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몸에 손대지 마. 소름 끼치니까”라고 일갈하던 에일리가 좋아하는 것들. 퍼즐, 요리, 게임, 그리고 노래.
저도 뉴저지 살았어요. 오래는 아니지만. 어? 정말요? 설마 버겐 카운티?
뉴포트요. 저랑은 좀 머네요. 저는 버겐 카운티에도 있었고요. 또 유니온 카운티. 럿거스 대학교 쪽이요.
페이스 대학교 다녔죠? 거기 지하에서 농구한 적도 있어요. 뉴욕 시티, 맨해튼에 있는 거요?
네. 브루클린 브리지 옆이요. 걸어서 건넌 적 있죠? 무섭지 않았어요? 어, 저는 되게 아름다웠는데?
아래를 보면 나무 바닥 사이로 곧바로 강물이 보이는데. 아예 아래를 안 봤어요.
앞만 보고 갔어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자물쇠 걸려 있는 것도 구경하고, 낙서도 보면서 갔어요.
자물쇠 건 적도 있어요? 같이 걸 사람이 없어서…. 다리는 방송하면서 건넌 거예요. 미국에 있을 땐 한 번도 안 건너봤어요.
데뷔 전 NBC <머레이 쇼>에서 부른 리한나의 ‘Unfaithful’, 유튜브에 직접 올린 휘트니 휴스턴의 ‘Saving All My Love For You’ 동영상을 봤어요. 지금은 그때에 비해 힘이 좋아진 것 같달까요? 글쎄요. 노래는 부를수록 는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온 뒤로 더 많이 부를 기회가 있었으니까. 잘 모르겠어요. 뭐가 달라졌는지 구별을 잘 못해서.
얼굴도 딴사람 같아요. 겨우 몇 년 전인데. 이를테면 ‘교포화장’ 때문인가요? 음, 맞아요. 그때는 일단 살이 좀 어두웠고요. 바닷가 가까이 살았거든요. 머리도 완전 까맸고. 화장법도 달랐고. 그래서 이미지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노래보다 얼굴이야말로 자기가 변한 걸 알아채기 힘든데. 피부 톤 정도는 확실히 티가 나서요. 지금은 햇빛을 많이 못 받아서 그런지. 하하. 주로 음악 만들거나 그러면 새벽에 자고 그러니까요.
흔히 말하는 ‘비활동 기간’엔 좀 놀고 싶지 않아요? 아, 요즘 그런 게 많이 없어졌어요. 신기하게.
이제 스물일곱인데요? 모르겠어요. 요즘 또 심즈에 빠져가지고…. 아, 이 얘긴 하면 안 되나?
왜요? 게임하면 안 돼요? 그냥…. 네, 게임 좋아해요.
그러면 취미가 게임이에요? 퍼즐도 되게 좋아해요. 천 피스짜리 하루 만에 다 맞추고 그래요. 오백 피스 맞추는 데는 한 세 시간?
파티나 클럽은 안 가요? 요즘은 아이돌 멤버들도 꽤 많이 보이는데. 안 다닌 지 오래됐어요. 일단 클럽 가면 한 20분 신나고 재미없어요. 시끄러워서….
클럽보다 퍼즐이 좋은 여자. 요리도 좋아해요.
뭘 제일 잘해요? 그냥 아무거나요. 찌개 같은 거?
지난 미니 음반 <Magazine> 활동 전에 10킬로그램을 뺐다는 게 꽤 뉴스가 됐어요. 다이어트 식단까지 공개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솔직히 그런 거 관심 안 가져도 되는 것들이잖아요. 제 주변에서도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일단 다 알려주고 싶었어요. 전도사가 되는 느낌?
검색해보면 다 나와요. “새우, 쇠고기, 닭 가슴살, 게살, 채소 주스 두 컵에 과일 한 개”. 그 식단을 먹고 나서는요, 다시 찔 수밖에 없어요. 정상 식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2~3킬로그램이 찌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유지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에일리에 대해서 오해하는 게 있을까요? 한국말을 정말 잘 한다고 생각해요.
거의 90퍼센트 이상 알아듣지 않아요? 네.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도 집에서나 한국 친구들이랑은 한국어로 말했어요. 근데 어려운 단어를 쓴 적이 많이 없어서. 처음 방송 시작했을 때는 아예 못 알아들었고. 저한테 질문할 때까지는 무슨 상황인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요즘도 좀 그래요.
