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사진으로 고하는 인사.
“마치 거대한 파도가 올라갔다 내려오듯 엄청난 인파를 뚫고 가던 중 백발의 단발머리 여성을 봤어요. 어떤 공연장에서 만난 그녀는 무리에서 한 발짝 떨어져 무대만을 바라보고 있었죠. 힘없는 눈빛으로 숨 죽인 채. 잠시후, 힘이 들었는지 귀를 틀어막고 몸을 숙였어요. 주위는 땀 냄새와 소음, 뜨거운 환호로 터질 것 같았고요. 그녀는 다만 무리로 떠밀려 가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듯했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도 결국 그 열기와 함성에 굴복했어요.”
- 포토그래퍼
- 박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