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는 물러서지 않았다. “가드 올리고”, “확 갈 때까지” 내달렸다. 무대도 돈도 싹쓸이했지만, 여전히 날것의 냄새를 맡고 다닌다.
새벽 한 시가 넘었네요. 내일 일찍 일어나요? 네 시요. 좀 있으면….
오전 네 시요? 네. Men of the Year니까. 하하. 이따 뮤직비디오 촬영이 있습니다. 아까 반 찍었고 내일, 아니 한 세 시간 후에 남은 걸 찍어요.
밤새울 수 있어요? 노력해봐야죠. 원래는 밤새워본 적이 없었어요. 연습생 시작하고 나서부터 생활화됐죠. 성장하는 건 아무래도 시간 싸움이니까. 자기가 부족할 때 잠을 잔다는 건 안도하고 안주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욕심이 없다는 거죠. 전 솔직히 저 자신한테 만족해본 적이 없어요.
올해도요? < Show Me The Money 3 >에서 1등을 했어도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까. 산 하나 넘으면 바로 다음 산이 뒤에 있고 하니까.
산이요? 구체적인 대상이 있나요? 전 일단 목표를 두고 하는 게 편해요, 일단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블락비 지코 형이에요. 장난으로 “형. 언젠가 제가 형을 이길 거예요. 기다려주세요”라는 식으로 얘기해요. 그러면 형은 “너한테 절대로 따라잡히지 않을 거야” 그러죠. 약간 라이벌이면서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은 형이에요.
< Show Me The Money 3 >에서 부른 ‘연결고리#힙합’ 가사에도 썼잖아요. “B.I, 민호, 지코, 피오 빼고 다 비켜.” 그 산을 다 넘고 정상에 오르는 시점도 정해뒀나요? 정상에 선다는 말 자체가 애매한 것 같아요. 정상 위에는 하늘이 있고, 그 위에는 우주가 있고, 그 위에도 또 뭔가 있을 거니까요. 전 계속 크고 싶거든요. 하늘을 넘고 우주를 넘고 싶은 맘이에요. 웃기는 얘기지만 노토리어스 BIG나 투팍같이 전설로 남고 싶어요. 사람들이 나중에 “아빠 어렸을 땐 바비가 최고였어”라고 말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먼 우주를 겨낭한다면, 연료가 고갈될 거란 두려움은 없나요? 하… 그렇네요. 그런 생각을 하진 못했네요. 그런데 저를 계속 부추기는 사람이랑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저희 아이콘iKON 멤버 안에 다 있거든요. 전 한빈이(B.I)를 가장 큰 동반자이자 라이벌이라고 생각해요. 마라톤으로 치면 서로의 페이스메이커? 둘 다 승부욕이 굉장히 강해요. 그 승부욕이 연료가 될 수 있겠죠.
B.I도 바비가 ‘Men of the Year’로 선정된 걸 알고 있나요? 알아요. 그런데 이런 건 서로 질투 안 해요. 자극을 받을 뿐이지. 어쨌든 같은 팀이고, 형제 같은 존재라서.
상금은 미리 공언했듯 다 어머니께 드렸나요? 계속 모으고 있어요. 한 번에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어릴 때라 잘 몰랐는데, 크고 나서 얘기 들어보니까 정말 고생하셨더라고요. 엄마의 그런 기억이 없어지게….
사고 싶은 건 없어요? 그냥 한두 개 정도요. 시계 사고 싶었는데 에픽하이 형들이 사주셨어요. ‘Born Hater’ 피처링해줘서 고맙다고. 저한테 되게 의미 있는 물건이에요. 그 시계는 힙합의 상징이거든요.
생일이 12월이에요. 아직 정식은 아니지만, 데뷔 후 맞는 첫 생일이기도 하죠. 뭐 할 거예요? 연습할 거예요. 별로 하고 싶은 게 없어요. 진짜로. 작년엔 애들끼리 되게 신나게 놀았어요. 올해는 그냥 연습하고 싶어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성인이 되어서인가요? 모르겠어요. 되게 슬픈 게, 순수함이 좀 없어진 것 같아요. 지금 나이에 비해서.
계속 경쟁해왔기 때문인가요? 그것도 그렇고요. 어떻게 보면 공부하고 있을 나이에 세상에 알려지고, 정확한 꿈이 생겼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 현실을 좀 더 빨리 맛본 거잖아요.
올해가 연습생 4년 차인가요? 2개월 후면 만 4년이죠.
