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사로 시작해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2019-2020 기어 컬렉션.
Airsound Air D1
오르빗사운드의 활동 범위는 넓다. 2천 파운드의 사운드 바에서 1만2천 파운드에 이르는 스피커까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선보인다. 그중에서 50킬로그램의 중량을 자랑하는 에어 D1은 대담한 행보로 평가받는다. 약점과 장점이 극명하다. 에어 D1은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스펙을 갖췄다. 특별 제작된 10인치 네오디윰 우퍼와 5인치 미드, 두 개의 4인치 드라이버, 각각 150W, 100W, 70W의 출력을 내는 AB클래스 앰프가 하모니를 이뤄 정교하면서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애초 약점 같은 건 없었다는 것처럼. 약 1천8백만원. orbitsound.com
Mcintosh RS200
하이엔드 올인원 오디오 시장에 야심 차게 뛰어든 매킨토시가 새 모델 RS200을 선보였다. 자체 개발한 원박스 스트리밍 시스템을 탑재해 기존 브랜드와의 경쟁에 힘을 더했고, 아마존의 인공지능 서비스인 알렉사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본연의 기능인 사운드에도 공을 들였다. 650W의 앰프 출력은 두 개의 우퍼와 네 개의 미드 레인지, 두 개의 트위터로 빠짐없이 전달된다. 더욱 풍성하고 입체적인 서라운드 사운드를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별도의 사운드 바 출력단자를 갖췄다. 전작인 RS100 무선 서라운드 스피커와 결합해 큰 울림을 낼 수도 있다. 매킨토시의 오디오 컬렉션에 확실한 한 방이 생겼다. 약 5백20만원. mcintoshlabs.com
Philips PUS9104
테크 브랜드의 협업은 종종 실패를 맛보기도 하지만, 필립스와 덴마크의 리빙 디자인 브랜드 게오르그 옌센이 함께 완성한 PUS9104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55인치 4K UHD LED TV로 첫인상부터 좋은 예감이 든다. 투명한 알루미늄 베젤과 가장자리에 두른 금속 프레임의 광택이 강철 받침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보는 재미도 있다. 마크 로스의 색면 추상 작품처럼 엠비라이트가 화면의 색을 TV 테두리 주위로 투사해 몰입도를 높인다.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 가능하며,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6GB 온보드 메모리, 25W 출력의 2.1채널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렇게 따져보니 가격이 꽤 합리적이다. 약 1백80만원. philips.co.uk
Beyerdynamic Lagoon ANC
탁월한 음질, 소음 차단 기능, 긴 배터리 수명. 베이어다이나믹의 스마트 헤드폰 라군 ANC를 설명하는 주요 성능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자세히 눈여겨보게 되는 부가 기능들이 있다. 사용자의 귀에 맞춰 소리를 조율해주는 EQ 청력 검사 기능이 내장되어 있으며, 외부 LED 대신 헤드폰 이어패드 안쪽의 불빛을 통해 동기화 상태, 좌우 구분, 배터리 잔량을 알려준다. 착용하는 동안 수시로 확인하지 않는 정보들이란 점에서 꽤 수긍이 간다. 이 또한 깔끔해 보이는 외모의 비결이기도 하다. 약 50만원. beyerdynamic.com
Ruark Tempo
린리의 전공은 본래 하이엔드 오디오가 아니라 럭셔리 가구다. 영국 왕실에 입성한 고가의 목재 가구로 명성을 쌓았다. 린리는 오디오 브랜드 루악의 R1 블루투스 라디오를 귀하고 고운 결과물로 탈바꿈시켰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템포는 섬세한 예술 작품에 가깝다. 단풍나무 원목으로 만든 케이스에 마르케트리 상감세공 기법으로 기하학적인 무늬를 새겼다. 전면부 패널은 부드러운 질감의 염소 가죽을 씌웠다. 양각으로 새긴 브랜드 인장에서 장인의 다부진 자신감이 느껴진다. 색상은 4가지다. 서브 마린, 먼데이, 노르웨이. 베레모. 약 2백만원. ruarkaudio.com
Little Jedi Floor Lamp
‘포스가 함께하길.’ 필리핀 출신 디자이너 케네스 코본푸가 스타워즈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한 솔로의 절친 츄바카의 두툼한 털과 탄띠를 두른 츄이 락킹 스툴, 제국군의 전투기 타이 파이터를 본뜬 테이블과 암체어, 다스베이더의 헬멧을 등받이로 형상화한 의자가 <스타워즈> 마니아들을 단숨에 무장 해제시킨다. 큰 부피의 가구를 들이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리틀 제다이 램프를 추천한다. 라이트세이버를 든 수십 개의 제다이 피규어와 악당 시스 로드가 둥글게 포진해 스펙터클한 대결을 벌일 참이다. 전원을 켜면 LED가 탑재된 라이트 세이버가 주위를 환하게 밝힌다. 가격 미정. kennethcobonpue.com
Miansai 14K Gold Grill Set
