이 길어 보이거나 짧아 보일 수도 있고, 길을 찾는 데 무의식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처럼 커다란 배의 문제 중 하나는 말도 안 되게 긴 복도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자들은 가짜 아치나 장애물을 설치해 복도가 짧게 느껴지도록 한다. ‘퀀텀 오브 더 시즈’호에서 로열 캐리비언은 승객이 걷는 방향과 무관하게 변화하는 렌즈형 벽화를 도입했다.
‘셀러브리티 엣지’호에서 시도할 객실 설계상의 변화는 아마도 80년대의 발코니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크루즈들이 마이애미에서 출항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어느 날이에요”라고 로열 캐리비언의 신조 및 혁신 담당 부사장 하비에르 르클레르크가 운을 뗀다. “발코니에 나와 있는 승객들의 수를 세어보니 2퍼센트 정도만이 발코니를 이용하고 있었죠.”
쿨로바라의 팀은 몇 건의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결과 직관적이지 않은 결론에 도달했다. 승객들은 발코니를 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극소수만이 발코니를 이용한다. 그래서 ‘셀러브리티 엣지’호의 수석 건축가 라이트와 로열 캐리비언의 신조 담당 팀은 발코니를 완전히 없애버렸다.
그 대신 그들은 인피니트 베란다라는 것을 만들었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는 창문인데 (창문이 절반으로 나뉘어) 윗부분이 아래로 완전히 내려와 일종의 실내 발코니로 변하는 식이다. 그 결과 ‘셀러브리티 엣지’호의 엔트리급 객실은 기존에 비해 23퍼센트 넓어졌고 욕실은 20퍼센트 커졌다. “크루즈 업계는 말도 못하게 보수적이에요. 기존에 고수하던 방식을 바꾸는 건 진짜 대단한 일이죠.” 라이트의 말이다.
프랑스를 방문하기 전인 2017년 11월, 크루즈 디자인의 미래를 확인하기 위해 뉴욕으로 날아갔다. 로열 캐리비언은 브루클린 네이비 야드 내 공간을 대관해 ‘프로젝트 엑스칼리버’라 명명한 시스템을 시연하는 중이었다. 여행업계 인사들은 흰색 가죽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있었다. 와이파이 비컨이 승객들의 위치를 추적했고 웨이터들이 사용하는 쟁반에 부착된 스마트폰의 화면에는 승객들의 사진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됐다.
이 기능은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며 추후 로열 캐리비언의 모든 크루즈에 탑재할 예정이다. 중앙 스테이지 위, 페인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앞서 로봇 팔에 달린 커다란 4K 화면이 댄스 퍼포먼스를 벌이며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신기하고 장난스러운 이 퍼포먼스는 퀀텀급 선박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쿨로바라는 벽 쪽에 서서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봤다. 신조 담당 부서는 아이콘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는 로열 캐리비언의 차세대 선박 개발을 위한 종합 계획을 막 수립하기 시작한 단계였다. 2022년 완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아이콘급 선박은 총 20만 톤으로 오아시스급보다는 작지만 그 대신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크루즈 업계는 높은 화석연료 사용량과 수십 년간 계속된 오폐수 덤핑 등 크루즈의 환경 영향에 대해 오랜 세월 비판을 받아왔기에, 효율성 확보는 이제 그들에게 급박한 이슈가 되었다.(현재 오폐수는 선상에서 처리되며 수질이 음용수와 비슷한 수준이 되었을 때만 바다로 방류한다.)
“에너지 효율은 우리의 큰 자랑거리예요.” 쿨로바라는 말한다.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는 중량 대비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 시점에서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배는 ‘하모니 오브 더 시즈’호다.) “우리는 약 100가지 개선 방안을 도입해 효율을 20퍼센트 끌어올렸어요. 선형과 프로펠러, 공조 시스템과 조명 시스템 등을 개선했죠.” 로열 캐리비언의 최신 선박들은 선체에서 작은 기포를 내뿜는 방식으로 배가 공기를 가르는 듯한 효과를 낸다.
