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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쓰고 싶은 테크 제품

2021.02.10GQ

낮도 밤도 없이 온종일 쓰고 싶다.

MOLEKULE
몰리큘 에어 미니 플러스는 공기 살균 청정기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동시에 손을 요란하게 흔들며 “저요! 저요!”라고 외치듯 ‘살균’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은데 몰리큘의 기술력은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외부 공기를 흡입한 뒤 필터로 걸러지지 않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를 분자 단위로 분해하고 물과 이산화탄소 같은 미량의 무해한 요소로 변환시킨다. 그야말로 끝장을 내버린다. 무던한 생김새 때문에 어디에 놓아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다 찝찝한 마음도 내려놓게 만드는 제품이다. 89만9천원, 몰리큘.

LENOVO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닳는다는 말일 수 있다. 손에 달고 살면 손에서 미끄덩 빠지거나 손때가 타는 일이 더 잦을 테니. 요가 슬림 7i 카본은 휴대성과 내구성을 꽉 잡았다. 13.3인치 디스플레이, 14.25밀리미터의 두께, 9백66그램의 무게가 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지문 방지 처리를 거쳐 늘 멀끔해 보이는 외관은 슈퍼카에 적용되는 에어로 등급 강도의 탄소섬유 소재로 마감했다. 모든 모서리 부분은 최대 1.2미터의 낙하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하니, 상전 모시듯 하지 않아도 된다. 적당한 성능이면 족하고, 열쇠고리처럼 하루 온종일 붙어 있을 노트북을 찾고 있다면 더 따질 이유가 없다. 1백10만원대부터, 레노버.

LG ELECTRONICS
프로젝터는 빛과 어둠의 자장 안에 있다. 주변 조도에 따라 이처럼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는 제품군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기술력도 해당 분야에 초점을 두기 일쑤다. 하지만 이 프로젝터 앞에서는 이야깃거리가 달라진다. LG 시네빔 레이저 4K는 어느 곳에 두더라도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모양의 화면을 출력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비스듬히 투사해도 화면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거뜬히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프로젝터를 필히 스크린 중앙에 정조준하느라 낑낑댈 필요가 비로소 사라졌다. 렌즈 방향을 상하좌우로 조정하고, 최대 1.6배 화면을 확대하며, 테두리의 12개 지점에서 화면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공간의 제약을 보란 듯이 해결했다. 커다랗고 육중한 덩치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겠으나 적당히 자리를 잡고 나면 옮길 일도 훨씬 적다. 3백79만원, LG전자.

HARMAN
존재감이 확실하다. 겨울 하면 고드름이 떠오르는 것처럼 투명한 2개의 위성 스피커와 돔 형태의 서브 우퍼는 지난 20년 동안 블루투스 스피커 사운드스틱 시리즈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각광받았다. 태생적인 장점을 물려받은 하만카돈 사운드스틱4는 서브 우퍼 내부에 무드 조명을 더하고 물결무늬를 둘렀다. 음악이 재생되는 동안 바람에 흔들리는 수면처럼 은은하게 빛이 새어나와 나름 근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소리도 잘 낸다. 각각 4개의 풀레인지 유닛으로 구성된 위성 스피커는 소리를 또렷하게 전하고 서브 우퍼는 풍부한 중저음을 담당한다. 어찌나 우렁차게 소리를 내는지 방 안이 투명하게 출렁인다. 44만9천원, 하만.

    에디터
    김영재
    포토그래퍼
    김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