이름을 날린 셰프가 후손에게 물려주기에 이만한 게 없어 보인다. 마이애미의 주얼리 브랜드 미안사이가 선보인 바비큐 도구들은 전부 14K 금으로 만들었다. 45센티미터 길이의 주걱과 포크, 나이프는 별처럼 찬란하다. 탐미적인 금빛 숨결 속에서 날카로움과 우아함이 배어 나온다. 이보다 저렴한 스테인리스 버전이 출시될 때까지 손에 닿지 않는 밤하늘의 별처럼 바라보기만 해야 하겠지만. 약 7백60만원. miansai.com
Cubista Linear Pool Table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명료한 디자인의 풀 사이즈 가정용 당구대는 20세기 초반의 입체주의에서 영감을 받았다. 19밀리미터의 슬레이트에 라사지(당구대 천)를 입혔으며 각진 다리 하단에는 당구대 수평을 맞출 수 있는 받침을 뒀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유용하다. 당구대 넓이에 정확하게 맞춘 상판을 덮어 식탁이나 책상으로 활용 가능하다. 당구대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쓰기 좋고, 보기에도 좋다. 가격 미정. faspendezza.it
Prada Re-Nylon Backpack
친환경 제품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프라다는 리나일론 Re-Nylo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일론 대신 에코닐 소재를 적용한 백팩을 선보였다. 섬유 생산 업체 아쿠아필과 협업으로 생산한 에코닐은 낚시 그물, 플라스틱 쓰레기, 방직용 섬유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재생 나일론이다. 활용성이 뛰어나며 질기고 튼튼해 반복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에코닐이 1만 톤 생산될 때마다 석유 7만 배럴이 절약된다. 프라다는 2021년까지 나일론 소재의 제품을 모두 에코닐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2백만원. prada.com
McLaren 720S Ride-On
어른을 위한 드림카가 아니다. 유아용 전동차 버전의 맥라렌 720S 라이드온은 실제 모델을 그대로 축소했다. 파파야 스파크 색상과 하늘로 치솟을 것처럼 열리는 도어, 외관의 카본 스타일 요소를 그대로 구현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확실해진다. 도로 위의 맥라렌이 내는 엔진 소리가 힘껏 터져 나온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내장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동요를 비롯해 독점적으로 제공되는 맥라렌 영상이 저장되어 있다. 슈퍼카의 기질까지 닮아 앞으로 치고 나갈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보호자가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다. 약 50만원. mclaren.com
Deep Sleep Cocoon
by VollEBak
장거리 비행은 생각만 해도 고되다. 보이지 않는 핀에 고정된 것처럼 자리에 앉아 반나절 이상을 보내야 한다. 답답함과 지루함에 내몰린 상황을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잠을 청하는 것. 깨어날 즈음 목적지에 도착하길 바라지만 이것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기내에선 혼자만의 공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숙면 가능성은 극도로 희박하다. 딥 슬립 코쿤은 이런 불가피하고 불편한 상황에서 도피처가 되어준다. 이불과 같은 푹신함을 내재한 재킷인데 접혀 있는 후드를 펼쳐 자신을 엄폐할 수 있다. 이렇게 즉석에서 구현한 나만의 공간은 암막 수준으로 빛을 차단하고 소음을 최소화한다. 게다가 핏대를 세우는 일 없이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주위에 알릴 수 있다. 약 1백20만원. vollebak.com
Hasselblad CFV II 907X 50C
핫셀블라드의 초소형 중형 카메라 CFV II에는 전통과 미래가 공존한다. 사진계 거장들의 원픽이었으며 20세기의 역사적 순간들을 기록한 카메라 V 시스템의 디자인을 계승하되 50메가픽셀의 CMOS 중형 포맷 센서를 장착했다. 덕분에 풀 사이즈 해상도 JPEG 이미지에 정확하고 깊이 있는 색감을 담아낸다. 넉넉한 크기의 터치 스크린을 달았고, 내장 배터리와 USB-C 단자도 새롭게 추가했다. 무게는 206그램. 사용자가 촬영에 집중하길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가격 미정. hasselblad.com
Louis Vuitton Horizon Soft Luggage from Marc Newson
애플의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루이 비통의 클래식한 하드 케이스 여행 가방을 재해석했다. 부드러운 실루엣의 소프트 러기지 컬렉션은 롤링 호라이즌 소프트와 네 개의 바퀴를 단 호라이즌 소프트로 구성됐다. 내부 공간은 최대한으로 늘렸고 지퍼는 초음파 커팅으로 만들었다. 알루미늄 소재의 손잡이는 한 손으로 쥐었을 때 더 돋보인다. 모노그램을 얹은 브라운 외에 오렌지, 옐로, 그레이 세 가지가 더 있다. 2백60만원부터. uk.louisvuitton.com
