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구글이 바꿀 게임의 미래

2019.06.26GQ

구글의 게임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 스타디아가 11월 북미,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다. 넷플릭스가 우리의 여가 시간을 바꿨듯, 이번엔 스타디아가 게임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곧 게이머에게 일어날 변화 아홉 가지.

지난 3월 공개된 스타디아의 게임 콘트롤러.

1. 음악, 영화, 책처럼 게임도 월정액으로 구독한다
스타디아 프로는 월 9.99달러(약 1만 1천원)에 언제 어디서나 4K HDR, 초당 60프레임(60fps), 5.1 서라운드 사운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구독 모델이지만 일부 게임은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넷플릭스와는 다르다. 그래도 매달 일부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독점 게임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한, 구독료를 지불하지 않고 게임 콘텐츠당 요금을 지불하며, 스타디아 프로보다 낮은 사양인 풀HD(1080P) 해상도와 스트레오 사운드로 스트리밍 게임로 즐길 수 있는 스타디아 베이스를 무료로 서비스한다.

2. 게임 때문에 오래된 컴퓨터를 바꿀 필요가 없다
구글 스타디아의 가장 큰 장점은 더이상 게임 때문에 하드웨어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게임의 설치, 구동, 로딩, 데이터 관리 등 거의 모든 것을 구글 서버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유튜브가 돌아갈 정도의 기기로도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인터넷 연결만 있으면 기기의 제약도 없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스마트 TV, 태블릿, 스마트폰 등 어디서나 같은 게임을 이어서 이용할 수 있다.

3. 통신사의 5G 요금제를 이용하게 된다
스타디아는 고품질 영상, 음향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게임 플레이의 질을 결정한다. 인터넷 접속이 안되거나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게임 구동이 불가능하다는 게 단점. 따라서 게임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라면 홀린듯이 각 통신사의 5G 요금제에 가입하게 될 것이다.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소 인터넷 속도는10Mbps, 이런 환경에서 HD(720p) 해상도, 60fps, 서라운드 사운드가 제공된다. 4K HDR, 5.1 서라운드 사운드 게임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속도는 35Mbps이다.

4. 밤 새 게임하는 날이 더 많아 진다
스타디아는 오는 11월 런칭 시점에 인기 롤플레잉게임인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부활시켜 <발더스 게이트3>을 선보인다. <데스티니 2>는 첫번째 무료 게임으로 제공된다. 구글이 스타디아 첫 발표에서 시연한 <어쌔신 크리드 : 오디세이>도 게임 목록에 포함된다. <둠 이터널>은 둠 시리즈 최초로 한국어 지원 게임을 스타디아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길트>, <겟 팩드> 등 최신 게임이 스타디아에 독점 공개되며, <드래곤볼 제노버스 2>, <파이널판타지 15>, <사무라이 쇼다운>, <풋볼 매니저>, <저스트 댄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내년엔 어벤져스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게임 <마블 어벤져스: A-데이>가 5월 출시된다.

데스티니

5. 상상만 하던 장면이 펼쳐진다
기존의 게임에서 하드웨어 사양이나 트래픽 제한 때문에 불가능했던 일이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풋볼 매니저의 경우,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프리메라 리가, 분데스리가, K리그 등 특정 리그를 정해 플레이했지만, 스타디아에서는 전세계 리그를 동시에 관리하는 것도 이론적으론 가능하다. 어쩌면 MMORPG에서 사양이나 트래픽 제한없이 100만 대군이 싸우는 희대의 전투씬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6. 유튜브 게임 방송을 보다가 바로 게임에 참여한다
스타디아가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유튜브와 연동 때문이다. 곧 스타디아가 세상에 나오면 게임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플레이 버튼을 눌러 영상 속 게임을 바로 실행하거나,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유튜버의 게임 방송에 10초 만에 참가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설치나 업데이트가 필요없기 때문에 누구나 준비없이 바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매일 2억 명이 넘는 사람이 오가는 유튜브에서 게임 방송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7. 공평하게 한 판 붙는다
일부 게이머들이 기존 게임에서 이용해 논란이 됐던 해킹 툴, 치팅 툴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예정이다. 사격 게임 중 적의 머리를 자동으로 조준해주거나, 자원을 수집하는 행위를 전담해주던 자동 프로그램을 구글이 서버를 관리하는 스타디아에선 사용하기 어렵다. 또한 하드웨어에 따라 생겼던 실력차가 줄어들면서 전세계 사람들이 공평하게 한 판 붙을 수 있게 됐다.

8. 초대형 블록버스터 게임이 몰려온다
스타디아는 MS의 ‘X 클라우드’, 애플의 ‘애플 아케이드’와 시장 선두를 잡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게이머에겐 희소식이다. 결국 구독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타사와 차별화가 되는 독점 게임이 승부를 가를 것이고, 곧 신작 게임이 쏟아질 것이다. 애플은 <파이널 판타지>를 개발한 사카구치 히로노부, <심즈> 시리즈를 개발한 윌 라이트 등과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와중에 구글 또한 비밀리에 준비 중인 독점 게임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9. 2020년이 오길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오는 11월 구글 스타디아 1차 출시국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구글데이터센터 서울 지점을 건설할 예정이므로 한국 출시가 임박했다고 볼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특성상 지연시간 관리가 중요한데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짓게 되면 문제가 줄어들고 사용자가 늘어나 순탄하게 국내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