< Show Me The Money 3 > 출연은 누구의 뜻이었나요? 시즌 1이랑 2를 보면서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즌 3 시작할 때 사장님께서 출연을 권유하셨어요. 뭘 보여주고 이기는 것보다 제 실력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새로운 사람들 만나서 영감도 얻고. 같이 나간 한빈이도 마찬가지예요. 저희들끼리만 생활하니까 저희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잖아요. 제가 우승했지만, 저는 거기서 제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제일 잘하는 사람이 아닌데 우승했다고요? 랩을 제일 잘하진 못했지만 퍼포먼스가 강력했던 것 같아요. 무대를 직접 보러 온 사람들한테 어필하는 부분. 랩은 제가 감히….
싸울 줄 아는 파이터 같았어요. 기질로 전력의 열세도 뒤집을 수 있는. 단기 토너먼트의 강자들이 대개 그렇죠. 악에 차 있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제 자신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내가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아이돌이라는 편견이 있잖아요. 그래서 되게 방어적이었던 것 같아요. 참가자 중엔 현직 래퍼도 많았고.
YG 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들이 A팀, B팀으로 나뉘어 정식 데뷔를 놓고 대결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 WIN >에선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어요. 거기선 이른바 분위기 메이커였죠. 불과 1년 전인데. 일단 이제 아이콘이란 그룹이 완성됐고, 전 그룹에서 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토론에 비유하면, 솔로 곡에선 제 발언 시간이 긴 거죠. 팀에서는 제가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고. 둘 다 좋아요. 솔로로는 제 생각을 다 말할 수 있고, 팀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팀원들이 채워주고.
이제는 웃는 얼굴보다 격앙된 얼굴이 먼저 떠오르기도 해요. < Show Me The Money 3 >에선 카메라에 가운데손가락을 치켜들고, 화끈하게 욕도 했죠. < WIN >에서 A팀에 지고 나서 많이 독해졌어요. 간절해졌죠. 어쩌면 음악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내 음악을 지키려면 난 이것보다 멋있어야 돼. 이것보다 멋있는 건 뭘까? 그냥 계속 아기처럼 웃는 착한 애로만 살 건가?’ 같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필요할 때는 욕도 하고 인상도 찌푸려야 하는데, 그런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느꼈고요.
이런 말은 어때요? “아이돌치고 잘해.” 으아…. 누군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는 아이돌치고 잘하는 래퍼겠죠. 제 일은 그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거고요.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거예요. 터무니없는 얘기만 아니면 괜찮아요. “바비 쟤는 랩 진짜 못한다” 같은. 저 랩 못하지 않거든요.
이제 무대에 설 수 있을 만큼 완성되었다고 스스로 느끼나요? 어설프지는 않은 것 같아요. 대중의 눈으로 봤을 때는. 그런데 다른 뮤지션들도 저를 보고 있을 거거든요. 분명히 지적할 부분이 눈에 띌 거고. 그게 일단 저한테는 숙제예요.
뮤지션의 뮤지션이 되고 싶은 건가요? 네. 마이클 잭슨처럼. 모든 사람이 “바비 쟨 뮤지션이야”라고 말할 때까지 달려가야죠. 리스펙트 받는 걸 좋아해요. 제 음악이나 행동에 떳떳하고 싶거든요. 쟨 저런 걸 할 만한 애야, 란 소리를 듣고 싶어요.
‘리스펙트’란 하는 쪽이든 받는 쪽이든 구체적인 대상이 있기 마련이죠. 꼭 인정받고 싶은 상대가 있어요? 저랑 친분 없는 사람 전부요. 객관적으로 날 봐줄 수 있는 분들.
벌써 무대 위에서만큼은 베테랑 같아요. 꽉 짜인 걸 해낸다기보다 자연스러운 인상. 어떻게 움직일지 준비하고 올라가나요? 틀에 갇힌 걸 안 좋아해서 준비 안 하고 올라가요. 제가 표현하고 싶은 동작을 막 해야 자연스럽죠. 그게 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 종영한 또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 < MIX&MATCH >에선 팀 멤버들의 보컬 파트를 살려주는 여유도 엿보였어요. 추임새랄까? 그것도 공부를 했어요. 어쨌든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요. 한국 힙합은 아직 미국을 따라가기에 많이 부족하다는걸. 흑인의 자연스러움에 대해 많이 연구했어요. 흑인들은 삶이 힙합이잖아요. 쓰는 말, 행동, 생활방식 전부요.
