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말을 조심하지 않는다면, 큰일나는 시대가 열렸다. 그게 칭찬일지라도 신중해야 한다.
최근에 나는 한 인턴에게 헤어스타일이 예쁘다고 칭찬한 적이 있다. 그때, 한 남성 동료가 이렇게 말했다.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말을 꺼내지는 못했어.” 그의 시나리오는 이랬을 것이다. “머리 예쁘네!” “성희롱이에요.” 우리는 그의 말을 웃으며 넘겼지만, 신중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여전히 많다. 칭찬일지라도 그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무례한 말일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좋은 의도가 담긴 작은 행동도 자신의 의도대로 흐르지 않을 수도 있다. 적절한 행동인지 아니면 부적절한 행동인지 판단하는 일은 공이 드는 행동이다. 직장에서의 칭찬은 쉽게 오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우리는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않는 칭찬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칭찬할 때 나라는 주어를 빼고 말한다.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칭찬할 때 ‘나’라는 주어를 제외해야 한다. 악의가 전혀 없는 칭찬일지라도 거기에 ‘나’라는 주어가 포함되면 성적인 의도가 함축될 수 있다.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이나 화장에 대한 칭찬은 마치 ‘나’를 위해 오늘 그렇게 입었다거나 화장을 했다는 의도로 느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오늘 입은 셔츠가 아주 내 스타일인데요.”라는 칭찬은 그 셔츠 안에 감춰진 몸에 대한 부적절한 의도가 비칠 수 있다. 반면 “그 셔츠 진짜 멋지네요”가 훨씬 더 안전한 선택이다. 메신저 상에서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오늘 미팅 중에 냈던 제안 말이에요, 내가 하려던 말이에요. 아주 좋았어요!”는 위험하다. “오늘 미팅에서 보여준 관점은 너무 훌륭했어요”는 안전하다.
절대로 여성한테 드세다, 거침없다, 세다고 말하지 않는다.
너무 자명하기 때문에, 별다른 설명은 생략하겠다.
여성의 몸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는다.
이 또한 너무나 당연하지만, 특히 신체의 특정 부위에 대한 칭찬은 절대로 금물이다. 직장에서 들었던 “다리가 너무 예쁜데?” 같은 몇 가지 최악의 칭찬 멘트들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박혀있다. 신체의 특정 부위에 대한 칭찬은 연인 혹은 잠자리를 함께 하는 관계일 때만 가능하다. 극적인 헤어스타일의 변화(“오늘 머리 진짜 멋져!” 정도는 나쁘지 않다)에 대한 멘트만 예외로 두고, 절대로 신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심지어 “오늘 어떤지 진짜 예쁘네!”나 “요즘 살 빠졌어?” 같은 칭찬도 최악이다. “오늘 예뻐보이네!”라는 말에는 어떠한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나도 잘 알지만, 때로는 불쾌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절대로 몸무게는 입밖에 꺼내지 않는다. 심지어 살이 빠졌다고 해도 말이다. 살을 빼고 싶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 힘들어서 빠진 걸 수도 있다. 또한, 몸에 꼭 맞는 옷에 대한 칭찬도 하지 않는다. 드레스가 아무리 이쁘더라도, 신경을 끈다. 여기는 직장이고, 서로 데이트를 하는 사이도 아니니까. 가볍게 옷에 대한 칭찬은 하더라도 “청바지가 몸에 딱 맞아서 잘 어울리네요” 같은 멘트는 생략한다.
업무 성과에 대해 칭찬한다.
외모에 대한 칭찬을 할 시간에, 업무 성과에 대한 칭찬을 하려고 노력해본다. 더 멋지고 더 쿨한 직장 동료로 보일 수 있다. 다만, 칭찬의 내용에 외모가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오늘 회의에서 멋졌어요” 같은 안전한 칭찬은 어떨까? 만약 불필요한 업무적인 칭찬이 어색하다고 느낀다면, 감사의 의미를 담긴 칭찬을 해보자. “세번 째 차트에서 내가 실수했던 부분을 잡아줘서 고마워요.” 단, 그녀가 일적으로 훌륭했던 부분에 너무 놀라운 듯 반응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감탄하면서 “와, 생각보다 잘하는데, 의외로 대단해!” 같은 반응은 무례하다.
사실 꼭 칭찬할 필요는 없다.
돌아가면서 칭찬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칭찬을 의무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많은 남성들은 여성에게 칭찬을 해야 그들이 좋아한다고 착각하며 산다. 그래서 일에서나 일상 생활에서나 강박관념처럼 칭찬에 집착하게 된다. 매번 의무적으로 칭찬할 필요는 전혀 없다. 특히 마땅히 떠오르는 칭찬이 없는데, 괜히 성적으로 불쾌감을 유발할 수도 있는 애매한 멘트가 나오려고 한다면, 그냥 입다물고 있는 게 낫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당신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전혀 없지 않나? 생각해보면, 당신과 함께 일하는 많은 여성들 중에 “오늘 구두 광이 잘 났네요?”라는 말은 자주하는 사람이 있던가? 괜한 인사치레 칭찬 없이도 일은 잘 돌아간다.
- 에디터
- 글 / 소피아 벤와(Sophia Benoit)
- 일러스트레이터
- 세실 도머(Cécile Dorme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