예전에 유튜브에 녹음해 올린 노래들은 대부분 느리고 감정이 두드러지는 것들이었어요. 머라이어 캐리의 ‘Hero’, 마일리 사이러스의 ‘The Climb’ 등등. 그런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었던 건가요? 그런 건 아니었어요. 댄스곡이나 신나는 노래를 녹음하려면 코러스도 좀 깔고, 뭔가 빵 터지는 게 있어야 더 좋게 들리잖아요. 근데 당시엔 제가 카메라 한 대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심플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컬 하나로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많이 골랐던 것 같아요.
어쨌든 잘 부를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서 녹음했을 거예요. 세상엔 수많은 노래가 있지만, 그중 제일 잘 맞는 노랜 어떤 곡인 것 같아요? 저한테 제일 잘 맞는 노래요? 제 노래요. 하하.
데뷔 후 불렀던 노래들이요? 네. 곡을 받으면 처음엔 그냥 곡이잖아요. 근데 부르다 보면 애정이 많이 생기죠. 점점 내 노래, 내 것, 내가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 노래를 받았을 때 1백 퍼센트 맘에 들었나요? 그런 곡도 있고 아니었던 곡도 있고.
어릴 땐 말하자면 ‘오리지널’한 노래들을 들으며 자랐을 거예요.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서 불러야 하는 노래들은 좀 생각과 달랐을 수도 있죠. 처음엔 혼란이 왔어요. 내가 이런 노래를 불러도 어울릴까? 그런데 지금은 너무 좋아요. 그런 노래가 한국엔 많이 없잖아요. 여자들이 부른 파워 있는 노래들이. 시대가 바뀌고 있으니까요. 여자들이 당당해지고, 멋있는 여자가 많아지고 있고. 그런 여자들의 맘을 표현하고 싶어요.
실제로도 강한 여자인가요? 그럴 때도 있고, 안 그럴 때도 있죠. 처음엔 낯을 좀 가려요. 친한 친구들이 항상 하는 말이 음… 외강내유? 앞에선 센 척하고 속은 여리다고. 안 그럴 것 같은 애가. ‘U&I’나 ‘보여줄게’의 가사처럼 행동하고 싶은 여자죠.
오늘 신곡이 나왔어요. 휘성과 부른 ‘Kiss’. 무척 잘 어울리는 노랠 만났다는 인상이에요. 정말요? 그런 건 있었어요. 키스라고 하면 보통 달콤하다는 표현밖에 생각을 못하잖아요. 근데 그걸 되게 자세하게, 예쁘게 포장한 가사는 처음 들었거든요.
“악기를 연주하듯이 해줘요. 심장이 춤출 수 있게 해줘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끈적한 느낌을 잘 섞어줘요.” 그런 직설적인 얘기를 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예를 들면 재범처럼. 제 지금 노래보다 더 직설적으로요? 꺼져, 막 이런 거?
그렇다기보다는 섹슈얼한 표현을 당당하게 하는 여가수는 드무니까요. 아, 저도 동의해요. 노래는 일단 메시지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표현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누가 진짜 노래를 잘하는 것 같아요? 비욘세요. 퍼포먼스나 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도.
며칠 전에 열린 그래미 봤어요? 비욘세도 공연 했는데. 아니요. 못 봤어요. 아, 얘기하지 마세요. 아직 아무것도 안 봤어요. 다운받아서 보려고.
팝 시장은 그야말로 여성시대예요. 그래미 ‘레코드 오브 더 이어’의 후보도 샘 스미스 이외에 다 여자 뮤지션이었어요. 메간 트레이너, 이기 아잘리아, 시아, 테일러 스위프트. 특히 ‘배드 걸’의 전성기이기도 해요. 그런 거 한번 제대로 해보면 어때요? 리한나처럼요? 방송에서 의자 때려 부수고. 하하. 아직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뮤직비디오라면 도전해볼 수 있겠지만.
자신의 어떤 모습을 제일 드러내고 싶어요? 그런 건 없어요. 색깔에 비유하자면, 어떤 색깔이 있다고 쳐요. 사람들한테 그게 어떤 느낌이냐고 물어보면 다 다른 느낌을 말하잖아요. 그렇게 남고 싶어요.
강한 여자에 대해 말하는 곡들이 연달아 히트를 했어요. 변신의 시기가 온 건 아닐까요?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이제는 작곡가 분들도 센 노래만 주시더라고요. 무서운 언니 막 이런. 하하. 새 음반에선 사랑스러운 것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시대와 나라를 맘대로 고를 수 있다면 언제,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저로 태어나고 싶어요. 이 시대가 저한테 되게 잘해줬거든요. 노래도 그렇고,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고맙고.
에일리는 운이 좋은 사람인가요? 네. 굉장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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