미국에서 자란 경험이 도움이 되나요? 썩 그렇진 않아요. 철저히 아이콘 멤버들이랑 생활하면서 배운 거예요. 저는 YG에 오기 전엔 심지어 에미넴이 백인인지도 몰랐어요. 혼자 랩을 했지 공부한 적은 별로 없었거든요. 진짜 관심사와 목표가 같은 동반자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셔츠와 재킷은 발렌시아가 by 무이, 신발은 팀버랜드.
코트와 재킷과 바지는 모두 김서룡 옴므, 신발은 팀버랜드 X 스투시, 해드 밴드와 아대는 모두 나이키.
턱시도 팬츠는 휴고보스, 모자와 슬리브리스는 노나곤, 신발은 나이키 X 리카르도 티시.
그렇다면 지금 바비를 만든 건 최근 3년인 건가요? 그렇죠. 예를 들면 이건 별로다, 이건 멋있다, 같은 멤버들의 코멘트.
하지만 바비의 극적인 성장을 목격한 건 < Show Me The Money 3 >에서였어요. 계속 같이 지낸 팀 멤버들과 떨어져 싸울 때. 처음 혼자가 된 순간이라 말할 수도 있겠죠. 굉장히 어려웠지만 재미있었어요. 내 세상이네, 내가 하고 싶은 음악 할 수 있네, 같은 기분. 출연하면서 욕심이 엄청 생겼어요. 전 랩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그리고 나 혼자였으니까 내 힙합은 이렇다고 보여주고 싶은 맘이 컸죠.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운 순간이기도 했죠. 솔로 음반이 언제가 될지 모르니까요. < Show Me The Money 3 > 마지막 무대 때, 이게 마지막 솔로 무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날 왔던 관객들 눈을 보느라 랩을 하나도 못했어요. 그런데 그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한 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제가 만든 음악으로 혼자서도 해보고 싶어요.
이를테면 무대를 혼자 꽉 채우는 기분? 그 넓은 무대가 그냥 내 안방인 거예요. 무대가 크면 클수록 안방이 넓어지는 거고. 팀으로 공연할 땐 제가 동선에서 이탈하면 안 돼요. 그림이 깨져요. 절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그런데 저 혼자 공연할 때는 절제할 필요가 없어요. 아, 물론 어느 정도는 필요하죠. 기승전결을 만든다거나. 하지만 그걸 제 필Feel대로 결정할 수 있어요.
< Show Me The Money 3 >에선 도통 절제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더 궁금한 남자였어요. 일단 밀어붙였죠.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절제한 거예요. 다 보여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이거 끝나면 이제 뭘 보여줘야 되지, 싶은 생각이 딱 드니까 좀 무섭더라고요.
정식 데뷔도 하기 전에 < WIN >, < Show Me The Money 3 >, < MIX & MATCH >라는 세 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각각 데뷔가 걸려 있거나, 편견과 싸우거나, 동료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죠. 새삼스럽게 소감을 묻는다면요? 서바이벌이라는 상황이 실력을 키우기에 최적화된 세팅인 것 같아요. 서로 물고 뜯으면서 흉터도 생기고, 내 단점도 알게 되고. 엄청 힘든 데다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끝나고 나면 확실히 성장해 있었어요.
경쟁이라면 연습생 시절에도 겪어왔을 거예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건, 불특정 다수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그런 부분 때문에 오히려 정신줄을 놓아요. 볼 테면 봐라. 난 내 걸 할 거다. 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좋아요.
그래도 정식 데뷔란 말의 무게는 좀 다른가요? 완전히 달라요. 혼자 하는 데뷔면 모를까, 저는 이제 아이콘 형제들이랑 같이 해야 되거든요. 얘네랑 하면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리 음악은 점점 커질 테고, 그렇게 되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좀 더 보탤 수도 있겠죠. 기대돼요.
리더 B.I와 바비의 관계가 지드래곤과 태양을 떠오르게 할 때가 있어요. 한빈이랑 엄청 친해요. 엄청 큰 라이벌이고. <슬램덩크>의 서태웅과 강백호처럼.
아무래도 혈기왕성한 바비가 강백호인가요? 그런가요? 때에 따라 다르겠죠. B.I가 강백호가 될 수도 있고. 그런데 저희는 지드래곤 형이랑 태양 형 같은 존재가 아니라 저랑 B.I인 것 같아요. 분명히 형들보다 못한 부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장점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있을까요? 사실 저희끼리만 있다 보니까 바깥세상이 저희를 어떻게 보는지 잘 몰라요.
