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도 속절없이 녹아 내리던 어느 오후.
Tag Heuer 다이얼의 그러데이션, 동글동글한 인덱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큼직한 크라운에서 빈티지 시계가 떠오른다. 금고 다이얼처럼 박력 있고 오차 없이 움직이는 베젤, 가운데 열이 미세하게 두꺼운 브레이슬릿만 봐도 얼마나 공들여 만든 제품인지 알 수 있다. 카본 합성 소재의 헤어스프링을 활용하는 등 무브먼트 부품 선정에도 꽤나 정성을 들였다. 케이스는 42밀리미터, 방수는 최대 100미터. 오타비아 아이소그래프 5백만원대, 태그호이어.
Panerai 케이스에 사용할 법한 금속을 다이얼에 그대로 활용했다. 날것의 느낌을 생생히 살린, 그야말로 파네라이다운 호탕한 다이얼. 여기에 흰색 핸즈와 인덱스, 푸른색 초침을 더해 청명한 느낌도 풍긴다. 시계 뒷면에서는 칼리버 P.9010을 볼 수 있는데, 로터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품을 다이얼처럼 브러싱 처리했다. 유연한 관절의 브레이슬릿도 이 시계의 백미. 루미노르 마리나 42mm 9백90만원대, 파네라이. 로고 티셔츠 6만9천원, 로킷 at 스컬프.
Hamilton 와인색과 남색으로 화려하게 채색한 다이얼이 주연, 브러싱 처리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조연으로 성실히 제 몫을 다한다. 덕분에 조명이 떨어진 무대처럼 다이얼이 환히 빛난다. 두 개의 카운터를 수직으로 배치하고, 3시와 9시에는 날짜창, 요일창, 스몰 세컨드 카운터를 마련했다. 43밀리미터 케이스 안으로는 H21 칼리버를 탑재했다. 여기서 동력을 얻은 9시 방향의 초침은 유난히 부드럽고 침착하게 움직인다. 브로드웨이 오토 크로노 2백54만원, 해밀턴.
Omega 잠수 장비에 가까운 외모답게 무려 1200미터까지 방수가 가능하다. 수많은 다이버 워치의 방수 한계인 300~500미터는 이 시계에겐 어린이풀 수준. 잠수함처럼 견고하게 만들어 케이스가 55 × 48밀리미터로 다소 크지만, 티타늄을 사용해 속임수를 쓴 것처럼 가볍다. 중세 기사의 갑옷 같은 브레이슬릿도 엄밀한 이미지를 북돋운다. 씨마스터 플로프로프 1200m 1천5백만원대, 오메가. 주황색 티셔츠 7만6천원, 미스터젠틀맨 at 앨리든맨. 로고 티셔츠 28만원, 마틴 로즈 at 앨리든맨.
Rado 44.9밀리미터의 제법 큰 케이스와 쭉 뻗은 러그 덕에 시원시원한 인상이다. 다이얼의 녹색은 ‘빈티지 그린’이라고 묘사하면 딱 좋은 색감에 주황색을 포인트로 활용해 지루하지도 않다. 게다가 무반사 코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덕에 색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00미터까지 방수를 지원하고,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하이퍼크롬 크로노그래프 가격 미정, 라도. 포켓 티셔츠 16만5천원, 메종 키츠네 at 비이커.
Breitling 다이얼에 매트한 밀리터리 그린 컬러를 활용한 건 미군 전투기 ‘커티스 워호크’를 모델로 삼아서다. 시계 뒷면에는 P-40 워호크의 그래픽도 넣었다. 다이얼 중심엔 크로노그래프 창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붉은색을 장식으로 얹었다. 시계의 엔진으로는 COSC 인증을 받은, 브라이틀링의 자랑 B01을 탑재했다. 파워 리저브는 70시간, 방수는 최대 100미터. 에비에이터 8 B01 크로노그래프 43 커티스 워호크 9백만원대, 브라이틀링.
- 에디터
- 임건
- 포토그래퍼
- 이현석
- 모델
- 강동혁
- 메이크업
- 이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