Lexus LY 650 Luxury Production Yacht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시선은 육지를 넘어 호수와 바다로 향한다. 슈퍼 요트의 유선형 몸체가 도로를 벗어나 넘실거리는 파도를 질주하고 싶게끔 유혹한다. 1990년대 초반 페라리는 로쏘 코르사 색상의 모터보트 리바를 출시하며 요트 제작에 뛰어들었다. 2016년에는 애스턴 마틴과 요트 제작사인 퀸터센스의 합작으로 AM37 파워 보트가 탄생했다. 탄소 섬유와 티크 목재를 세련되게 접목한 AM37 파워 보트를 통해 애스턴 마틴은 바다에서도 주연의 지위를 획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요타의 럭셔리 라인인 렉서스가 그 뒤를 이었다. 일본 내에서 고급 요트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토요타 마린은 2017년 렉서스 스포츠 요트를 선보이며 경쟁사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최근에는 길이가 65피트에 달하고 세 개의 초호화 침실을 갖춘 LY 650의 출시를 예고했다. LY 650은 미국 위스콘신에 위치한 마르퀴스-라슨 보트 그룹의 도움을 받아 개발했다. 요트의 심장은 800 마력의 볼보 IPS 엔진. 렉서스의 고유한 디자인도 적용했는데 역동적인 지붕 라인이 대표적이다. 넘실대는 파도처럼 우아하게 치솟았다가 하강한 뒤 후미에 이르러 다시 상승한다. 가격 미정. lexusyachts.com
CÉrvelo Áspero Gravel Bike
‘아스페로 Áspero’는 스페인어로 ‘거칠다’는 뜻이다.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써벨로의 아스페로는 오프로드를 달리는 그래블 경주를 목적으로 한다. 초경량 자전거답게 체지방이 제로에 가까운 격투기 선수처럼 군살이 없다. 가볍고 튼튼한 카본 프레임에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필수 부품만 남기고 싹 걷어냈다. 대신 레이스 역량을 강화했다. 모래, 자갈과의 충격이 잦은 다운튜브에 견고한 프로텍터를 장착했으며, 700c 휠에 42밀리미터 타이어를 채우거나 그보다 작은 650b 휠과 49밀리미터 타이어의 조합도 가능하다. 아스페로는 여기서 한 번 더 치고 나간다. 트레일 믹서 기능을 장착해 타이어 크기에 맞게 5밀리미터씩 섬세하게 조향성을 조율할 수 있다. 승부의 추가 이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4백만원부터 8백만원까지. cervelo.com
Lito Sora Generation 2 Electric Superbike
캐나다의 전기 바이크 제조사인 리토가 마침내 프리미엄급 모델 소라 제너레이션 2를 완성했다. 개발에 착수한 뒤 10년 만에 이룬 성과다. 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은 만큼 성능은 환영받을 만하다. 배터리 기능은 프로토타입보다 50퍼센트 더 향상됐다. 한 번 충전하면 290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시속은 200킬로미터, 정지 상태에서 3초 만에 시속 100킬로미터를 찍는다. 대시보드가 있어야 할 자리는 5.7인치 LCD 터치 스크린이 차지했다. 20대만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약 1억원. litomotorcycles.com
Nikola NZT and WAV
트랙터와 버기카를 뒤섞은 뒤 제일 미래적인 디자인을 채택한 듯한 니콜라 NZT는 수륙양용 ATV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바퀴마다 개별 모터를 달았다. 최고 590마력의 힘을 발산한다.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되는 시간은 불과 4초. 괴물 같은 운동 능력으로 험로를 주파한다. 사진 속 NZT 뒤에는 전기 제트스키 WAV가 연결되어 있다. 차세대 전기 이동수단의 다음 주자다. 약 9천3백만원. nikolamotor.com
BMW 8 Series Gran CoupÉ and Micro E-Scooter
시속 20킬로미터까지 질주할 수 있는 마이크로의 BMW E-스쿠터 스페셜 에디션이 어른의 동심을 정조준 한다면, BMW 뉴 8시리즈 그란쿠페는 성인들의 열망을 건드린다. 포르쉐 파나메라에 대한 BMW의 날쌘 응답이기도 한 그란쿠페는 4도어의 실용성, 한층 지혜로워진 헤드업 디스플레이, 탁월한 운전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주행 중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스티어링 및 차선 제어 보조장치를 작동하면 그 즉시 자율주행의 미래가 와 닿는다. 8시리즈 그란쿠페를 주차한 뒤 트렁크에서 E-스쿠터를 꺼내 타는 건 그보다 더 영화 같은 장면일 것이다. 1억 3천만원부터. bmw.co.uk
- 에디터
- Jeremy White
- 포토그래퍼
- Nick Rochow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