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PC로 출시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2020.01.28GQ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플레이 스테이션에서 해방됐다. PC에서 즐길 수 있는 걸작 게임이 하나 더 늘었다.

‘인터랙티브 무비’는 플레이어가 등장인물이 되어 행동과 선택을 하고, 그 결과가 이야기에 반영되는 게임의 한 갈래다. 플레이어의 모든 결정이 극의 전개와 결말에 영향을 준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2018년 PS4 출시 당시 묵직한 주제와 몰입감 있는 이야기, 뛰어난 그래픽으로 수많은 매체와 유저의 호평을 받았다.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미래와 가능성을 보여준 수작이다. 최근 PC로 출시되어 PS4가 없어 즐기지 못했던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너무 많은 조작을 요구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늘어지지도 않는 균형감각이 좋다. 배경은 가까운 미래, 인간과 매우 유사한 안드로이드가 상용화된 디트로이트다. 안드로이드의 존재를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는다. 안드로이드들은 인간에 반하면 안 된다는 대원칙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플레이어는 도시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는 디트로이트에서 다른 세 명의 주인공이 되어 헤쳐간다. 무심하게 툭툭 던져지는 묵직한 질문에 숨 가쁘게 행동하고 선택해야 한다. 각각의 주인공일 때 한 모든 행동은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에도 영향을 주고, 그 모든 것이 짜여져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A와 B 선택지 각각의 결말이 보고 싶어 저장한 후 불러오기를 하는 옛날 방식이 아니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누적된 선택들이 모여 결말이 만들어진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주인공에 완전히 몰입될 때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내가 생각한 성격과 행동양식을 가진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의 한가운데에서 극을 만끽할 때 진정으로 빠져들고 공감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 엔딩을 볼 때보다 두 번째, 세 번째 엔딩을 볼 때 즐겁다. 한 차례 엔딩을 보고 나면 다른 엔딩을 보기 위한 결정적인 선택지가 어느 지점인지 정도는 말해준다. 복잡한 조작이나 빠른 반응 속도는 필요 없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만 있으면 된다. 퇴근 후 왁자지껄 떠들며 즐기는 대신 홀로 오롯이 보내고 싶은 날, 조용히 컴퓨터 앞으로 부를 게임이다. 글 / 김강욱(게임 칼럼니스트)

    에디터
    이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