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윤여정과 함께 오스카를 노리는 여배우들

2021.03.26주현욱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을 기원하기 전에, 그녀와 함께 오스카를 두고 경쟁하는 쟁쟁한 배우들의 면면도 살펴보자.

윤여정

글렌 클로즈

올리비아 콜맨

아만다 사이프리드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입성에 성공했다.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 배우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아시아로 넓혀서 보더라도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모래와 안개의 집>(2003)의 아그다슐루 쇼레, <바벨>(2007)의 키쿠치 린코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서 네 번째 노미네이트이며, 수상까지 하게 된다면 우메키 미요시에 이은 두 번째다.

이미 윤여정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는 예고되어왔다. 현지 매체들은 올해 아카데미 예측 기사를 통해 “<미나리>에서 사랑스러운 할머니를 연기한 윤여정이 비평가들의 상을 휩쓸고 있다”라며 윤여정을 유력 후보 1번으로 꼽았다. 또 앞서 열린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후보 탈락은 이변’이라면서 “유력 후보인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탈락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는 골든 글로브가 <미나리> 전체를 무시한 것이다. 골든 글로브의 실수를 오스카가 바로잡고 정의를 구현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보랏2)>의 마리아 바카로바를 비롯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오스카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먼저 마리아 바카로바가 가장 유력한 경쟁 후보로 꼽힌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고, 불가리아의 여자 배우로는 최초로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 뮤지컬 코미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대체로 코미디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예상 밖 선전과 마리아 바카로바 행보는 그 벽을 깰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힐빌리의 노래>에서 강인한 할머니 역을 카리스마 자체로 연기한 글렌 클로즈는 올해로 아카데미 후보 지명만 8번째이며, 이미 <더 페이보릿>으로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수상한 올리비아 콜맨은 <더 파더>에서 혼란에 빠진 아버지 곁을 돌보는 ‘앤’ 역을 맡아 가족과 자신의 삶 가운데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딜레마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흑백 필름 영화 <맹크>에서 캐릭터를 위해 브루클린 억양을 탐구하고, 백치미와 요염함을 겸비해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준 아만다 사이프리드 역시 윤여정 배우와 마찬가지로 올해 처음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손꼽히던 골든 글로브 수상자 조디 포스터가 후보에 오르지 못한 점은 윤여정에게 호재다. 윤여정은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됩니다”라며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한편, <미나리>는 작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시작으로 올해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까지 휩쓸며 전 세계 90관왕을 기록하고 있다. 다가오는 아카데미에서도 여우조연상 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등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다시 한번 영화의 작품성이 입증됐다. 지난해 <기생충>의 외국어 영화 최초, 아시아 영화 최초, 한국 영화 최초 작품상에 이어 <미나리>와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최초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오스카 시즌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