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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진가가 포착한 지구의 얼굴

2021.01.13GQ

하와이부터 북극 지방까지, 지구의 근원적인 힘을 다뤄온 어느 사진가의 기록.

“제가 붉은 분화구라고 부르는 곳이에요. 적갈색으로 변한 암석으로 된 둥근 분화구인데 정상에는 푸른 이끼가 자라고 있죠. 자기들이 가장 좋아하는 봉우리라면서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저를 데리고 갔어요. 아이슬란드의 특별한 점은 이런 광경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거죠. 바로 밑에 차를 세워두고 올라가거든요.”

“그린란드 동쪽, 스콜스바이순드의 오래된 빙하 계곡입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찍었어요. 아마 일 년 중에 유일하게 풀이 자라난 것을 볼 수 있는 기간일 겁니다.”

“아이슬란드의 피아들라바크 지역에 있는 호수를 클로즈업한 사진입니다.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어요. 수면이 마치 거울처럼 멈춰 있는 장면은 매우 보기 드물죠.”

“캐나다 앨버타에서 촬영한 달빛 아래의 죽은 나무들입니다. 북극을 촬영하러 가다가 만난 풍경이죠.”

“아이슬란드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산은 예스트라혼입니다. 산봉우리 위아래 모두에 안개가 낀 특별한 날이었어요. 엄청나게 조용해서 갈매기가 안개 속에서 빠르게 날아가는 소리 빼고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어요.”

“그린란드의 일루리사트에서 보트를 타고 나가 이 팬케이크처럼 생긴 얼음을 촬영했어요. 해표면이 조수의 흔적을 간직한 채로 얼어버리면 이런 둥근 모양이 생깁니다.”

“저는 유럽에서 가장 큰 대륙 빙상인 아이슬란드의 바트나이외쿠틀 위를 비행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헤르두브레이드 화산 꼭대기에 햇빛이 내리쬐기 시작했죠. 운이 정말 좋았어요.”

“랑그요쿨 남쪽을 비행하면서 촬영했는데,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어요. 그때 마침 구름이 점점 옅어지면서 햇빛이 들어오는 경계를 지나고 있었죠.”

“동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재로 된 모래 언덕에 바람이 부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햇빛이 역광으로 비추고 있죠.
해가 질 무렵의 빛이 잘 표현되었어요. 촬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죠.”

“아이슬란드 고원에 있는 간헐 온천입니다. 마그마에 의해 데워져서 물과 증기의 온도가 섭씨 80도에서 100도 정도 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크반나달스흐누퀴르를 오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었어요. 아주 평화롭고 고요한 공간인 동시에 엄청나게 위험한 공간이라는, 환경의 대비에 매혹을 느꼈습니다.”

“눈이 마치 담요처럼 쌓이는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산의 지형을 오롯이 관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란드만날뢰이가르에서는 바람의 방해를 받지 않은 채로 땅의 진한 색깔을 온전히 볼 수 있어요.”

“여기는 사실 하와이예요. 지금 살고 있는 아이슬란드에서 늘 화산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실제로 용암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예측되지 않았던 용암 분출이 있었는데, 우연히도 제가 그때, 그곳에 있었어요. 우리는 헬리콥터를 타고 문을 연 채로 비행했습니다. 뜨거운 열기가 얼굴에 느껴지고 있었어요.”

“아이슬란드의 소르스뫼르크에서 빙하가 계곡을 미끄러지듯 흘러가고 있습니다. 일 년 중 대부분 이 지역은 흰 눈으로 덮여 있어요.”

“파라벡의 붉은 폭포입니다. 지열로 뜨거워진 물이 화산암 위로 흘러내리죠. 그래서 오렌지빛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저는 란드만날뢰이가르의 다양한 색채를 한여름 밤 백야의 햇빛 아래에서 포착했어요. 일 년 동안 눈이 가장 적게 쌓이는 시기죠. 요즘 눈과 얼음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만, 저를 가장 자극하는 대상은 화산에 의해 만들어지는 지형입니다. 날것의 느낌이 엄청 나거든요.”

    포토그래퍼
    Benjamin Hard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