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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테크 소식

2021.01.05GQ

이달의 테크 소식 3.

새로운 시대의 영웅

“미안한데, 난 몇 주간 해외 출장을 다녀와야 할 거 같아.”, “농담이지? 스파이더맨이 없으면 뉴욕은 누가 지켜? 나 혼자는 무리라고.”, “걱정 마. 그러면서 배우는 거야. 나는 지난 8년간 도와주는 사람 없이도 해냈어, 마일즈.” 소니 PS5 독점 게임인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는 개발사 인섬니악 게임스와 마블, 그리고 소니의 복잡한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몇 년 전 PS4 기반으로 선보인 1편의 목적은 익숙한 원작의 설정을 유지하면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이었다. 반면 후속작 <마일즈 모랄레스>는 마블 얼티밋 유니버스의 내용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초반 게임 스토리는 마일즈가 뉴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시작된다. 누군가의 고양이가 사라지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이 가득한 트럭이 도난을 당한다. 광고 전광판 해킹과 폭력배들의 자동차 추격전처럼 시시하고 일상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그 뒤에 막강한 힘을 가진 배후와 커다란 음모가 숨어 있다. 실제 뉴욕을 그대로 구현한 생생한 오픈 월드 속에서 마일즈는 퍼즐처럼 뿌려진 단서를 하나씩 모아가며 그 실체에 다가간다. 스파이더맨에겐 당연히 총 같은 무기가 없다. 하지만 빠른 움직임과 초인적인 힘으로 적들을 교란하면서 동시에 스파이더 센스로 위험한 순간을 요리조리 피한다. 적을 연속적으로 타격하는 일련의 콤보가 손에 익을 때부터 게임이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진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생체 전기 기술도 타격감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차세대 콘솔 PS5의 성능도 십분 발휘한다. SSD(반도체 기억소자 저장장치)를 활용한 고속 로딩으로 게임의 끊김을 최소화한다. 더불어 레이 트레이싱이라는 향상된 광원 효과와 4K, HDR로 마무리된 초고해상도 그래픽이 감탄을 연발하게 만든다. 듀얼 센스라 불리는 새로운 컨트롤러의 반응은 놀랍도록 사실적이고 다채로운 진동 패드백이 손안에서 춤춘다. 버튼을 누를 때 압력이 변하는 적응형 트리거가 게임 몰입감을 한결 끌어올린다. 이미 전작이 증명했지만 이번 게임은 마블 영화의 확장판 수준이 아니다. 완성도는 출중하고, 스토리는 깊다. 뛰어난 능력에 뒤따르는 책임감과 희생 때문에 고뇌하는 스파이더맨의 복잡한 심리를 게임을 통해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김태영(게임 칼럼니스트)

FEEL PREMIUM

소문이 무성했던 애플의 첫 번째 헤드폰 에어팟 맥스가 공개됐다. 사용자의 듣는 경험을 확장시켜온 애플의 행보를 떠올리면 당연한 소리처럼 들린다. 애플의 작명 공식에서 ‘맥스’는 프리미엄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을 지칭한다. 걸맞게 애플이 설계한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사운드 하나하나 디테일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초당 90억 회 연산이 가능한 H1 칩과 첨단 오디오 기술이 최상의 청취 경험을 제공한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고, 오디오 기기는 직접 들어봐야 안다.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며, 가격은 70만원대. 김영재

LONG PLAYING RECORD

세계 최대 턴테이블 브랜드 크로슬리가 국내 공식 론칭했다. 뱅앤올룹슨을 국내 공식 수입하는 이도 컴퍼니에서 담당한다. 최대는 최고의 동의어가 아니다. 그러나 크로슬리의 궤적에 두 단어 사이의 간극은 거의 없다. 라디오를 만든 파웰 크로슬리에게 영감 받아 1992년부터 턴테이블을 만들어온 크로슬리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담백한 디자인, 블루투스 등 시대에 맞게 추가해온 기능 덕에 가장 대중적인 턴테이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크로슬리 위에 올려둘 첫 LP로는 12월 중순에 발매 예정인 빌 에반스 트리오의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가 좋겠다. 건반에 얼굴을 파묻듯 연주하던 빌 에반스의 서정이 흘러나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