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몸과 마음 그리고 SNS <2>

2015.04.08GQ

SNS상에서 몸을 다루는 20대 사진가 11명을 선정했다. 그리고 그들이 몸을 찍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 물었다.

김소영 | 20세 virginvitch.tumblr.com 충북대학교에서 불어를 전공하는 2학년 학생이다. 사진에 관심은 있었지만 작년 여름부터 더 재미있게 찍고 있다. 아버지의 카메라 캐논 EOS 5를 쓴다. 영화 감독이자 사진작가인 래리 클락을 좋아한다. 

어떤 걸 찍을 때 가장 좋나? 아무래도 사람 몸. 나체를 좋아한다. 살에 대한 애착이 있다. 왜 누드를 찍나?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꽁꽁 싸매고 있다가 대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  원래 자연 찍고 그랬는데. 결핍을 채우려는 과정 같다. 누구를 찍나? 친구들. 지금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밥. 가장 싫어하는 것은? 뭔가 질투하고 있는 내 자신을 봤을 때. 정말 싫다. 앞으로도 계속 사진을 찍고 싶나? 딱히 사진을 업으로 삼아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

 

황지호 | 29세 instagram.com/jihophoto “섹시하게 찍어야겠다고 의식한 적은 없어요. 좋은 사진을 찍으려다가 나온 거죠.” 황지호는 프로 사진가를 준비 중이다. 프로 모델이든 아마추어 모델이든, 유심히 보는 건 눈빛이다.

모델이 누군가? 모두 SNS에서 찾아서 연락한 사람들이에요. 이 사진들은? 아파트에서 찍던 중에 다리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토마토가 터져 있는 게 예쁠 것 같았고요. TV가 나온 건 모텔인데, 저는 늘 그 공간의 느낌이 안 나게 찍으려고 해요. 남자 모델은? 미소년 말고 좀 거친 남자를 찍고 싶은데 아직 못 찾았어요. 누드 사진은? 그다지 즐기지 않아요. 제 취향에 안 맞아요. 좋은 사진은? 딱 하나를 댈 수는 없어요. 모든 요소의 균형이 중요해요. 보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든다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티나조 | 22세 tinajo.net 하와이에 살면서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하와이의 축복받은 태양 아래서도 그녀는 좀 다른 생각을 한다. “남자 성기를 찍어보고 싶어요. 아름답다고 느껴본 적이 없거든요.”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게,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지 않게 혹은 아름다운 것을 더욱 아름답게 표현하는 사진”이다. “근데 저 변태는 아니에요, 정말로.” 

어떤 사람을 찍고 싶나? 개성 있는 얼굴. 첫 번째 사진의 친구는 얼굴이 공룡 같아서 재미있었어요. 남자를 찍는다면? 남자에게서 여성미를 끌어내고 싶어요. 누드에서 중요한 건? 콤플렉스를 물어요. 그걸 가리거나 더 아름답게 표현하는 게 사진가의 일 같아요. 누드를 찍어보고 싶은 유명인은? 여자는 이국주, 남자는 소지섭. 이국주의 살이 접히는 부분이 멋있을 것 같아요. 소지섭은 여성미가 느껴지고요. 좋은 사진은? 빛을 이용해 없는 걸 있어 보이게 하고, 있는 걸 없애는 사진. 말하자면 이야기가 없어도 이야기가 있는, 향기가 없어도 향기가 느껴지는 사진.

    에디터
    정우성, 손기은, 정우영, 유지성, 양승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