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은 달리고 싶다. 누굴 태우느냐에 따라 도착지도 달라졌다.
바다로 가는 길
반려견과 함께 서핑하러 바다에 간다. 서퍼들의 천국, 양양은 반려견과 바다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서퍼비치는 반려견의 입장을 허용하고 카라반에서 반려견과 함께 묵는 것도 가능하다. 더 본격적으로 반려견과 함께 서핑을 즐기고 싶다면, 반려견을 데려가야만 입장이 가능한 ‘멍비치’도 있다. 대형견과 소형견이 노는 영역이 나뉘어 있어 안전하고 친구를 찾아주기에도 좋다.(개장 시기는 멍비치 공식 카페를 확인할 것.) 그러니 어려울 건 없다. 반려견을 데려갈 차와 함께 신나게 놀 마음만 있다면, 반려견을 태우고 떠나는 서핑 여행은 다 준비된 셈이다.
쉐보레 트랙스 레드라인 에디션
콤팩트 SUV의 시대를 연 건 쉐보레 트랙스였다. 길이로 분류하면 소형차지만 SUV로 설계해 같은 차급에 속하는 소형 세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트랙스가 제시한 새로운 개념이 인기를 얻자 소형 SUV가 연달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국내 지형에 알맞도록 설계한 서스펜션과 차체를 커 보이게 하는 트랙스의 디자인을 모두 뛰어넘는 국산 소형 SUV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트랙스는 ‘싱글 라이프’와 찰떡처럼 어울린다. 혼자 차를 탈 일이 많은 싱글이 유지하기에 부담 없는 크기다. 반대로 실내 공간은 소형차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넉넉하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천3백70리터에 달하는 트렁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간혹 누군가를 태운다고 해도 실내 공간 때문에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일도 없다. 특히 뒷좌석은 누가 앉아도 무리 없을 정도로 머리와 무릎 공간이 여유롭고, 비교적 높은 지상고 덕분에 차에 오르고 내릴 때도 큰 어려움이 없다.
쉐보레는 내친김에 기본기 탄탄한 차를 더욱 특별하게 손본 ‘트랙스 레드라인 에디션’을 만들었다. 주제는 ‘레드와 블랙’. 붉은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18인치 블랙 알로이 휠이 달렸고, 아웃사이드 미러도 검게 바뀌었다. 금색으로 반짝 빛나던 쉐보레의 ‘보타이’ 모양 엠블럼과 프런트 그릴의 몰딩도 검게 변해 웃음기 싹 걷어낸 얼굴이 되었다. 고성능 차에 주로 사용하는 디자인 요소로 트랙스를 꾸민 것이다.
트랙스는 목적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탄탄한 하체 덕분에 마음먹으면 꼬불꼬불한 코너에서 재미있게 달릴 수 있고, 어디론가 떠날 때면 ‘짐꾼’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실용성에 초점을 두고 개발한 차를 특별하게 꾸며 출시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쉐보레는 트랙스를 통해 과감한 시도를 했다. 이런 도전이라면 언제든 반갑다.
완벽한 피크닉
여자친구와 함께 피크닉을 간다. 캠핑 떠나듯이 짐을 바리바리 챙기지 않아도 되고, 어수선하게 밥을 지을 필요도 없다. 뭔가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잊고 야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피크닉은 이미 완벽하다. 해가 약해진 10월, 피크닉 한번 안 떠날 수 없다. 경기도 포천시 ‘아버지의 숲’은 자동차를 타고 피크닉 가기 좋은 곳이다. 차가 들어갈 수 있어 계획 없이 훌쩍 떠나는 피크닉에 적합하고, 넓은 대지에 숲이 빼곡해 수도권에서 잠시 벗어난 기분이 든다. 특히 가을에는 여기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으로 남는다.
