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카니예 웨스트의 불안

2014.09.18GQ

꿈꾸던 여자와 결혼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 역시 어느정도 이뤘다. 곧 새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다. 따르는 이도, 적도 많다. 남자 카니예 웨스트의 요즘 기분.

코트는 마크 제이콥스, 티셔츠는 톰 포드, 바지는 아크네 스튜디오.

카니예 웨스트의 금반지는 수수하다. 카니예 웨스트에게 수수한 것이 어울리나? 그는 지금 뉴욕의 머서 호텔 로비에 앉아 있다. 제이 Z와 함께 < Watch the Throne >앨범 대부분을 녹음한 곳이다. 그가 생각 끝에 입을 뗀다. “난 시카고 출신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자예요. 결혼식 전날 가족 만찬은 베르사이유에서 했고, 플로렌스가 다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식을 올렸죠.” 웨스트가 자신이 지닌 엄청난 재능을 하나하나 불사르는 듯한 쇼를 보여준 앨범 < Yeezus >를 내놓은 것이 1년 전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패션 업계를 다 불태워 버리겠다, 최소한 업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면 그러겠다고 한 것도 1년 전이다. 패션 업계는 그를 받아들였다. 그는 새 앨범도 만들고 있다. 그는 자기가 지금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아니라는 걸 안다. “지금 그 자리는 다른 사람이 차지했죠. 까놓고 말하자고요. 그가 지난여름을 잡아먹었잖아요. 누군지 알잖아요. 한 명밖에 없죠.” 드레이크? “네. 그가 올해 여름을 다 잡아먹었어요. 난 이번 여름까지는 포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 그는 정상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고민 중인 걸까? “좀 진지한 질문이네요. 내가 정말 그러고 싶은가?”

 

스웨터와 바지는 A.P.C. Kanye, 티셔츠는 로샹보, 스니커즈는 아이다스 오리지널.

당신 커플은 전 세계 타블로이드의 가장 큰 이슈다. 불편한가? 이슈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다. 그저 가족들과 함께 거리를 걸을 때 인간으로서 존경받을 수 있기만을 바란다. “난 당신 직업이 뭔지는 상관없다, 내게 함부로 말하지 마라, 나를 열받게 하지 마라” 이런 거.

연예 매체 < TMZ >를 보면 임신한 킴과 함께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간판에 머리를 부딪치는 영상이 나온다. 그리고 < TMZ >는 당신이 머리를 부딪쳤다고 놀린다. 어떻게 그렇게 사나? 힘들게 산다. 심지어 사람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하다 “간판에 부딪쳐서 화내는 걸 봤기 때문에 우린 당신과 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

<뉴욕포스트>가 당신의 결혼식 기사를 가십란에 실었는데, 이런 부분이 있다. “결혼식 한 시간 전에 돌아온 카니예는 골드 토일렛 타워 앞의 흰 막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톱을 들고 직접 썰었다.” 그런 사람들은 결혼식의 사진, 드레스, 안드레아 보첼리의 노래, 대리석 테이블은 언급도 안 했다. 그냥 ‘변소가 금이야’ 하고 떠들 뿐이다. 화장실은 색깔을 맞추려고 무난한 천으로 싸뒀는데, 막대는 형편없었고, 웨딩 플래너가 사전에 나와 협의한 것도 아니었다. 그와는 내내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화장실을 덮었던 것과 같은 걸 썼다. “그냥 저걸 쓰자. 그게 저 막대를 좀 나아 보이게 할 유일한 방법이니까.” 이렇게 된 거다.

그러곤 당신이 45분 동안 스스로를 위한 축사를 했다고? 내가 했던 이야기가 뭐냐면…. 결국 사람들이 셀러브리티를 중상모략할 수 있다는 거였다. 축사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킴과 결혼을 하는 내 입장에선 그 말을 해야만 했다. 셀러브리티들에 대한 사람들의 존중감을 높이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말도 했다. 그래야 내 딸이 좀 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으니까. 내 딸은 셀러브리티가 되겠다고 결심한 적이 없지만, 이미 셀러브리티다. 난 내 딸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싸울 거다.

당신도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야 하지 않나? 그러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가 않다.

타블로이드지를 보면 킴과 처가 식구들이 당신을 힘들게 하는 것처럼 나온다. 처가 식구들 때문에 제이 Z와 비욘세가 당신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든가…. 그런 이야기들은 입에 올리고 싶지도 않다. 이젠 나에겐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결혼식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 참석했고, 그들은 서로 차별하지 않았다. 예전엔 계급이란 게 있었지만, 이제는 창의력 계급이라는 게 있다. 이제 우린 창의력 계급 체계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제가 하려는 말은 그 체계에서 사람들이 킴을 배제시켰다는 거다. 내가 하려는 말은, 그 사람들이 다 킴의 결혼식에 왔다는 거다.

호사가들은 그 하객들이 모두 당신 때문에 온 사람들일 거라고 말할 텐데. 하지만 인스타그램 사진에 ‘좋아요’가 230만 개가 달렸다면….

