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재미로 보는 가짜 뉴스 팩트체크 모음.ZIP

2021.11.30주현욱

별별 가짜 뉴스에 대한 흥미로운 팩트체크 여섯 가지. 팩트체크 전문 매체 스놉스닷컴(snopes.com)에서 체크한 것들이다.

구글 지도 좌표에서 시체가 발견됐다?
구글 지도 이미지에서 몰래 시체를 유기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검색창에 좌표 ‘52.376552,5.198303(네덜란드 알미어 지역 베아트릭스 공원 인근)’을 입력한 뒤 위성 화면을 확대하면 호수 쪽으로 시체를 끌고 가는 듯한 사람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현지 경찰이 촬영된 사진을 근거로 조사에 착수했지만, 구글 측은 2009년에 찍은 것이므로 수사할 증거가 남아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전문가들이 나서 감정한 결과, 실제로 보이는 건 짙은 갈색 개를 동반한 두 사람이며, 핏자국으로 추정되는 얼룩은 개가 주변 물속으로 뛰어들어 나무 바닥이 붉게 물든 것이라고 밝혀냈다. 현재 좌표 속 이미지는 사라진 상태다.

<심슨 가족>은 아스트로월드 비극을 예언했다?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아스트로월드 페스티벌’은 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사상자를 낸 공연이다. 그런데 사고 직후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이미 아스트로월드 공연 중 압사 사고가 예견되어 있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이 주장에는 다양한 사진과 영상이 첨부되었는데, 그중 가장 이슈가 된 건 스캇의 기념비 옆에 있는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해당 출처는 <심슨 가족>의 공식 이미지가 아닌, 2018년에 만들어진 팬아트 작품이었던 걸로 밝혀지면서 일단락 짓게 됐다. 또 전 세계의 심슨 팬들은 트래비스 스콧이나 아스트로월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애니메이션의 15번째 시즌의 오리지널 클립을 공유함으로써 아스트로월드의 비극을 예언했다는 주장은 잘못된 근거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지에 똥을 쌌다?
미국 대통령이 똥싸개 루머에 휩싸였다. 사건은 일어난 것은 지난 10월 29일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회담 자리에서 바지에 똥을 싼 듯한 밈과 함께 #poopypantsbiden, #poopgate 등의 해시태그가 잇따라 달렸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의 ‘화장실 사건’이 있어 회담 시간이 역대급으로 길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사진 속 주인공은 대통령이 아닌 배우 조 바이덴이였고, 루머를 촉발시킨 것은 다름 아닌 미국 네바다주 공화당 대표를 역임했던 에이미 타카니안이다. 그녀가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아인슈타인은 정말 달이 지구에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을까?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지구와 충돌하는 달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디오가 등장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의 입을 자세히 보니 왠지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해당 영상은 진짜 아인슈타인의 영상이 아닌, 내년 개봉을 앞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SF 영화 <문폴>의 바이럴 마케팅 캠페인의 일부였다. 비디오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진짜인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영상 후반부에는 웹사이트에 대한 링크가 등장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웹사이트지만 달과 지구의 충돌과는 관련이 없다. 실제로는 영화를 홍보하고 있었다.

1957년작 만화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언급했다?
2021년 가을, 소셜 미디어에 1957년에 출간된 만화 <더 팬텀>에서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유포됐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인공 팬텀은 수수께끼의 병 ‘차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도록 독려한다. 이후 원작 버전을 확인한 결과 ‘COVID-19’나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단어는 만화에 등장하지 않았다. 해당 텍스트는 올해 디지털 방식으로 재출간되면서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예측되었다는 루머는 1957년작 만화에서 역시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징어 게임> 속 영희 로봇은 박물관에서 대여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영희 로봇이 제작된 게 아닌 대여로 사용되었다는 소문이다. 인기를 끈 게시물은 “<오징어 게임>의 거대 인형은 실제 소품이 아니며, 실제로 한국 충청북도 진천군 마차 박물관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 제작진에게 인형을 대여해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코멘트도 달렸다. 그러나 극 중 첫 번째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속 등장하는 영희 로봇은 박물관 소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제작을 위해 빌린 것도 아니다. 시리즈를 위해 디자인된 소품이며, 제작 종료 후 박물관에 잠시 전시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징어 게임> 채경선 미술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극 중 영희 로봇은 노란색 주황색으로 된 밝은 옷을 입고 있다. 1970, 80년대 교과서 표지에 나왔던 ‘철수와 영희’ 캐릭터의 영희를 본떠 만들었다”라며 “영희 로봇의 앞머리는 제 딸의 앞머리와 똑같다”라고 말했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