렉서스 NX 300h
하이브리드 세단은 흔하지만 하이브리드 SUV는 드물다. 커다란 SUV를 이끄는 데 소모하는 연료를 생각하면 세단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유용하게 쓰일 차는 SUV가 될지 모르는데도. 렉서스 NX 300h는 세계적으로도 몇 안 되는 하이브리드 SUV다. 흔치 않아서, 경쟁자가 없어서 그저 그런 성능으로 안주한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개척자로 출발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렉서스는 지금도 발전하며 아직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
렉서스를 이해하는 다른 키워드 중 하나는 ‘인간 중심’이다. ‘기계’에 들어앉은 기분보다는 ‘나만을 위한 편안한 방’에 앉은 느낌이 들도록 인테리어를 구성한다. NX 300h 역시 외부의 소음을 철저히 차단한 채 5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마련해놓은 ‘어떤 공간’이다. 콘솔박스의 뚜껑을 떼어내면 손거울로 변신할 정도로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인테리어 군데군데 진하게 묻어 있다. 도어를 열면 예리하고 공격적인 익스테리어와는 정반대의 부드럽고 고요한 세상이 펼쳐진다.
2.5리터 엔진과 전기 모터가 실린 NX 300h는 시스템 최고출력 199마력을 낸다. 연비 향상을 위해 탑재된 무단변속기가 엔진과 연결된다. 엔진이 잠에서 깨어 박동을 시작해도 렉서스라는 걸 증명하듯 정숙하긴 마찬가지다. 덕분에 다른 매력 중 하나인 마크 레빈슨의 오디오 시스템이 언제든 큰 활약을 한다. NX 300h는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SUV라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주인공은 역시 차가 아니라 차에 타는 사람이라는 걸 NX 300h는 안다.
페스티벌은 가득히
친구와 함께 페스티벌에 참석한다. 페스티벌을 찾아 떠나는 것과 여행은 조금 다르다. 새로운 사람, 경험, 장소를 만난다기보다 하나의 페스티벌에서 같은 경험을 나눈다는 점이 중요하다. 페스티벌 속에서 관객들은 하나의 팀이다. 다만 학교만큼 큰 팀으로서의 소속감도 중요하지만, 학급만큼 작은 팀의 재미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일정을 비우고 친한 친구를 모아 떠나보면 좋겠다. 10월, ‘임진각 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처럼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는 축제를 목표로, 페스티벌 여행 계획을 짜보는 것이다.
캐딜락 CTS
에스컬레이드, CT6, XT5 등 캐딜락에서 만든 자동차에는 공통적인 인상이 있다. 셔츠 단추를 단정하게 목까지 채운 근육질의 젊은 남자. 조각칼 끝을 세워 섬세하게 다듬었다기보다는 정으로 툭툭 쳐서 만든 조각처럼 시원스러운 멋. 중형 세단인 CTS에도 당연히 들어맞는 이야기다.
사실 캐딜락은 중후한 디자인 덕분에 과거 미국의 상류 사회에서 주로 소비했다. VIP 의전차로도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CTS를 시작으로 캐딜락은 완전히 바뀌었다. 눈물이라도 흘리는 것처럼 수직으로 떨어지는 주간주행등은 캐딜락의 대범한 디자인을 대표한다. 또한 스포츠 세단 못지않게 달릴 줄 아는 속도를 앞세워 젊은 층의 마음을 파고들기도 했다. 소비층이 젊어졌고, CTS는 교외보단 도심에서 어울리는 차가 되기 시작했다.
CTS는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은 한 가지 모델만 있다. 터빈을 달아 크지 않은 배기량으로도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40.7kg·m의 묵직한 힘을 낸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호쾌하게 달리는 성능에 맞춰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조여놨는데, 지면에서 전해지는 진동은 영리하게 거른다. CTS에 실린 차선 이탈 방지 기능과 전방 추돌 경고 기능은 혼자 운전할 때가 많은 사람에겐 꼭 필요한 시스템. 또한 동승석과 뒷좌석을 포함해 총 10개나 되는 에어백이 숨어 있는데, 시원스러운 디자인과는 달리 운전자와 동승자를 위한 배려만큼은 세심한 차다. CTS의 가격은 5천5백만원부터 시작한다. 독일산 경쟁 차들보다 5백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CTS는 캐딜락이 성능, 스타일, 디자인을 한 차에 담아 보이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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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재현, 안주현, 신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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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구,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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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예슬, 이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