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로 갔다. 그는 이제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겠지만 그간 쌓아온 경이로운 기록은 여전히 바르셀로나에 수북하게 남았다.
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13세의 나이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합류한 지 21년 만이다. 지난 6일 바르셀로나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르셀로나와 메시가 새 계약에 합의했지만 스페인 라리가 규정에 따른 재무적⋅구조적 문제로 인해 재계약에 도달하지 못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라리가는 구단 총수입과 비교해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율이 넘지 않도록 하는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재정 타격을 받은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연봉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올해 선수 연봉 상한선이 3억 4700만 유로(약 4700억 원)로 크게 줄어 현재 1억 3800만 유로(약 1866억 원)의 연봉을 받는 메시와 계약이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바르셀로나 그 자체였던 메시의 ‘원클럽맨’ 꿈은 이뤄질 수 없게 됐고, 바르셀로나의 ‘레전드’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을 남긴 채 떠나게 됐다.
메시는 2004년 10월 16일 에스파뇰과 경기에서 17세의 나이로 1군 무대에 데뷔했고, 2005년 5월 1일 알바세테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라리가 최연소 득점자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17시즌 동안 778경기에 나서 672골 305도움을 기록했다. 778경기는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의 역대 최다 출전 기록으로, 메시는 올해 3월 사비 에르난데스(767경기)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더불어 지난해 12월에는 ‘축구 황제’ 펠레가 산투스에서 세운 단일 클럽 최다 골 기록(643골)도 넘어섰다. 바르셀로나 역사상 100골을 넣은 최연소 선수(22세 6개월 23일), 200골을 넣은 최연소 선수(24세 240일)도 메시다. 라리가만 놓고 보면 메시는 520경기에 나서 역시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 라리가 경기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고, 474골(217도움)로 리그 통산 득점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2011/12 시즌에는 리그 37경기에서 50골(20도움)을 터트려 역대 라리가 단일 시즌에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도 26골을 터뜨리며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자로 등록되어 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이기도 하다. 라리가 10회, 스페인 슈퍼컵 8회, 코파 델 레이 7회, UEFA 챔피언스리그 4회, 클럽 월드컵 3회, 유러피언 슈퍼컵 3회 등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1군으로 뛴 17년 동안 총 35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한 번 하기 힘든 트레블(한 시즌 리그, 컵, 챔스 우승)을 2008/09 시즌과 2014/15 시즌에 걸쳐 무려 2번이나 차지하며 바르셀로나의 모토인 ‘클럽, 그 이상의 클럽’을 현실로 이뤄내기도 했다. ‘축구는 몰라도 메시는 안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현대 축구에서 메시가 세운 개인 기록은 수십 년이 지나도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다. 한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6차례 받아 역대 최다 수상자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한 시즌 유럽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유러피언 골든슈’도 6번이나 수상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선수로서 이룬 대단한 업적만큼이나 팀에 대한 충성심과 헌신을 보여 왔다. 성장과 발전, 정점에 이르기까지 바르셀로나와 모든 순간을 함께 했다고 할 수 있다. 메시는 8일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누에서 열린 고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으며 언젠가 바르셀로나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그는 “좋은 순간도, 나쁜 순간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내게 보여준 사랑은 한결같았다”라며 “언젠가 다시 돌아와 이 구단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돕고 싶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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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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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