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빽 투 더 퓨쳐 2>에서 시작된 자동 끈 조절 시스템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이번엔 농구화다.
영화 <빽 투 더 퓨쳐 2>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는 타임머신 자동차인 드로리안을 타고 30년 뒤의 미래인 2015년으로 향한다. 미래로 간 마티는 브라운 박사가 준비해둔 신발을 신는다. 이 신발이 바로 자동 끈 조절 시스템의 시작인 나이키 맥이다. 나이키는 영화 속의 장면을 실현시키기 위해 자동 끈 조절 시스템 개발에 몰두했다. 그리고 2017년 말, 자동 끈 조절 시스템을 상용화한 하이퍼 어댑트 1.0을 발매한다.
그러나 하이퍼 어댑트 1.0은 끈이 빠르게 조여지지 않았고, 충전 방식도 조금 번거로웠다. 80만원에 가까운 가격 역시 다른 나이키 스니커에 비해 너무 비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니커 마니아들은 하이퍼 어댑트 1.0의 탄생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신발은 2세대, 3세대로 진화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가격 역시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되리라고 기대했다.
얼마 전, 나이키는 두 번째 자동 끈 조절 시스템이 적용된 신발을 세상에 공개했다. 이름은 나이키 어댑트 BB(Basket Ball)다. 이름처럼 이번에는 농구화다. 모양만 농구화는 아니다. 이 신발의 모델이 된 보스턴 셀틱스의 제이슨 테이텀은 얼마 전 나이키 어댑트 BB를 신고 NBA 코트를 밟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NBA 사무국의 심사를 통과한 진짜 농구화인 것이다. 어댑트 BB는 하이퍼 어댑트 1.0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대폭 수정했다. 먼저, 숨겨져 있어서 찾기 힘들었던 신발 끈 조절 버튼은 잘 보이는 위치로 이동시켰다. 또한 버튼에는 LED 조명을 적용했다. 블루투스를 통해 신발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연동할 수도 있다. 어플리케이션에는 신발 끈의 압력과 LED 조명의 색상을 미리 설정해 두는 프리셋 기능이 있다.
나이키에 따르면 하이퍼 어댑트 1.0의 오토 레이싱이 신발의 앞부분을 조여주는 데 그쳤다면, 어댑트 BB의 오토 레이싱은 발 전체를 감싼다고 한다. 신발의 충전 방식은 스마트폰 충전처럼 편해졌다. 넓은 충전 패드 위에 신발을 올려 두면, 곧바로 충전이 시작된다. 완충 시, 약 2주 동안 사용 가능하다.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배터리가 다 소모되더라도, 마지막으로 신발 끈을 풀 수 있는 예비 전력은 남겨둔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좋은 소식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발매가가 720달러였던 하이퍼 어댑트 1.0에 비해 어댑트 BB의 발매가는 절반 이상 줄어든 350달러다.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니 놀랍다. 물론 농구화 그 자체로서의 기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자동 끈 조절 시스템 모듈의 크기, 배터리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어댑트 시리즈는 점차 완벽해질 것이다. 또한 나이키가 계속해서 신발의 미래를 연구한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이키 어댑트 BB는 오는 2월,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 에디터
- 글 / 오렌지킹(스니커 칼럼니스트)
- 사진
- 나이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