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와 피렌체에서 만난 패션 판타지.
아바나, 교토, LA, 함부르크, 몽펠리에···. 다양한 도시를 찾는 여성 패션쇼에 비해 남성 컬렉션은 늘 비슷한 도시, 장소에서 열렸다. 하지만 얼마 전 도쿄의 텔레콤 센터에서 선보인 킴 존스의 디올 맨이 시작이었을까? 모스키노, 와이/프로젝트, Z 제냐가 전통적인 패션 위크 장소가 아닌 새로운 곳으로 향했다. 제레미 스콧의 모스키노는 로마의 전설적인 시네시타 Cinecitta 스튜디오에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 Federico Fellini의 영화 속 인물을 오마주해 갑옷과 투구, 검 등 로마 군사 스타일을 비롯 그 시대 귀족들의 호화로운 장식 기법을 접목한 스트리트 패션까지 선보였다. 와이/프로젝트는 처음으로 파리를 떠나 피티워모가 열리는 피렌체를 선택, 웅장한 대성당에 횃불까지 등장시키며 야심을 드러냈다. 와이/프로젝트가 추구하는 해체주의와 소위 말하는 ‘요즘’ 스타일을 접목한 새로운 실루엣의 코트와 팬츠, 복잡하게 얽힌 니트와 재킷,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사이 하이 부츠 등 와이/프로젝트만 할 수 있는 스타일을 과감하게 내세웠다. 여기에 Z 제냐도 지난 시즌에 이어 또 한 번 피렌체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열었다. 도시와 자연, 건강과 실용성을 고려해 어번 사이클링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실용성에 집중한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소재와 제작 방식을 적용하고, 최첨단 기술로 탄생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발열 기능의 ‘파워+재킷’과 ‘아이콘 워머’까지 더했다.
- 에디터
- 방호광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Moschino, Y/Project, Z Zeg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