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인 동시에 천고마비의 계절. 책 여행 혹은 맛 여행이 모두 적합한 이 시기에 극과 극의 취향을 반영한 두 개의 여행 루트를 소개한다.
맛 여행 – 전남 영암, 충남 서천, 강원 원주 코스
전어부터 추어탕까지, 가을에 먹으면 더욱 맛이 좋은 음식들이 있다. 전라남도 영암군에는 독천 낙지 거리가 유명하다. 흔히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할 만큼 가을 낙지는 더운 여름 지친 몸을 달래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영암의 명소로 떠오른 이곳에선 호롱 낙지, 갈낙탕을 비롯해 다양한 낙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어를 맛보기 위해선 충남 서천이 좋다. 전어와 함께 꽃게, 대하까지 제철의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년 가을 열리던 홍원항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는 취소됐지만 가을 별미들은 그대로 기다리고 있으니 서천으로 향해 맛있는 가을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가을 추어탕을 맛 보기 위해 수도권, 충북과 비교적 가까이 맞닿아 있는 강원도 원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원주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된장과 달리 고추장을 쓰고, 미나리를 넣어 만드는 원주식 추어탕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
책 여행 – 경북 영양, 강원 평창, 경기 파주 코스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만끽하며 창가에서 읽은 책의 맛은 남다르다. 이 기억 때문에 가을마다 문학 여행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평소 책과 거리가 먼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지들이 있다. 경상북도 영양은 문학 작가들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조지훈, 오일도, 그리고 이문열. 그들의 생가가 잘 보존된 마을을 둘러보며 위대한 작가들의 숨결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 평창에는 이효석 문학관이 위치해 있다. 문학관 근처에는 메밀꽃밭이 위치해 있어 <메밀꽃 필 무렵>의 한 장면이 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효석 문학관 앞 부지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꽃밭을 조성하기도 했다. 작가들의 책을 들고 이 곳들을 여행한다면 잊지 못할 가을 문학 여행이 될 것이다. 서울 근교 파주출판도시는 가을이면 사람들로 더욱 북적인다. 웅장한 서가로 유명한 ‘지혜의 숲’부터 다양한 북카페, 헌책방들까지. 책을 읽다 지치면 아름다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도 있다.
- 에디터
- 글 / 박선희(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