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룩에 방점을 찍는 아이템과 비하인드 스토리.
Boat Shoes
1930년대 미국 코네티컷 뉴헤이븐에 폴 스페리라는 남자가 있었다. 아내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큰맘 먹고 스쿠너 한 척을 구입한 참이었다. 그런데 요트 위에 오르니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그를 괴롭혔다. 젖은 갑판이 너무 미끄러워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었던 것. 그러던 어느 날 스페리는 빙판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자신의 애완견 프린스를 보다가 힌트를 얻는다. 그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 강아지 발바닥에서 착안해 밑창에 헤링본 같은 무늬를 새겼다. 또 갑판에 지저분한 자국이 생기지 않도록 흰색 고무 밑창을 썼다. 보트 슈즈의 시작이었다. 이 신발은 요트를 즐기는 부자들과 선원들 사이에서 금세 입소문을 탔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엔 미 해군의 신발을 만들어달라는 제안까지 받게 된다. 이후 스페리의 신발은 미국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1950년대부터는 거리에서도 자주 보였다. 1960년대엔 아이비리그 학생들이 열심히 신었다. 이 신발은 시어서커 재킷이나 마드라스 셔츠, 버뮤다 쇼츠와도 썩 잘 어울렸다. 그렇게 보트 슈즈는 프레피 룩의 상징이 되었고, 이후 다른 패션 브랜드들도 경쟁하듯 보트 슈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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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닥의 마찰을 높이기 위해 고무에 홈을 내는 방식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사실 스페리가 아니다. 이미 1923년에 존 사이프 John Sipe라는 남자가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특허를 냈다. 자동차 타이어의 가는 홈을 뜻하는 용어 사이프 Sipe가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2 스페리가 만든 최초의 프로토타입은 지금 같은 모카신 형태가 아니었다. 캔버스로 발등 부분을 덮은 옥스퍼드 슈즈에 가까웠다. 1935년부터 1937년까지 그는 몇 차례 디자인을 수정했고, 가죽 갑피와 고무 밑창, 새들 레이싱을 적용한 현재의 형태를 완성했다.
3 보트 슈즈 얘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1940년대에 할리우드 어드벤처물을 이끈 배우 에롤 플린 Errol Flynn이다. 그는 실제로도 모험심이 넘쳤다. 게다가 엄청난 요트 마니아이기도 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의 요트 자카 Zaca를 타고 바다로 나섰다. 포말처럼 하얀 보트 슈즈를 신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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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윤웅희, 이지훈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