페인의 엑스칼리버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아이콘에 실릴 가능성이 있는 장치와 기술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가상현실 초밥 먹기 체험 같은 얄팍한 일부 오락거리는 그곳에 와 있던 IT 전문지 기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안면인식 체크인, 증강현실로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을 띄워주는 스타트렉풍의 미래형 다리 같은 다른 기술들은 앞으로 상용화가 확실해 보이는 기술이었다. 그중 가장 참석률이 저조한 시연회가 있었는데, 오히려 이것이 가장 중요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시연회에서 소개한 기술은 바로 수소연료전지다. 수소연료전지는 기존의 디젤 엔진을 대체해 아이콘의 전기 생산을 책임질 예정이며, 아이콘은 로열 캐리비언의 배들 중 액화 천연가스로 기동하는 최초의 배가 될 것이다.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의 일환으로 카니발, AIDA, MSC도 액화 천연가스 선박을 건조 중이다.
아이콘의 디자인은 여전히 조금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쿨로바라는 모호한 설명만 내놓는다. “지난 40년간 크루즈의 기본 구조를 설계해온 방식을 검토하는 중이고, 과감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죠.” 지난 1월 그와 마지막으로 얘기를 나눴을 때 아이콘의 윤곽은 잡혀가고 있었지만 디자인에는 뭔가가 부족한 상태였다. 그래서 쿨로바라와 그의 팀은 영감을 얻기 위해 모든 작업을 잠깐 중단했다. “배의 수명은 최소 25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20년이 더 지난 후에도 배가 여전히 유용하고 효율적이며 유효하도록 설계해야 하는 거죠.”
현재 쿨로바라가 맡고 있는 배는 13척이다. 2014년 로열 캐리비언은 승객 정원을 기준으로 세계 최대 크루즈 운항사가 되었다.(총승객 수로 보면 카니발의 규모가 더 큰데, 단거리 크루즈 상품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주된 이유다.) 다른 크루즈 운항사들도 페인의 방식을 따랐다. 2017년 MSC 크루즈는 20만 톤짜리 월드급 선박 4척에 대한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MSC의 구상은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분리형 선체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최대 경쟁사인 카니발은 2020년 인도 예정인 18만 톤급 선박 2척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최대 규모 기록은 당분간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들은 이제 충분히 커졌고 우리가 대단한 것들을 해볼 기반을 제공하죠. 이건 제 직감인데, 이보다 더 큰 배를 지을 필요는 없어 보여요. 물론 없다, 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요.” 페인의 생각이다.
다시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로 돌아가서, 위르요보리는 일순간 방향을 잃었다.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계단의 장식을 참고하며 길을 찾아 아래쪽으로 향했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있었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작업을 하던 인부들은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었고 처음으로 배의 복도가 조용해졌다. 고요 속에서 페인이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낭만적인 소리라고 할 수도 있는데, 배에는 일종의 영혼이 있는 것 같아요. 건물과는 다르죠. 배에는 어떤 인격 같은 게 있어요.”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가 최종적으로 해상 시운전을 나가길 몇 주, 배에서 내린 르클레르크는 시운전에 대해 “배가 바다와 처음 만나는 건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죠. 아기가 태어나는 것과 비슷해요. 수 천 명의 인력과 수천 가지의 기술이 집약되었죠. 뭐랄까…, 인류의 거대한 모험 같은 거예요”라고 술회한다. ‘하모니 오브 더 시즈’호가 처음으로 물에 뜬 날 생나제르의 주민들은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배를 타고 모여들었다. “수천 척의 작은 배가 떠 있었어요. 아름다운 날이었죠.”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는 벌써 2019년 말까지 예약이 다 찬 상태다. 수많은 승객이 ‘심포니 오브 더 시즈’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모여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배의 건조 경과를 지켜보고 여행 일정을 토론하고 있다. 오슬로에 거주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미국인 켈리 칼슨은 남편과 함께 ‘하모니 오브 더 시즈’호에서 신혼여행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크루즈를 예약했다고 말한다. “평생 단 한 번 찾아오는 경험”이었다고 그녀는 말했지만, 한 번으로 그치지 않게 된 셈이다. 그들 부부의 여정은 2018년 6월로 예약되어 있다.
항해를 마친 일주일 후 그녀는 친구와 함께 한 번 더 크루즈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번엔 ‘세레나데 오브 더 시즈’호를 탄다. 그들은 여정 중간에 로마에서 승선하게 되는데, 칼슨은 이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정박하는 곳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건 어차피 별 문제가 안 돼요. 사실 우리는 그저 배를 보고 탈 뿐이니까요.”
- 에디터
- Oliver Franklin-Wallis
- 포토그래퍼
- Benedict Redgr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