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리버풀이 우승한다 Vs. 리버풀은 우승하지 못 한다

2019.02.22GQ

올 시즌 리버풀이 달라졌다. 화끈한 ‘헤비메탈 축구’를 앞세워 EPL을 지배하고 있다. 한때 많은 콥(리버풀 서포터즈)들을 분노케 했던 비아냥도 ‘순삭’했다. 이제 남은 목표는 하나다. 29년 만에 리그 우승을 정조준한다. 리버풀 우승 여부를 ‘해외축구 전문가 8인’에게 물었다.

리버풀이 우승한다

가능하다. 단, 중요한 조건이 있는데 반 다이크와 살라가 부상으로 이탈하지 않을 때 이야기다. 한 시즌 내내 똑같은 흐름을 유지하는 팀은 없다. 현재 리버풀이 겪고 있는 다소간의 ‘부진’ 역시 시즌 중 모든 팀이 겪는 부침이다. 오히려 29년 만의 우승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이러다가 또 우승을 놓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팀을 더 흔들리게 한다. 정신적인 문제가 영향을 준다면, 남은 시즌 리버풀의 까다로운 일정 중 두 경기(토트넘, 첼시)가 안필드 홈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꽤 고무적이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스 16강도 중요 변수인데, 현 상황을 볼 때 두 팀의 맞대결에서 리버풀이 뮌헨을 꺾고 8강에 갈 확률이 50%를 넘지 않는다. 그래서 그 결과가 오히려 리버풀의 리그 우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의 패배 후 챔스 우승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물론 있겠으나, 현재 리버풀에겐 리그 우승이 급선무다. 맨시티는 8강행이 유력하고(상대 팀 샬케), 리버풀은 탈락한다 한들 크게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만약 그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남은 ‘리그 일정’에서 오히려 유리해지는 것은 리버풀이다. – 이성모 (골닷컴 기자)

정말 어려운 문제다. 챔스 상황이 유동적이지만, 리그 우승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클롭 감독의 영향력이다. 올해 리버풀 플레이 스타일을 많이 바꿔놨다. 초창기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헤비메탈 축구를 신봉했지만, 잦은 전방 압박 탓에 체력적인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전술적으로 노하우가 생겼다. 주요 자원들을 아낄 땐 아끼고, 쓸 땐 쓰는 노하우가 바로 그것이다. 선택과 집중은 우승을 부른다. – 김태륭 (SPOTV 축구해설위원)

절호의 기회다. 올 시즌, 리버풀은 전술적으로 완벽하다. 그 출발점이 바로 ‘게겐 프레싱’이다. 지난 시즌 리버풀의 게겐 프레싱은 약점이 많았다. 특히 1차 압박이 풀렸을 때 오히려 상대에게 배후 공간을 내줬다. 중하위권 팀들에게 승점을 뽑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올 시즌엔 중하위권 팀을 대상으로 꼬박꼬박 승점을 쌓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리버풀은 원래 강팀 앞에 강했다. 남은 라운드 일정도 나쁘지 않다. 최근 조금 흔들렸지만, 우승 전선엔 큰 문제가 없다. – 장지헌 (SBS 축구해설위원)

살라-피루미누-마네로 이어지는 리버풀 공격진은 유럽 클럽 팀 가운데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세 선수의 유기적인 플레이는 상대 수비에겐 재앙이다. 반환점을 돌면서 주춤했던 건 사실이지만, 최근 볼 점유율을 되찾으면서 다시 좋아지고 있다. 공격진이 제 기량을 유지한다면 우승은 리버풀 몫이다. – 조원희 (수원 삼성 블루윙즈 수비수)

리버풀은 우승하지 못 한다

반다이크와 함께 강력한 수비진을 구축했던 조 고메즈, 데얀 로브렌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는 수비 쪽에선 치명타다. 바이날둠, 알렉산더 아놀드가 복귀했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리그가 후반기를 향하고 있다. 여기다 챔스 일정까지 소화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수들의 부상은 재앙과도 같다. 우승엔 운이 필요하다. 때론 비기거나 질 법한 경기에서도 승점을 챙기는 기적이 필요하다. 만약 이번 시즌 리버풀이 우승하지 못한다면 1월 31일 레스터시티전과 2월 5일 웨스트햄전 무승부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 이상윤 (MBC 스포츠플러스 축구해설위원)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 리버풀의 마지막 리그 우승은 무려 29년 전이다.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리버풀엔 아킬레스건이다. 제임스 밀너라는 우승 청부사가 있지만, 팀 전체로 봤을 땐 노련한 선수들이 부족하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그런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맨시티는 뒤로 갈수록 큰 힘을 발휘하는 팀이다. 극적인 역전 우승을 경험한 적도 있다. 시간은 맨시티의 편이다. 그리고 난 맨유 팬이다. 리버풀이 힘들다면 맨시티의 우승인데… 사실 그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안영균 (축구전문PD)

시즌 초반만 해도 리그 우승이 가능해 보였다. 마네, 살라, 피루미누 등 리버풀 선수들의 기량이나 전술적인 움직임에서 약점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기대보다 불안감이 앞서는 이유다. 얕은 스쿼드 또한 문제다. 주전 선수들을 대체할만한 자원이 부족하다. 반면, 맨시티는 대체 자원이 넘쳐난다. 당장 주전 선수 전원을 바꿔도 경쟁력 있는 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다. 우승의 변수는 여기서 생긴다. – 박찬웅 (엠스플뉴스 축구 전문 기자)

선택을 보류하겠다

패스하겠다. 변수가 너무 많다. 맨시티와 리버풀 모두 리그와 챔스를 병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챔스에서 누가 얼마나 더 고생하느냐?’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리버풀은 전반기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 부었다. 후반기에도 그런 체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변수다. 반면 맨시티는 기복이 적은 팀이다. 리버풀은 화끈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기복을 달고 산다. 리버풀에겐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고 난 뒤, 만나게 될 맨유 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

    에디터
    글/ 전수은(스포츠 전문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