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손발이 맞아야 미션도 짝 소리나게 완수할 수 있다.
“다음 문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돌아. 아냐! 네 기준에선 왼쪽이지, 왼쪽으로 돌라고!” 스파이 영화에는 현장 요원과 본부 요원이 무전을 주고받으며 합동 작전을 수행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커뮤니케이션 실수로 작전이 무산될 위기에 내몰리는 경우도 있다. 관객들은 깔깔대며 우왕좌왕하는 양쪽의 해프닝을 지켜본다. 하지만 제3자의 입장이 아니라 실제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까? <오퍼레이션: 탱고>는 이같은 발상에서 착안해 만든 게임이다. 두 명의 플레이어가 현장 요원과 해커 역할을 분담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한다. 동일한 임무지만 각자 완전히 다른 화면으로 상황을 마주한다. 마이크로 소통하는 것 말고는 정보를 전달할 방법이 전혀 없다. 결국 이 게임에서는 팀워크가 어떤 무기보다 주요하다. 현장에 침투한 요원이 얻어낸 정보를 해커에게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지가 퍼즐의 열쇠다. 이를 위해 해커는 요원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방화벽을 해킹하고 CCTV를 탐색해 침투를 돕는다. 현장 요원은 해커의 설명에 의지한 채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감지기를 피한다. 통근 시간, 붐비는 기차에서 범인을 찾아야 하는 미션이 제법 흥미진진하다. 해커가 폭파범이 자주 쓰는 애플리케이션을 단서로 리스트를 만드는 동안 현장 요원은 인상착의로 이를 사용할 만한 사람을 찾는다. 다음 역까지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폭탄의 행방은 묘연하다. 각자 다른 화면을 보는 요원과 해커의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이밍도 완벽해야 한다. <오퍼레이션: 탱고>의 미덕은 스토리 설정이 과하지 않다는 점이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플레이 가능하다. 같은 미션도 역할을 바꾸면 완전히 새로운 게임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방금 전 파트너가 왜 그렇게 답답해하며 열을 냈는지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김태영(게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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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에디터
- 신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