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에는 경계가 없다.
Chevrolet Spark × Doosan DX210W-5
스파크는 욕심부리지 않는다.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꾸역꾸역 넣는 대신 꼭 필요한 것만 소박하게 갖췄다. 졸기라도 할까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을 실었고, 겨울이면 손이라도 시려울까 스티어링 휠을 뜨뜻하게 데운다. 경차가 몇 종류 없는 우리나라에서 1리터짜리 3기통 엔진을 꿋꿋하게 간직한 것만으로도 이미 기특한데.
Peugeot 208 × Volvo Trucks FH540
그래도 ‘사자표’라고 눈을 부릅떠봐도 깜찍한 체구는 숨길 수 없다. 푸조에서 가장 작은 208은 몸집만큼이나 세부도 앙증맞다. 소형 해치백이라 꽁무니가 길지 않고, 350파이의 작은 스티어링 휠은 양손에 폭 감긴다. 기름 1리터로 17킬로미터를 달리는 알뜰한 연비는 208에 한 번 더 마음이 가게 한다.
Renault Twiz × Doosan DV250S-7
자동차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아담하고, 모터사이클이라고 하기엔 바퀴가 너무 많다. 앞뒤로 두 명이 쏙 들어가는 작은 몸집으로 시속 8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고, 주행 거리는 55킬로미터에 이른다. 유럽의 좁은 골목길도 요리조리 빠져나가도록 개발한 트위지는 전기차가 어디까지 변형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귀여운 예다.
Lotus Elise Sport 220 × Seoul City Tour Bus
엘리스는 불친절하다. 편의 기능은 거의 없으며 알루미늄 터브 Tub 섀시로 인한 문턱 때문에 타고 내리려면 몸을 종잇장처럼 접어야 한다. 차는 가벼워야 한다는 로터스의 신념 때문이다. 엘리스는 운전하는 맛으로 불친절을 보상한다. 높이가 허리춤 정도밖에 안 되는 납작한 차에 앉아 914킬로그램의 무게를 다루는 재미는 무척 신선하다.
- 에디터
- 이재현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