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EPL)는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다. 꿈의 무대에서도 유독 빛나는 선수가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토트넘 홋스퍼 에이스인 손흥민이다. 그는 어떻게 EPL 최고의 스타가 되었을까?
1. 리그와 팀을 가리지 않는 적응력
손흥민은 리그와 팀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적응한다. 팀을 옮길 때마다 이른 기간 내에 첫 골을 터뜨리면서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프로 데뷔부터 심상치 않았다.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 소속으로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 39년 동안 깨지지 않던 구단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팀 레전드 만프레트 칼츠가 기록한 18세 8개월 26일 기록을 18세 3개월 22일로 앞당겼다. 레버쿠젠 이적 후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2013년 8월 3일에 열린 독일 포칼컵 1차전에서 4부 리그 SV 립슈타트 08을 상대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적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토트넘에선 더 짜릿했다. 홈 공식 데뷔전이자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카라바흐 FK와의 1차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이름이 화이트 하트 레인에 울려 퍼진 순간이었다.
2. 더욱 더 빨라진 스피드
빠른 스피드는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는 빠르면서도, 세밀하고 간결하게 움직인다. 영국의 한 매체는 “빠르고 민첩한 손흥민은 케인을 대체할 유일한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더 빨라지고 있다.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최근 경기에서 돋보였다. 작년 11월 25일, 첼시와의 EPL 13라운드 경기가 대표적이다. 손흥민은 이날 후반 9분, 하프라인에서 무려 50미터를 질주해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세계 정상급 첼시 수비진도 손흥민의 압도적인 스피드에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54번째 경기에서 50번째 골을 기록했다. MOM(Man of the Match) 선정은 모두가 예상한 일이었다.
3. 누구와도 친구가 되는 친화력
손흥민은 감독, 선수, 프런트 모두에게 사랑 받는 흔치 않은 선수다. 함부르크 SV의 토르스텐 핑크 감독은 “손흥민이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 함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며 그의 이적을 아쉬워했다. 손흥민의 의사소통 능력은 보이지 않는 무기다. 그의 언어 감각은 타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 진출 1년 만에 현지 토크쇼에 출연해 유려한 발음으로 입담을 자랑했다. 영어 또한 완벽하다. 이렇다 보니, 국적을 가리지 않고 친한 선수도 많다. 함부르크 SV에서는 톨가이 아슬란, 레버쿠젠에서는 베른트 레노, 토트넘에서는 델레 알리가 ‘공식 절친’으로 확인됐다. 델레 알리와 선보이는 멋진 핸드셰이크 세리머니는 언제나 토트넘 팬들을 설레게 한다.
4. 축구 실력을 넘어서는 팬 서비스
손흥민은 팬들을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짧은 인터뷰도 성실하게 임한다. 작년 첼시와의 EPL 135라운드 경기 직후, 손흥민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는 “당신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활짝 웃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인터뷰에는 언제나 재치와 웃음이 넘친다. 손흥민은 귀찮을 법한 상황에서도 사인을 거절하지 않는다. 영국에서 만난 한국 팬을 위해 운전하던 차를 세우고 사인을 해준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현재 아시안 컵에 참가 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종료 후 곧바로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토트넘 팬들은 심통이 났다. 구단 인스타그램에는 ‘SON’을 외치는 댓글들이 범람한다. ‘손흥민의 여권을 훔치자’는 결사대가 등장했을 정도다. 이 같은 팬들의 사랑은 하루 아침에 얻을 수 없다. 손흥민의 팬 서비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인기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5.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
프로의 세계에서 선수를 평가하는 방법은 역시 돈이다. 스타 선수에게 높은 몸값은 필수 조건이다. EPL 최고의 스타로 성장한 손흥민 역시 엄청난 몸값을 자랑한다. 올해 초,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발표한 ‘겨울 이적 시장 가치 TOP 50’에 따르면 손흥민의 예상 이적료는 9390만 유로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1206억 원이다. 유럽 5대 빅 리그의 선수 중 33위를 차지했다. 맨유의 마커스 래쉬포드(36위),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39위), 존 스톤스(48위)보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그의 주급은 14만파운드(약 2억원)다. 박지성이 맨유 시설 받았던 9만 파운드(약 1억3000만원)를 훌쩍 뛰어 넘었다. 손흥민의 연봉을 일년 치로 합산하면 728만파운드(약 106억원)에 이른다. 토트넘 내에선 해리 케인, 델리 알리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 에디터
- 글 / 전수은(스포츠 전문 기자)
-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