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발렌시아의 별 이강인, 흥할까 망할까

2019.03.04GQ

여태껏 이런 재능은 없었다. 공격, 패스, 드리블을 모두 갖춘 만능 미드필더. 축구 언론들은 벌써 ‘손흥민의 뒤를 이을 재능’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강인은 올 시즌 1군 데뷔의 꿈을 이루며 유망주 타이틀을 달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과연 한국 축구의 미래는 유럽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해외 축구 전문가 5인에게 이강인을 물었다.

(이)강인이가 7살 때 방송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엔 지금과 다르게 귀여운 구석이 많았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습득하는 능력이 남달랐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았다. 이미 실력 면에선 빅리그 레벨에 올라섰다. 기본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 관건은 리그 적응력이다. 유럽에 오랜 시간 머물렀지만, 최상위 리그 경험은 전무하다. 모든 게 도전인 상황이 어린 선수들에겐 부담일 수 있다. 최근 강인이를 보면 뿌듯함보단 걱정이 앞선다. 잘하고 있는 선수를 주변에서 괜히 흔드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아직 스무 살 채 되지 않았으니 조금 더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 – 유상철(前 전남 드래곤즈 감독)

만 18세임에도 테크닉 면에선 우리나라 최고다. 기술적인 역량이 정말 대단하다. 발재간, 기술, 센스 등 흔히 말하는 축구 지능이 좋다. 여기다 패스, 슈팅 능력까지 갖췄다. 본인의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축구를 구사한다. 사실 장점이 너무 많아서 다 꼽지 못할 지경이다. 게다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기대치가 상당한 크다. 천부적인 재능도 뛰어나지만, 축구를 향한 열정이 더 대단해서 세계적인 선수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 장지현(SBS 축구 해설위원)

어릴 때부터 축구를 잘했다.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어 교과서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공과 정말 친했다. 온종일 공을 가지고 놀아도 지치는 법이 없었다. 당시 또래 아이들보다 힘든 훈련을 소화했지만, 불만 한 마디 내놓지 않았다. 속으로 ‘나중에 국가대표 한 자리 차지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발렌시아 이적 후에도 꾸준히 잘하는 걸 보니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웃음). 가장 눈에 띄는 건 볼 키핑 능력이다. 유스 시절부터 공이 발밑에 들어오면 절대 빼앗기지 않는 선수로 유명했다. 볼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면서도 굉장히 정교하게 움직인다. 볼을 소유하는 능력에선 호날두, 메시, 아자르 바로 아래 레벨이 아닐까?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나부터 궁금하다. – 김진야(인천 유나이티드 FC 수비수)

유럽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다. 개인적으로 이젠 입증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본인만의 컬러를 살렸으면 좋겠다. 유럽 무대에서 성공한 아시아 선수들을 보면 고유의 시그니쳐 스킬이 있다. 손흥민은 스피드, 오카자키 신지는 활동력에서 압도적이었다. 그만한 포텐셜을 가진 선수이기에 가능할 거라 본다. 무엇보다 이강인의 장점은 축구 센스과 판단력이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순간순간 위기 상황을 캐치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메시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도 한몫한다. – 김훈기(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

전망은 밝지만 문제는 주변 환경이다. 최근 몇 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다. 이렇게 되면 본인의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발렌시아 언론들도 이강인 출전 여부를 놓고 화가 많이 난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 ‘이강인을 쓰라’는 게 보편적인 입장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굉장히 아낀단 점이다. 아직 어리기에 구단도 신중히 처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력 면에선 장, 단점이 뚜렷하다. 이강인은 손흥민처럼 파워풀하고 빠르게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느린 편이지만, 볼을 가지고 있을 때 판단력이 알파고를 능가한다.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드리블 혹은 패스 여부에 주저함이 없다. 패스도 역대급이다. 과감하게 움직이면서도, 정확히 패스한다. 짧은 패스, 긴 패스 모두 좋다. 즉 속도로 공을 차는 선수가 아니라 기술과 판단력으로 공을 차는 선수다. – 이주헌(MBC 축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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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글/ 전수은(스포츠 전문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