그 결혼 사진은 지금까지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사진이다. 킴 때문이다. 내가 직접 올린 사진, 잘나가는 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들은 그 정도로 많은 ‘좋아요’를 얻지 못했다. 결혼식 사진을 보면, 랑방 쇼에 참여하는 플로리스트가 만든 플라워 월이 있고, 지방시 드레스와 턱시도가 있다. 이게 중요한 거다. 최고 수준의 창의력을 담고 있지 않나? ‘킴예(킴과 카니예의 합성어)’의 콘셉트는 가십 칼럼이 쓸 수 있는 것 이상의 문화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Yeezus’를 만든 지 1년이 지난 지금, ‘Yeezus’를 어떻게 생각하나? 내 생각엔 ‘Yeezus’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다. 이제까지의 모든 룰을 다 깨뜨렸다. 흔한 아이디어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Bound 2’의 뮤직비디오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좀 걱정을 했던 것 같은데, 그건 카니예 웨스트의 다른 비디오들이랑 다를 게 없었다. 알록달록한 곰들이 좀 뛰어다녔을 뿐이다. 많이 왜곡되고, 괴상하고, 사이키델릭하고, 약 빤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난 누드만 좀 더 많이 나왔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그거 하나가 아쉬울 뿐이다.

 

스웨트 셔츠는 리바이스 빈티지 클로싱, 티셔츠는 오프화이트, 바지는 옹 누아르,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프로듀서 릭 루빈이 당신이 ‘Yeezus’ 앨범 중 절반을 비행기 타기 전 두 시간 동안 녹음했다는 말을 했을 때 화가 났나? 당연히. 8개월 정도 작업해왔던 거다. 두 시간은 녹음하는 데 걸린 시간일 뿐이다. 즉흥적으로 했던 게 아니다. 다 작업하고, 매만지고, 디즈니 영화처럼 손을 본 결과물이었다. 그 가사들은 아주 무섭고 심각하고 정치적으로 직접적이다. 릭 루빈이 사람들에게 그걸 분명히 해야 한다. 내가 두 시간 동안 뚝딱 만들어낸 게 아니다, 내가 두 시간에 걸쳐 랩을 한 것뿐이다, 라는 걸.

준비 중인 새 앨범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Twisted Fantasy’나 ‘Graduation’ 같은 좀 더 팝적인 음악을 하고 싶나? 내 평소 패턴이 그런 것 같다. ‘All Day’라는 새 싱글 곡의 가사 몇 줄이 떠오른다. 보통은 제이가 할 법한 가사지만, 이런 식이다. ‘하루 종일, 니가nigga. 잇츠 예, 니가. 이제 겨우 5월이야, 겨울을 위해 쇼핑해둬, 니가. 힘 좀 써봐 맨, 끝내주는군, 니가. 천만 단위로 벌지 않으면 돈 버는 것도 아니야.’ 그리곤 나중에 내가 할 법한 가사를 가지고 들어간다.

< Watch the Throne >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제이Z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처럼 편한 방식을 익히고 싶어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은가? 오래갈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었다. 그런 점 때문에 제이가 좋다. 제이는 오래 갈 수가 있다. 그가 행동하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면 지금도 최고다.

이제 당신 인생엔 재능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하나 더 있다. 킴에게서 배운 것이 있나? 나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재미있다. 나와 킴이 함께 있을 때 정말 강력해지는 건 셀러브리티 커플이라서라든가, 메가 랩 스타와 엄청 예쁜 메가 팝 스타의 만남이라든가 하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킴에게 설명해주는 게 그거다.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다.

사람들은 당신이 정말로 행복했던 적이 있는지, 혹은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음…. 앨범 작업을 할 때, 재미있는 순간들이 있다. 이뤄내는 순간도, 좌절하는 순간도 있다. 보통 하나의 앨범을 만들 때 9개월 정도 걸린다. 이제 사람들은 나 웨스트의 아이디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겨우 조금씩 보기 시작할 거다.

하지만 무지개의 끝에 행복이 있을까? 사람들은 그걸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것 같다. 음, 행복한 아내, 행복한 삶, 행복한 가정은 점점 쌓아 올려가는 거다. 우린 <보그> 커버에 나왔고, 아이도 있다. 이제 우린 가족이다. 사람들이 내가 쿨하지 않은 짓을 하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건 싫다. 내가 하는 것 중 쿨하지 않은 건 없으니까. 난 혁신적인 것만 한다. 아직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내가 하는 건 쿨하다. 가족이란 것도 엄청 쿨하다. 매일 밤 같은 여자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는 것도 엄청 쿨하지 않나? 집에 가서 바닥에 앉아 아이랑 노는 건 엄청 쿨하다. 빨간 가죽 재킷을 안 입고 그냥 애 아빠 같은 모습으로 있는 것도 엄청 쿨한 거다.

    에디터
    글 / Zach Baron
    포토그래퍼
    Patrick Demarchel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