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맨이 에어 조던을 만났을 때.
킴 존스의 조용한 공상은 언제나 화려한 현실이 된다. 뒷골목에 숨어 있던 슈프림 라벨을 유명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여놓았고, 그 눈으로 앞이 잘 안 보일 것 같은 카우스 피규어는 모두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이번엔 농구 코트를 날아다니던 에어 조던을 섹시한 캣워크에 등장시켰다. 지난 겨울 마이애미에서 열린 디올 맨 2020 가을 컬렉션에 첫 등장한(그보다 먼저 트래비스 스캇이 신었지만) 에어 조던 1 하이 OG 디올 스니커즈는 에어 조던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디올의 디테일을 더해 완성했다. 오프 화이트와 쿨 그레이 가죽 위에 디올 오블리크 모티프를 더한 아이코닉 스우시 로고와 에어 조던 로고를 변형해 만든 에어 디올 로고를 얹었고, 여기에 디올의 전통 방식으로 가죽 단면을 수작업으로 채색하고 Made in Italy 표식을 더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에어 디올은 하이엔드 스트리트 웨어와 럭셔리 패션이 결합된 지금 가장 기대되는 쿨한 스니커즈가 됐다. 리미티드 에디션이어서 마음은 벌써 급하건만, 에어 조던 1 하이 OG 디올 스니커즈는 7월이 지나야 디올 부티크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금은 꽃을 꽂는 기분으로 차분히 기다리는 수밖에.
- 패션 에디터
- 박나나
- 포토그래퍼
- 김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