인터뷰를 하면 지드래곤과 태양에 대한 얘기가 꽤 많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어요. 그렇네요. 엄청 존경하고 많이 배웠어요. 그렇지만 분명히 지드래곤 형 너머에도 우주가 있겠죠. 전 항상 멀리 보고 싶어요.
연습생은 어쨌든 결국 버텨야 하는 자리죠. 유혹 같은 건 없었나요? 전혀요. 이 일이 너무 좋고,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 있었으니까. 밤늦게 연습하다 배고파서 햄버거 먹고 싶은 게 제일 큰 유혹이었어요.
미국에 살 때 힙합을 썩 좋아하지 않았는데도 왜 YG였나요? 우연이었어요. 미국에서는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어요. 전 그냥 랩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고요. 그런데 저희 형 친구가 YG 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서 오디션을 연다고 얘기해줬어요.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응시했는데 합격한 거예요.
오디션에선 어떤 래퍼의 곡을 골랐나요? 제가 쓴 랩이요.
보통 남의 노래를 잘 부르려고 하지 않나요? 자작곡은 위험할 수도 있는데. 그때는 랩을 하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좋았어요. 그리고 사실 재미로 오디션을 본 거였기 때문에 재미있는 걸로 도전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가사는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죠. 특히 랩 가사는 더 그렇고요. 당장 해보고 싶은 일은 없나요? 그냥 되게 커보고 싶어요. 돈도 많이 벌어보고, 슬픈 경험도 많이 해보고. 굳이 하나를 뽑자면 가슴 아픈 일을 겪어보고 싶어요. 꼭 애인이 아니라도 제가 사랑했던 친구가 제 곁을 떠나야 한다거나. < Show Me The Money 3 >에서 제가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부수고 싶다고 얘기했잖아요. 그거 다 진심이었거든요. 진심에서 나오는 얘기니까 후딱후딱 쓸 수 있었고요.
< Show Me The Money 3 >에선 그런 얘기가 육중한 트랩 비트와 잘 어울렸죠. 거기에 힘입어 우승도 했고요. 다음엔 뭘 기대하면 되나요? 원래는 트랩 비트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써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확실히 공연장에서는 터지니까. 이제 릴랙스한 트랙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거칠지만 자면서도 들을 수 있는 그런 거.
그런 랩을 하려면 좀 다른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꽤 거친 질감이에요. 뭔가 긁는 목소리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원래는 조용조용했는데, 방송하면서 그런 사나운 목소리를 발견한 것 같아요.
한편 결승에서 부른 ‘가드 올리고 바운스’나 ‘가’의 후렴구는 계속 흥얼거리게 돼요. 50센트 같은 래퍼들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죠. 그냥 음원을 틀어놓고 처음에 나오는 멜로디를 붙잡고 다듬고 그랬어요. 첫 느낌이란 게 중요해요. 딱 들었을 때 딱 나오는 거. 그렇게 만든 후렴구가 제일 쉽고 멋있어요.
가사가 잘 안 들린다, 또는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는 비판은 어때요? 똑같다는 얘기는 아직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괜찮아요. 센 힙합만 했으니까. 하지만 가사 전달력을 키우는 건 지금 가장 큰 숙제예요. “어? 이제 바비 랩이 잘 들리네” 란 얘기 들을 때까지 노력해야죠. 그런 비판은 달게 받고 있어요.
< Show Me The Money 3 >부터 피처링한 에픽하이의 ‘Born Hater’까지 꾸준히 ‘헤이터’에 대한 얘길 했어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알던 스타가 더 성공하면 변했다고 말해요. 그런데 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무게감이 있어야 존경받을 수 있고 카리스마가 생기죠. 그게 보기 싫다고 변했네, 원래 안 저랬네,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에요. 질투하지 말라고.
올해 무게감이 좀 생겼나요? 생기고 싶네요. 아직은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바비가 생각하는 멋진 남자는 어떤 모습인가요? 꾸밈없는 남자요. 로Raw한 것. 날것.
남자다운 사람인가요? 노력하고 있어요. 성격 자체가 꾸미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가면 쓰고 그러는 거.
< Show Me The Money 3 >에서 14년 차 래퍼 바스코를 꼭 꺾고 싶다고 했어요. 결국 이겼죠. 14년 차 래퍼 바비를 생각해보기도 했나요? 인간이란 존재는 약하잖아요. 앞으로 14년 동안 고비가 많을 거예요. 만약 그 고비를 다 이겨내면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웬만한 사람들이 쟤는 진짜 멋있는 애다라고 말하는…. 하지만 중간에 하나라도 못 버틴다면 패배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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