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기 위해서 알코올 섭취를 완전히 차단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타이밍에 유의한다.
농구 레이업슛을 실패할 때보다 더 최악의 기분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술에 취한 채로 풀코트를 여러 번 왔다 갔다 할 때의 기분은 인생의 벌칙 같은 느낌이랄까. 최근 GQ가 주최한 자선 농구 경기에서 나는 그 기분을 느꼈다. 많은 술을 마시지는 않았지만, 음주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일반적으로 음주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모두 다르겠지만, 그 사람이 어떤 운동을 하느냐와 무관하게 어쨌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운동과 음주의 관계에 대해 아직은 과학적인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맥주를 마시게 한 후에 철인 3종 경기를 해보라고 제안하는 것은 실험 자체가 윤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음주와 운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 그리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소개한다.
유산소 운동 전 음주는 피한다
숙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잠시 후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먼저 음주가 지구력 트레이닝, 즉 유산소 운동의 지속력을 저해한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있다. 더 빠르게 지치고,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도 훨씬 느려진다. 2015년 스포츠 영양사 클레어 시커닉은 알코올과 운동 퍼포먼스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음주가 신체를 둔화시키는데, 그 이유는 효과적으로 신체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포도당(에너지)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포도당신생과정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시커닉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신체는 우선적으로 알코올을 물질대사로 변화시킨다. 그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하는 동안 사용되는 에너지 원천인 탄수화물과 지질 신진대사의 우선적 사용 목적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알코올을 태우기 위해 유용한 에너지가 사용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 유산소 운동 후의 음주도 마찬가지로 권장되지 않는다. 물론 그 이유는 다르지만 말이다.
근력 운동 후의 음주를 피한다
노스 텍사스 대학교의 운동생리학 및 생명 공학 교수 제이콥 빙그렌 박사는 알코올과 웨이트 리프팅 간의 상호 작용은 알코올과 유산소 운동 사이의 작용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작동된다고 말한다.
그는 먼저 근력 운동 전에 음주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 전 알코올 섭취는 운동 시에 필요한 힘과 최대 근력에 영향을 미친다” 그가 설명한다. 물론, 최대 근력이나 퍼포먼스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반복 운동이나 저중량 루틴에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빙그렌 박사는 음주가 고반복이나 저중량 운동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양키스 투수였던 데이비드 웰스가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던 이유가 음주 덕분이라고 밝혀서 일까?)
하지만, 근력 운동 후에 음주는 당신이 고생해서 흘린 땀의 수고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빙그렌 박사는 막 사용한 근육의 회복을 훨씬 더디게 만들기 때문에 근력 운동 후, 몇 시간 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기를 권한다. 다른 여러 연구에 의하면 음주 후 근육 회복 속도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더디다는 결과가 있다. 이에 대해 빙그렌 박사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히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는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금요일 밤에 술 약속이 있다면 약속 전에 무리해서 운동 스케줄을 잡을 필요는 없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숙취는 피해야 한다
이전에도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했지만, 숙취에 대한 진정한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토요일 아침에 운동 스케줄이 잡혀있다면, 금요일 밤에 알코올 섭취를 피해야 한다. 한두 잔으로 시작되는 술이 결국 과음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음주 후에 바로 잠든다고 하더라도, 많은 연구에 의하면, 수면의 질은 평소보다 떨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다음날 계획된 운동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음주 다음날 운동을 하러 간다고 해도 말리지는 않을 것이다.” 빙그렌 박사가 말한다. “다만, 평소의 운동 능력이나 균형 감각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시커닉은 자신의 연구를 통해 숙취를 앓을 때 유산소 능력은 11% 감소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땀을 흘리면 숙취를 해소할 수 있다는 미신이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숙취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의 간은 알코올을 신진대사시킨다. 그리고 운동을 하든 안 하든 간에, 신진대사를 더 빠르게 할 수는 없다.” 빙그렌 박사가 말한다. 만약 음주를 즐기는 당신이 운동도 해야 한다면 다음의 골든 법칙을 기억하자. 러닝 전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근력 운동 후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숙취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당신이 데이비드 웰스가 아니라면 말이다.
최신기사
- 에디터
- 글/ 알렉스 슐츠(Alex Shultz)
-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